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식부터 전송 불가 토큰까지...2023년 주목할 만한 블록체인 키워드들
SUMMARY
- a16z가 꼽은 살펴보면 좋을 블록체인 트렌드: 블록체인 접근성, 웹3.0 게임, 영지식증명, SBT 등
- 모바일 ux 개선하며 블록체인 접근 지원 움직임 활발, 웹3.0 게임도 계속 집중할 필요
- 영지식증명 기술 활용은 개발자 생태계를 확산하며 블록체인 한계 극복 대안으로도 기대
- 양도 불가능한 전송불가토큰(SBT) 도입은 디지털 아이덴티티 증명 활용 가능성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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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a16z)’는 실리콘밸리 테크 트렌드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벤처 투자 회사(VC)들 중 하나로 꼽힌다. a16z는 회사 웹사이트에 다양한 주제의 글을 많이 올리는데 글로벌 테크 분야 이슈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내용이 많아 필자도 즐겨 보고 있다.
올해 초 a16z는 자사 파트너들이 꼽은 2023년 주목할 만한 40여 가지 트렌드를 장문의 글로 정리했는데, 블록체인 관련 내용도 꽤 눈에 띈다. 이중 몇 가지를 추려 봤다.
스마트폰으로 블록체인에 접근할 수 있을까? 모바일 기기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것은 데스크톱에 비해 여러모로 한계가 많다. 블록체인은 데스크톱에서도 여전히 쓰기 어렵다는 말이 많은 만큼, 모바일 사용성을 논하는 건 사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블록체인에 접근하기 위해 중앙화된 인프라에 많이 의존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 환경에서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블록체인에 접근하는 것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a16z에 따르면 헬리오스(Helios), 케블라(Kevlar), 님버스(Nimbus) 등 풀 노드(full node)를 운영할 때와 유사한 역량을 제공하는 라이트 클라이언트(light clients)들이 나왔다. 이벤트 인덱싱(event indexing)과 사용자 데이터 스토리지(user data storage)와 같은 기술 분야에서도 모바일과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간 거리를 좁혀주는 기술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웹3.0 게임들이 뜬다 요즘 웹3.0 게임에 관심이 1~2년 전에 비해 많이 시들해졌는데 a16z는 여전히 블록체인에 기반한 웹3.0와 게임 간 궁합은 좋다는 입장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웹3.0 네이티브 게임들이 몇 년 안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 게임들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본다.
새로운 플랫폼에 최적화된 게임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 때문에 지연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가 잘아는 ‘포켓몬 고’를 들 수 있는데, 포켓몬 고는 GPS, 카메라 등 스마트폰 고유 기능을 활용한 최초의 모바일 네이티브 게임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 게임의 프로토타입인 인그레스(Ingress)는 2007년 아이폰이 공개되고 한참 뒤인 5년이 지나서야 출시됐다.
웹3.0 게임에서는 토큰을 활용할 수 있지만, 토큰 만으로 지속 가능성이 있는 게임을 구현하긴 아직 부족하다. 게임의 승부처는 결국 재미다. 당분간은 웹3.0 기술을 재미에 활용하기 위한 개발자들의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암호화폐 분야 전문 뉴스레터 및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뱅크리스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에서 소유권도 재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엑시인피니티 같은 게임은 블록체인의 특성을 최소한으로 활용한 경우다. 자산은 온체인(on-chain) 데이터로 있지만 게임 기본 로직(게임 규칙)과 상태(게임 내 행동 기록)는 중앙화된 게임 서버, 즉 오프체인(off-chain)에 있다. 웹3.0으로 광고되지만 실제로는 웹2.5에 더 가까운 것이다.
엑시를 개발한 스카이 마비스가 문을 닫는다면 사용자가 갖고 있는 자산 가치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소유권은 단순히 지갑에 데이터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게임 규칙을 통제하고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힘이기도 하다는 것이 뱅크리스 설명이다.
개발자들이 몰려드는 곳 블록체인 판은 요즘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s) 기술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다. 영지식증명은 누군가가 진술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도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게 한다. 이를 블록체인에 적용하면 거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도 거래가 유효하다는 것을 검증할 수 있다. 영지식 증명이 블록체인이 가진 프라이버시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영지식 기술은 여러 노드들 없이도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블록체인 성능을 확장하는 측면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더리움 생태계의 경우 영지식 증명에 기반한 레이어2 플랫폼들이 이미 중량급 변수로 등장했다.
a16z는 2023년에 영지식 기술에 대한 개발자들 참여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 자료들이 늘었고 누아르(Noir), 레오(Leo) 등 고수준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성숙해졌다. 자연스레 엔지니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쉽게 영지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이것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a16z의 설명이다. 영지식 기술에 대한 트렌드는 다음에 별도로 한번 정리해 볼 생각이다.
한번 받으면 돌려줄 수 없는 NFT 비탈릭 부테린의 논문에서 등장하며 ‘소울바운드(Soulbound) 토큰’으로도 불리는 전송불가토큰들*은 NFT를 타인에게 넘기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 사례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와 관련해 a16z는 탈중앙화된 식별자(decentralized identifiers)와 검증 가능한 자격 증명(verifiable credentials) 특성 기반으로 구축되는 다양한 웹3.0 앱들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탈중앙화된 신원 외에 티켓, 평판과 같은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송불가토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게임 내 아이템 소울바운드에서 유래한 것으로 지갑에 귀속돼 다른 지갑으로 이전할 수 없고, 거래도 불가한 토큰
© 디센터
경계는 늦추지 말아야 이번 글에서 언급한 이슈들은 사실 따로 정리해도 상당한 분량을 요구할 만큼 변화가 빠른 영역이다. 꽤 낙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그간 경험상 연초에 나왔던 블록체인 전망들은 현실화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a16z가 언급한 이슈들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연말에 2023년 웹3.0와 블록체인 이슈들을 정리할 때 이번에 쓴 글을 다시 한번 활용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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