중국 6월 PMI 해설
Summary
- 중국 정부가 도시 봉쇄를 풀고 조업 재개에 집중하면서 제조·비제조 PMI는 소폭 상승
- 그러나 종업원 지수는 여전히 임계치 아래를 기록하면서 실업 상황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음
- 종합 PMI 및 각종 데이터 등을 살펴볼 때, 중국 경기는 개선되고 있으나 낙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
- 중국 경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실제 현장 상황을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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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코로나’에서 경제 살리기로 6월 중국 제조 PMI가 가까스로 50%를 넘긴 50.2%로 발표됐다. 전면적인 도시 봉쇄로 경제 활동에 큰 타격을 입은 중국이 6월 들어 봉쇄를 푸는 한편 산업체들의 조업 재개에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그럼에도 5월의 49.6%와는 큰 차이가 없다. 조업 재개에 들어간 기업들이 아직 많지 않다는 의미다.
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형 기업이 50.2%로 5월보다 오히려 0.8%p 하강했다. 대형 기업의 PMI가 개선되지 않은 것은 ‘다운스트림 수요가 상승하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있다. 중형 기업 PMI는 51.3%로 5월 대비 1.99%p 상승하여 이번 제조 PMI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그러나 소형 기업 PMI는 48.6%로 임계점 이하를 보였다. 팬데믹과 중국 정부의 도시 봉쇄가 소형 기업들을 얼마나 처참한 상황에 놓이게 했는지 엿볼 수 있다.
하부 지표들을 살펴보면, 생산지수는 52.8%로 전월 대비 3.1%p 상승했다. 제조업의 회복이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신규 오더 지수 역시 50.4%로 전월 대비 2.2%p 상승해 중국 정부가 조업 재개에 노력하고 있는 상황과 일치한다. 원자재 재고 지수는 전월보다 0.2%p 오른 48.1%로 제조업 주요 원자재 재고 감소 폭이 계속 좁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여기까지의 제조 하부 지표는 상호 모순도 보이지 않고 중국에서 실제 체감하는 산업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필자가 언제나 관심을 갖고 강조하는 지표인 종업원 지수는 48.7%로 전월 대비 1.1%p 상승했으나 여전히 임계치 아래로 하강하고 있다. 중국일보는 6월 30일 “리커창 총리가 민무부와 인적자원사회보장부를 시찰하고 심포지엄을 주재하여 개발을 통한 고용 촉진, 고용을 통한 인민의 생계 보장,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경제 및 사회 발전 촉진을 강조했다”고 보도하면서 “리커창 총리는 고용 안정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링크)
중화권 미디어에서는 리커창 총리가 “대규모 빈곤층이 발생할까 우려된다”라고 발언했다는 이야기도 전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중국의 실업 사태가 엄중한 상태이며 실제 실업률은 23% 정도라는 소식도 돌고 있다. 필자가 지난 2년간 우려하며 지켜보던 실업 상황이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 배송 시간 지수는 51.3%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7.2%p 상승한 것으로 원자재 공급 소요 시간이 빨라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화물 기사들에게 가해지던 엄격한 코로나19 관련 통제가 도시 봉쇄 해제와 함께 완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배송 시간도 줄어든 것이다.
수출입 쪽을 보면 수입량이 지난 1년 동안 계속 임계치 아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금액 기준으로는 수입이 증가했지만 실제 수입량은 감소하는 현상이 일어나자 국가통계국이 구매량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요 원자재 수입 가격 데이터도 제시했다. 1년 전인 2021년 6월 61.2%를 기록한 이래 줄곧 50%를 상회하고 있다. 2022년 3월부터는 50%대로 내려왔지만 말이다. 사소한 일이지만 이런 데이터 변화를 보더라도 중국 정부가 기존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경제 살리기 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더 지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1년 내내 임계치 50% 이하다. 중국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수출은 금액 기준으로 작년과 유사하다. 외국 기업들의 제조 공장이 지속적으로 중국을 떠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지금 중국의 수출은 금액 규모로는 감소가 아니지만 수출 내용이 질적으로 떨어지거나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중국 제조 PMI 기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성장 모드 전환? 종업원 지수는 “글쎄” 비제조업 PMI는 어떨까? 무려 54.7%를 기록했다. 3월부터 연속 3개월간 비제조업 PMI가 임계치 미만이었고 그것도 3월에 무려 41.9%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조업이 재개되기 시작한 이상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54.7%라는 것은 대단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데이터에 기반하여 “중국 경제가 코로나 봉쇄를 완화함에 따라 성장 모드로 돌아왔다”고 보도하고 있다. (관련링크)
비제조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분야별로 보면 건축 토목이 56.6%로 전월 대비 4.4%p 올랐고, 서비스 역시 54.3%로 전월 대비 7.2%p나 상승했다. 공사가 재개되고 소상공인과 소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반영된 듯하다. 중국은 이제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음식점 이용이 불가능했고 배달만 가능했다. 상하이에서 6월 30일부터 (손님 밀도를 제한한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음식점 내에서 식사가 가능하도록 완화했으니 다른 지역도 이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서비스업 경기가 기지개를 펼 수 있을 것이다.
PMI도 향후 수개월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업종별로는 대부분이 상승했고 부동산, 주민 서비스 등이 임계치에 미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건설 기업들이 미분양 주택을 팔기 위해 각종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일부 소도시 개발자들은 계약금에 현금 대신 밀, 마늘, 수박, 복숭아 등 현물도 받고 있다고 한다. 구매자가 선불로 내야 하는 현금을 줄이고 부동산 가격을 낮추려는 것이다. 한 부동산 개발 업체는 장쑤성 동부 난징에 있는 아파트에 대해 최대 10만 위안까지 수박으로 지불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아닐 수 없다. (관련링크)
건축 토목 영역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서비스 영역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하부 지표를 보면 신규 오더 지수가 53.2%로 무려 9.1%p 상승했다. 특히 서비스 신규 오더 지수가 53.7%로 전월 대비 10%p나 상승하여 수치를 견인했다. 건축 토목 신규 오더 지수는 50.8%로 부동산, 건설 경기의 침체를 반영하고 있다.
투입품 가격 지수는 52.6%로 큰 차이가 없다. 소매가격 지수는 49.6%로 전월 대비 0.2%p 오르는 데 그쳤다. 아직도 중국의 소비는 부진한 것이다. 리커창 총리가 실업을 공개적으로 걱정할 수준이 된 것을 보면 당연한 일이다.
문제의 종업원 지수를 확인하면 알 것인데, 역시 46.9%라는 저조한 수준이다. 전월 대비 1.6%p 증가했지만 여전히 임계치 아래이므로 7월에도 6월보다 더 적은 수의 사람들이 일할 것으로 보인다. 2년 넘게 실업이 증가하고 있는데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영업 활동 예상 지수는 61.3%로 매우 높지만, 다음 달의 희망 사항을 반영하는 이 지수는 과거에도 쭉 높았다. 물론 업무 재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희망적 예상을 반영하고 있을 수도 있다.
비제조업 수출을 보면 제조업보다도 열악하다. 신규 수출 오더는 1년간 임계치 아래를 저공비행하다가 6월 50.1%로 드디어 가까스로 넘겼다. 이것이 과연 수출 오더가 증가하는 전조일지는 좀 더 관찰해야 할 것이다.
중국 비제조 PMI 하부 지표 © 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경기 판단하려면 ‘현장’을 봐야 이렇게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PMI를 알아보았다. 종합 PMI는 54.1%이다. 중국 정부로서는 이제 서광이 보인다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다.
종합 PMI 지수 © 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미디어 CAIXIN은 “코로나19 봉쇄가 풀림에 따라 중국의 여행, 레저 분야가 회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업계 데이터 제공 업체 VariFlight에 따르면, 6월 마지막 주 중국 국내선 여객기는 전주 대비 10.6%p 늘어난 5만 6166편으로 4주 연속 증가했다. Qunar.com의 데이터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국 호텔 예약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출현 이전인 2019년 대비 증가했다. 그뿐 아니라 중국승용차협회(China Passenger Car Association)의 데이터에 따른 일일 평균 승용차 판매량은 6월 3주 연속으로 증가했다. 중국발 뉴스를 곧이곧대로 믿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어 보인다. (관련링크)
물론 아직은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지 확신을 갖기에는 조금 이르다.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동시에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지속적인 칩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중국에서 5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업체인 GAC가 올해 2분기 33,000개의 칩 공급 부족을 경험했다고 한다. Bosch China의 Chen Yudong 사장도 칩 부족으로 생산량이 고객 수요의 31%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런 상태에서 자동차 판매가 증가한다고 낙관하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실제로 중국 인민은행이 2/4분기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중국 경제가 엄청나게 어렵다고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아래 표는 인민은행이 도시 지역 예금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인데, 간단히 말해 “물가는 오를 것 같고, 수입은 감소할 것 같으며, 수입에 대한 믿음도 줄어들었고, 고용 상황은 매우 안 좋다고 느끼며, 고용이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는 얘기다. 특히 고용에 대한 지표는 35.6%에 불과하여 현재 중국의 고용 상황이 최악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에 대한 반응도 유사하다. 은행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매크로 경제의 경기를 묻는 질문에 전기 대비 29.0%p 줄어든 33.1%가 “정상”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전기 대비 31.1%p 증가한 65.7%가 “냉각된 편”이라고 응답했다. 즉, 은행에서는 올해 2/4분기 경기가 어렵다고 답변한 것이다. PMI 지표 또한 2/4분기 내내 좋지 않았다. 선행 지표의 성격을 갖는 PMI가 6월에 와서야 긍정적인 방향성을 보인 것뿐이다.
7월부터 중국 경제가 이전보다 호전될 것은 분명하다. 보다 많은 산업체들이 조업 재개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격동의 시기다.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의 상황을 확인해야 하는 때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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