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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세계 증시, 가치주 시대 올까?

Summary

1980~90년대에 태어난 분들이라면 1998년 IMF 사태를 모르는 분은 없을 겁니다. 나라가 빚을 감당하지 못해 IMF에 돈을 빌렸고, 이를 갚기 위해 온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을 하는 등 외환 위기 극복을 위해 온 힘을 기울였어요. 당시 정부는 고금리와 긴축 정책을 토대로 구조조정을 했고, 결국 3년 8개월 만에 IMF 사태가 종료됐죠!

그런데 IMF 사태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물가가 6%를 기록했습니다. IMF 시절보다는 덜 고통스럽겠지만, 전 세계에 찾아온 경기 침체는 당분간 가늘고 길게 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사라지기 전까지 연준은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고, 한국은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죠. 이런 상황에서 증시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집니다. 최근 다시 반등하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는 하락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인데요.

금리 인상이 당분간 이어질 상황에서 성장주 대신 가치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성장주는 무엇이고, 가치주는 무엇일까요? 악재 속에서도 가치주가 꾸준히 오르는 이유와 함께 주목받는 저평가 가치주, 고평가 가치주, 가치주 투자 시 유의사항을 알기 쉽게 총정리했습니다!

 

© iStock

 

7월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1%p가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이유는 물가 안정 때문인데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9.1%)가 시장 전망치(8.8%)보다 훨씬 높아진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여러 지역에서는 경기 둔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연준이 원래 계획했던 0.75%p보다 더 높게 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금리 인상 시기에는 기업과 노동자 모두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증시에도 상당한 파장이 일어납니다. 특히 성장주가 받는 타격이 커지고,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대규모 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파장 그전에 먼저 성장주와 가치주의 차이점을 알아봅시다. 성장주는 무엇이고 가치주는 무엇일까요? 성장주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되는 주식으로, 현재 기업의 자산 가치보다 좀 더 높게 거래되는 편입니다. 비록 지금은 수익이 낮더라도 앞으로 미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면 그 가치를 보고 비싸게 사는 것입니다. 반면, 가치주는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입니다. 가치주를 보유하는 이유는 낮은 가격에 가치주를 사서 훗날 가치가 올랐을 때 비싸게 팔기 위함입니다.

 

* 성장주: 기업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되는 주식 (현재 가치보다 높게 거래)

* 가치주: 현재 수익 낮더라도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되는 주식 (현재 가치보다 낮게 거래)

 

성장주와 가치주를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는 기업의 PER입니다. (단, 기업 PER과 해당 업종의 평균 PER도 함께 확인해는 것이 좋습니다.) PER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가령 한 기업의 주식가격이 10만 원, 주당 순이익이 1만 원이면 PER은 10이 됩니다. 즉, PER이 높으면 규모보다 주가가 높은 것이며, PER이 낮으면 규모보다 주가가 낮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가치주는 기업 가치보다 주가가 낮으므로 PER이 낮은 편이며, 성장주는 반대이므로 PER이 높은 편입니다.

단, PER의 기준이 수학공식처럼 절대적인 건 아닙니다. 가치주는 언제든지 성장주가 될 수 있고, 성장주도 언제든지 가치주가 될 수 있습니다. 가령, 가치주 기업이 신산업에 성공한다면 성장주로 분류됩니다. 성장주 기업 역시 성장 가능성이 낮아지고 보유자산이 많아지면 가치주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빅 테크 기술주였던 메타(페이스북)와 넷플릭스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바뀌었는데요. 이는 기업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성장 가능성이 과거보다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금리 인상기가 되면 왜 대부분의 성장주가 침체되는 것일까요? 이는 기업의 대출과 관련이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큰 투자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은행 대출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금리 인상기에는 대출이자가 높기 때문에 기업이 부담을 안게 됩니다. 이로 인해 기업 성장이 느려지고, 주가도 타격을 받는 것이죠. 결국 잘나가던 성장주도 성장력이 떨어지며 하락세를 보이게 됩니다. 이해가 되셨나요?

이렇게 기존에 잘 나갔던 종목들이 하락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던 종목들은 위로 올라가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때 위로 올라가는 종목 중 가치주가 무엇인지 잘 봐야 합니다. 가치주를 판단하는 기준은 기업의 주가가 낮지만 기초자산(펀더멘털)이 튼튼한지, 앞으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지 등이 있습니다.

 

2022 주목할 가치주 : 자동차(테슬라), 2차 전지, 에너지주 그렇다면 2022년 업계에서 주목하는 가치주 업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전통적인 가치주는 대표적으로 자동차, 금융, 통신, 조선 철강 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도 자동차, 2차 전지 관련 가치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최근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고 있고, 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익성을 낼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2차 전지 업종 역시 최근 전기차 생산이 확대되고 원자재 가격이 비교적 안정되면서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16개 증권사가 꼽은 향후 유망 업종>

  • 1위: 자동차, 2차 전지 (6명)
  • 2위: 반도체, 필수소비재, 운송/항공/방산, 조선, 신재생에너지, 전기/가스 (3명)
  • 3위: 반도체 이외 IT, 콘텐츠(엔터, 게임) (2명)
  • 4위: 제약/바이오, 철강/금속, 석유/화학, 전기차, 은행, 통신, 지주 (1명)

© 조선비즈 설문조사

 

이와 함께 배당을 하는 가치주도 주목할 만합니다. 현금흐름이 있는 고배당주는 하락했을 때 다시 치고 올라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표 배당지수인 S&P Aristocrat* 지수의 경우, S&P 500**보다 하락 후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빠릅니다.

 

* S&P Dividend Aristocrat: S&P Dow Jones Indices LLC에서 발표하는 지수로, 미국 주식시장 상위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 500 지수 종목을 대상으로 배당금을 최소 25년 연속 증가시켜 온 40개 이상의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를 뜻합니다.

** S&P 500:  미국 신용평가사 S&P Global이 미국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의 주식들을 모아, 지수로 묶어 주기적으로 수정/발표하는 미국의 3대 증권 시장 지수 중 하나입니다.

 

주목받는 저평가 가치주, 고려아연 그렇다면, 이제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저평가 가치주와 고평가 가치주를 하나씩 살펴봅시다. 저평가 가치주, 즉 아직까지 큰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지만 기초자산이 튼튼한 기업 중 하나는 고려아연입니다. 고려아연은 앞에서 말씀드린 2차 전지 업종으로 최근 사업 확장을 하고 있는데요.

고려아연은 세계 1위의 아연제련*업체로, 아연, 금, 은, 등의 금속들을 제련해 판매합니다. 또한, 2019년부터 매년 꾸준히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어 저평가 가치주로 분류됩니다. 2차 전지 소재로의 사업 확장뿐만 아니라 올해 완공을 목표로 1만 3천 톤 규모의 동박 공장을 짓고 있고, LG화학과 전구체 사업 합작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려아연은 사업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공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만약 LG화학과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전구체 생산 능력은 연간 10만 톤 이상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폐기된 배터리 재활용 등 다른 소재 사업에도 진출할 것으로도 전망됩니다. 2022년 예상 영업이익은 약 1조 803억 원으로, 7월 16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8조 4,915억 원, 주가는 450,000원입니다.

 

* 제련: 광속을 용광로에 넣고 함유한 금속을 분리/추출해 정제하는 일

 

이렇듯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주가가 아직까지는 저렴한 편이라 저평가 가치주를 찾고 있다면 도전해 볼 만한 기업입니다.

 

최근 3년 고려아연 주가

© ZUM투자

 

고려아연 주가관련/기업가치 지표

© ZUM투자

 

주목받는 고평가 가치주, 에코프로비엠 다음으로 주목받는 고평가 가치주는 에코프로비엠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은 2차 전지의 핵심인 양극소재* 사업을 하고 있고, 해외 고용량 양극소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적용 분야는 전기차, 스마트그리드, 군사용, 의료용, 항공 우주용, ESS(에너지정시스템) 등에 쓰입니다. 양극소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기 때문에 올해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작년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기업의 PBR* 역시 열 배 이상 높아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고점보다 주가는 다소 하락했지만 다른 종목들에 비해서는 실적이 나은 편입니다.

 

* PBR: 주가순자산비율로, 주가 대비 기업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나머지 돈의 비율을 뜻합니다. PBR을 살펴보는 목적은 기업의 순자산가치가 시장에서 현재 얼마의 평가를 받고 있는지를 알기 위함입니다.

 

최근 3개월 에코프로비엠 주가

© ZUM투자

 

에코프로비엠 주가관련/기업가치 지표

© ZUM투자

 

단기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7월 13일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보다 높아 주가가 4.83% 오른 125,800원을 기록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매출액은 21년도 2분기보다 약 282% 오른 1조 2,000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21년도 영업이익보다 약 254% 오른 1,029억 원으로 공시했습니다. 이렇게 실적이 좋아진 이유는 에코프로비엠의 CAM4 공장이 4월 이후 재가동됐고, 이것이 매출과 수익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또한 메탈 가격과 환율이 올라 실적이 좋아졌다고 분석됩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양극소재업체들의 원재료 가격이 내려 판매 가격이 내려갈 수 있지만, 에코프로비엠 실적은 3분기에도 비슷하게 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단, 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의 목표 주가는 기존보다 4분의 1로 줄어든 액수로 보고 있는데요. 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무상증자 때문입니다. 지난 7월 15일, 세 배 무상증자로 발행된 신주 상장으로 주식 수가 기존보다 네 배 늘어납니다. 이로 인해 1주당 지분가치가 줄어들면서 주가 역시 기존의 4분의 1로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에코프로비엠 목표 주가를 60만 원대에서 15~16만 원대로 줄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기업 실적이 위축되어 주가가 낮아진 것이 아니라, 무상증자 때문이므로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INSIGHT 가치주의 시대는 지고 성장주의 시대가 온 것일까요? 투자자들은 성장주 위주로 투자해야 성공할까요? 이는 수학공식처럼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성장주 기업이었어도 상황이 좋지 않으면 가치주가 될 수도 있고, 가치주 기업이었지만 실적이 좋아 주가가 승승장구하면 성장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전처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역시 “성장성은 가치를 구성하는 한 요소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성장주든 가치주든,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순히 현재 뜨고 있는 가치주라는 이유만으로 매수하기보다는 여러 지표들을 종합해 살펴보아야 합니다. 기업의 재무제표, 매출, 당기순이익, 해당 업종의 평균 PER/해당 기업의 PER, 해당 기업의 이슈 등을 꾸준하게 살펴보며 매수와 매도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가치주여서 투자하고, 성장주여서 투자하지 않는 전략은 현시대에 맞지 않는 전략입니다.

만약 종합적으로 살펴보아도 확실한 판단이 어렵다면, 가치주, 성장주, 중소형주 등 여러 유형의 기업들을 골고루 분산시키는 분산투자도 생각해야 합니다. 시장은 순환하며 움직이기 때문에 시장이 망하지 않는 이상, 분산투자는 큰 수익은 어렵더라도 큰 손실은 피할 수 있습니다.

 

투자에 정답은 없지만,

꾸준한 공부는 배신하지 않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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