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투자하는 글로벌 상장사들
이번달 CB 인사이트(CBInsight) 산하의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업체인 블록데이터(BlockData)는 글로벌 상장사들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투자 현황 관련 리포트를 발간했습니다. 발간 이후에 수많은 미디어 업체에서 관련 기사를 보도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해당 리포트를 기반으로, 글로벌 상장사들의 블록체인 투자 동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글로벌 상장사들의 블록체인 투자현황
21년 9월부터 22년 6월 중순까지 총 40곳의 글로벌 상장사들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가 플로우 카본(Flowcarbon), SAGA 등 13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가장 많은 투자를 집행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외에 싱가포르의 대화은행(UOB), 시티그룹(Citigroup), 골드만삭스(Goldman Sachs)가 각각 7곳, 6곳, 5곳의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뒤를 이었습니다.
블록체인 업체에 투자를 진행한 주요 상장사
출처: 블록데이터
해당 글로벌 기업이 집행한 투자액은 총 60억 달러에 달했는데요. 알파벳(Alphabet)이 참여한 투자 라운드의 총 규모는 15억 달러로, 투자 규모를 기준으로는 1위의 블록체인 투자 기업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한편, 블랙록(Blackrock), 모건스탠리 (Morgan Stanley)가 참여한 투자 라운드 총합은 11억 달러였으며, 삼성전자는 총 9억 7,900만 달러 규모의 펀딩 라운드에 참여했습니다.
한편, 이번에는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마스터카드(MasterCard) 또한 블록체인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해온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마스터카드는 투자건수 기준 Top 3 투자자로 언급되었으나, 최근에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위한 액셀러레이터 및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편, 마스터카드는 지난해 9월, 디지털 자산 보안 강화를 위해 블록체인 분석 및 보안업체인 사이퍼 트레이스(CipherTrace)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마스터카드의 블록체인 관련 엑셀러레이터 포트폴리오
출처: 마스터카드
이번 통계에서 흥미로운 점은, 글로벌 은행사들이 상당수 포함되었다는 점으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이외에도 오스트레일리아 연방은행(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 뉴욕 멜론 은행(BNY Mellon) 등 또한 순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 글로벌 기업들은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할까?
블록체인 스타트업 중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던 영역은 NFT 솔루션 분야였습니다. 글로벌 상장사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31% 가량은 게이밍, 엔터 등 다양한 영역에서 NFT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었으며, 20% 가량은 NFT 전용 마켓플레이스 플랫폼이었습니다.
블록체인 자문, 기술 구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또한 7곳이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 (5곳),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 (4곳) 또한 글로벌 기업들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는 파이어 블록스(Fireblocks), 써클(Circle), 앵커리지 디지털(Anchorage Digital)이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 블록체인 벤처업계의 큰 손, 알파벳이 투자한 기업은?
가장 대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알파벳의 경우, 올해 2월 어닝콜 당시 CEO 순다 피차이가 직접 Web 3 영역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영역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알파벳이 투자한 블록체인 기업 4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알파벳이 지난 1년간투자한 블록체인 기업
출처: 블록데이터 기반 로아인텔리전스 재가공
1️⃣금융기관들의 암호화폐 수탁업체, 파이어블록스
파이어블록스(Fireblocks)는 암호화폐 보안 업체이자 글로벌 수탁 SaaS 업체로, BlockFi, eToro와 같은 금융기관들이 디지털 자산 수탁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2021년 보유 고객사는 100곳에서 800곳으로 증가했으며, 플랫폼 내에 쌓아둔 자산은 2배 증가해 2조 달러에 달하는 등 2021년에 빠르게 성장했는데요. 알파벳이 올해 1월에 참가한 시리즈 E 라운드에서는 8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2️⃣NBA 하이라이트 영상 마켓플레이스 운영사, 댑퍼 랩스
댑퍼 랩스(Dapper Labs)는 NBA의 하이라이트 경기 영상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인 NBA 탑샷(NBA Top Shot)의 운영업체입니다. 탑샷은 유명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가 덩크슛을 하는 영상이 20만 8,000달러에 거래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되었는데요. 지난해에만 두차례의 투자 라운드를 통해 5억 5,500만 달러를 유치했으며, 구글의 벤처투자 기업 GV는 지난 9월에 투자사로 참여했습니다.
한편,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탑샷 내 바이어의 수는 절반 이상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NFT의 평균 가격 또한 17.71달러로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3️⃣비트코인 거래의 속도와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볼타지
볼타지(Voltage)는 비트코인 인프라 제공업체로, 라이트닝 네트워크(중요 거래 내역만 블록에 저장함으로써, 비트코인 거래 속도를 향상시키는 오픈체인 거래 솔루션)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설립된 시드단계의 스타트업으로, 올해 1월 GV가 참여한 시드라운드에서 600만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4️⃣암호화폐의 대기업, 디지털 커런시 그룹
디지털 커런시 그룹(Digital Currency Group, 이하 DGC)은 암호화폐 업계에 있어서 손에 꼽히는 대기업이자 VC 중 하나입니다. 암호화폐 관련 미디어 서비스인 코인데스크(CoinDesk)의 모회사일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브로커리지 업체 제네시스 글로벌(Genesis Global), 암호화폐 자산 운용사 그레이 스케일(Grayscale)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소프트뱅크는 DGC사를 “암호화폐 영역에 있어서는 다양한 영역에 접근하도록 해주는 최고의 단일 자산”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 비즈니스 성숙도에 따라 다른 투자 전략
알파벳을 포함해 많은 굴지의 기업들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모두가 비슷한 접근법을 보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적으로, 투자 스타트업의 수와 영역만 보아도 비교가 가능한데요. 삼성전자의 경우 블록체인 서비스, NFT, 소셜 네트워크 등 15개의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 투자를 한 반면, 블랙록과 모건스탠리는 소수의 기업에 집중 투자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반적인 글로벌 기업과 은행의 경우 자신들의 핵심 제품을 보완할 수 있는 특정 포트폴리오를 필요로 하는 반면, 삼성전자와 같은 전통 사업자는 정체된 성장에 힘을 보태줄 혁신 스타트업을 물색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은행의 경우, 암호화폐 수탁 혹은 자산운용과 같은 분야에만 집중을 하고, 이와 달리 삼성전자를 포함한 전통 사업자들은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조합을 시도해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나가며,
스타트업 투자는 단순히 엑싯에 따른 수익 창출을 넘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과의 교류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행착오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빠르게 최신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변화하는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데요. 현재의 글로벌 상장사가 수 십년이 지난 후에도 지금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사 내부에 부족한 기술과 자원인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적절한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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