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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ETF와 인버스ETF 투자 급증, 한방 노리는 투자자들

| '한방' 노리는 투자자들

주식 시장 부진이 이어지자 큰 것 한방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많이 줄었지만, 지수 변동 시 2배 이상 차익을 얻는 레버리지·인버스ETF 투자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일반적인 ETF는 추종하는 기초자산의 등락에 따라 1의 수익이나 손실을 얻지만,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변동폭 보다 몇 배의 수익이나 손실을 거두도록 설계되는 것입니다. 또 추종하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올라야 수익을 거두는 ETF와는 정반대로 가격이 내려야만 이익을 거두는 상품이 인버스 ETF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13일부터 7월 12일까지 KODEX 레버리지 ETF의 매수·매도 합산 거래액은 11조 262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5% 증가한 것이며, 코스피 지수 상승 시 2배 수익을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또 코스닥 상위 150개 종목을 추종하는 'KODEX 코스닥 150 레버리지'의 매수·매도 합산 거래액도 4조 2240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88.8% 증가했습니다.

​이와 함께 지수가 하락하면 이익을 얻는 인버스 ETF도 늘었습니다. 'KODEX 인버스'의 합산 거래대금은 2조 87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2% 늘었고, 지수가 하락하면 2배 수익을 얻는 'KODEX 200선물 인버스 2X' 거래는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습니다.

해외 투자도 비슷합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6월 14일부터 7월 12일까지 3X ETF 매수·매도 결제액은 21억 895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정도 많았습니다. 이는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로 구성된 'ICE 반도체 지수'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기본적으로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수익을 얻는 목적보다 위험회피 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20% 이상 하락하고, 경기 침체 우려에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면서 이러한 투기성 상품의 거래가 늘고 있는 것이죠.

​반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연일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증시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지난주 월요일 코스피·코스닥의 하루 거래대금은 12조 316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0년 2월 1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 주식 시장 부진이 길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만큼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인플레이션과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거시경제 변수가 다양한 만큼 지수 방향을 결정할 만한 구체적인 경제지표를 확인한 뒤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분석이죠.

하지만 수익에 목말라 있는 개인 투자자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지난해 성장주 ETF 위주로 투자하다 올해는 단기 변동성에 베팅하는 레버리지·인버스 ETF로 몰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분간 미국과 우리 증시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지만,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상품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 시 주의사항

실패하지 않는 주식 투자는 장기투자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기 때문이겠죠. 따라서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상승한다고 했을 때, 레버리지 상품 역시 장기투자를 하면 결국은 수익을 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에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 역시 손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가 기초지수 기간 수익률의 배수가 아니라 일간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달간 코스피 200 지수가 10% 올랐다고 해서 코스피 200 지수를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같은 기간 수익률이 무조건 20%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수가 한 달 전체로 볼 때는 10% 올랐어도 그중에 지수가 하락한 날이 있었다면, 그 일간 지수 하락률의 2배씩 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단기 투자에 적합합니다.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 때문이지요. 수익이 계속 쌓이면 복리효과로 큰 금액이 되는 것처럼 손실도 음의 복리효과가 적용되어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단기 투자를 권하거나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상품의 특성상 단기 투자에 적합한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 가격이 100에서 80으로 20% 하락했다가 25% 상승하여 다시 100이 된 경우, 기초자산의 누적수익률은 0%입니다. 하지만 2배 레버리지 ETF의 가격은 100에서 60으로 40% 하락한 후 50% 상승해도 90이 됩니다. 즉 레버리지 상품은 10%의 손실이 발생하지요.

​이와 동일하게 인버스 ETF 역시 복리효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손실이 쌓이면 다시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수익률은 점점 증가하는 이른바 침식 효과가 나타나며,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는 횡보하는 장에서는 오래가지고 있을수록 손해를 보기 쉬워 단기 투자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는 레버리지·인버스 ETF 상품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해야 합니다. 주가 상승 또는 하락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는 기간에 대해서만 짧게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다시 반복하면,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므로 투자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이들 수익률은 기초자산의 수익률에 배수를 곱한 값으로 결정되므로 지금처럼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는 투자 손실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의 성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2010년 2월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기초지수인 KOSPI200이 22% 정도가 상승하였지만 같은 기간 고작 0.2% 상승에 불과합니다. 기초지수 성과의 2배인 44% 수익은커녕 마이너스 수익률을 겨우 면하고 있는 셈이죠.

KOSPI200선물을 기초지수로 삼는 인버스 ETF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2009년 9월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기초지수는 15% 이상 상승했지만, 인버스 ETF는 기초지수 성과의 -15%를 하회하는 -31%의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성과를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익스포저(exposure)비율 유지를 위한 리밸런싱(rebalancing) 거래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익스포저란, 특정 금융회사와 연관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혹은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리밸런싱은 시장 상황이나 투자 목적 변화에 따라 투자자산을 재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이 펀드들은 초기에 순자산 규모의 특정 배수만큼 포지션을 구축한 후 이를 단순히 유지(hold)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일간 단위로 조정하는 매매를 수행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시장이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파는 단기 추세 추종 거래를 매일 반복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거래는 결과적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펀드 성과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는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일반적인 바이앤홀드(buy-and-hold) 펀드와는 매우 다른 점이며, 동시에 기관투자자의 통상적인 파생상품 및 공매도 운용 전략과도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처럼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는 일반적인 펀드와는 다릅니다.

​이들 펀드는 그동안 기관투자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파생상품 및 공매도 운용 전략을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모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순기능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잦은 리밸런싱 거래로 펀드의 성과가 저하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일반 펀드 대비 거래비용 및 운용보수 부담이 크고 추적오차 및 괴리율이 확대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기도 합니다. 투자자들은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이러한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그 위험성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큰 것 한방을 노리고 베팅하는 투자자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품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투자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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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D대학 경영정보학과 겸임교수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 현상들을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가는 뉴히어로입니다. 특히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