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OMC 의사록 해석 - 미국기준금리인상 경로
|1. '근거 없는(unwarranted)' 금융환경 완화(매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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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근거 없는(unwarranted)' 금융환경 완화가 연준에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대중의 오해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면 물가안정을 달성하려는 연준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몇몇 참가자(several participants)'는 12월 FOMC에서 제시된 기준금리 경로(점도표)는 현재 시장에 반영된 기준금리 경로를 훨씬 상회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려는 연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연준은 시장에게 점도표에 따라 기준금리 경로를 반영하고, 기준금리 인하 베팅을 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장은 이러한 연준의 경고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단기자금시장(연방기금금리 선물)에 반영된 연준의 최종금리(terminal rate)는 종전과 같은 수준인 약 5%를 유지했습니다. 더불어, 올해 하반기에 기준금리인하가 시행될 것이라는 베팅도 유지되었습니다.
시장은 연준이 금융환경의 지나친 완화를 경계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준이 금융환경의 지나친 긴축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은 이중책무(완전고용과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금융안정도 달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지난 1년 동안 충분히 입증되었습니다. 연준은 금융환경이 지나치게 긴축되면 비둘기적 기조로, 지나치게 완화되면 매파적 기조로 오고 가며 수시로 바꾸었습니다.
미국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 추이
캔자스시티 금융상황지수(KCFSI) 추이, 0을 넘으면 긴축적 금융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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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연준의 매파적 경고에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중앙은행이 미래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 효과가 점점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합니다(ex. 금융환경 긴축을 위해 더 강력한 매파적 기조 및 커뮤니케이션 필요).
|2. 타이트한 노동시장(매파적) vs 포용적인 완전고용(비둘기파적)
노동시장 수요-공급 불균형(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장기화되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특히 강조되었습니다. 여전히 많은 빈일자리(노동수요, job openings)와 높은 명목 임금 증가율이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참고 :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비효율적인 베버리지 곡선]
타이트한 노동시장의 의미는 노동수요(빈일자리)가 노동공급(실업자) 대비 지나치게 높다는 것입니다. 작금의 타이트한 노동시장은 베버리지 곡선을 통해 표현할 수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미국 베버리지 곡선은 우상방으로 이동하면서 '비효율적'이게 되었습니다. 즉, 끈질긴(sticky) 인플레이션이 제어되면서 연착륙이 가능하려면 노동수요가 노동공급보다 가파르게 감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베버리지 곡선 추이, Fred에서 데이터 추출해서 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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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최근 근로자 부족과 구인의 어려움 때문에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를 유지(노동저장)하려는 기업들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참고 : 노동저장의 의미]
노동저장(labor hoarding)이란 경기 수축기에 기업들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고 재고용의 비용 등을 고려해 기존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기업들은 근로자 확보의 어려움을 워낙 강하게 겪었기 때문에 근로자를 100% 활용하지 못한다고 해도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높은 비용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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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참가자들은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서 해당 항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항목은 명목 임금 상승률과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언급했습니다(매파적).
만약 타이트한 노동시장(노동수요 〉 노동공급)이 지속해서 유지된다면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해 노동수요 감소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참고 :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경로의 실증적 연구]
NBER은 실업률이 4.4%를 유지한 상태에서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지속될 경우 2025년에 근원 CPI는 4% 이상(낙관적 시나리오)에서 6.34%(비관적 시나리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실증 연구를 제시했습니다.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높은 인플레이션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연구 결과입니다.
© N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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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과정에서 취약계층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다수의 참가자(a number of participant)'는 노동시장 균형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히스패닉 실업률이 평균보다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즉,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완전고용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보다 더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 과잉긴축)의 위험성을 우려한 것입니다(비둘기파적).
|3. 과소긴축(매파적) vs 과잉긴축(비둘기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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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지난해 10월, 11월 물가지표의 둔화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하락하는 경로 위에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려면 상당한 증거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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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임대료에 대해 '많은 참가자(many participant)'는 신규 임차계약의 둔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일정 시차(some lag)를 두고 주거비(shelter) 인플레이션 지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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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참가자(serveral participants)'는 지속적이고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감안하면, 역사적 경험은 조기에 통화정책 전환을 하는 것을 경계한다고 강조했습니다(매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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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부분 참가자(most participant)'는 제약적인 정책기조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유연성(flexibility)과 선택성(optionality)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비둘기파적).
즉, 성장과 인플레이션 전망을 둘러싼 고조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서 통화정책 운용에 유연성과 선택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4. 초과저축에서 주목해야 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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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참가자(a couple of participant)'는 초과저축으로 인해 당분간 높은 소비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매파적).
그러나 '다른 두 명의 참가자(a couple of other participants)'는 저소득층의 초과저축이 생각했던 것보다 작고, 빠르게 감소하는 것이 포착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부분의 초과저축은 고소득층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들은 초과저축을 나중에도 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비둘기파적).
[참고 : 초과저축과 한계소비성향]
한계소비성향이란 소득 한 단위 당 소비되는 금액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만약 사람 A의 한계소비성향이 0.8이고 소득이 100만원이라면 사람 A는 80만원 규모로 소비를 하게 됩니다 .
일반적으로, 한계소비성향은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이 훨씬 높습니다. 저소득층의 경우 소득 중 대부분을 소비에 쓰기 때문입니다(반면, 고소득층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저축에 씀)
결론적으로,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초과저축이 빠르게 바닥난다면 미국 소비가 급격하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불어, 연준의 기준금리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미국 상업은행 예금금리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저축 유인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저소득층의 초과저축 감소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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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포워드 가이던스 효과 감소의 의미
12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은 근거 없는 금융환경 완화를 언급하며,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따르지 않고 있는 시장에 경고를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 전망 위험이 상방에 기울어 있다고 평가했으며,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지속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비둘기파적인 기조를 일부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노동시장 균형이 개선되는 과정에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완전고용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아프리카계 미국인, 히스패닉 실업률 상승)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더불어, 저소득층 초과저축이 예상보다 크지 않고 빠르게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감소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었습니다.
연준의 결론은 유연성(flexibility)과 선택성(optionality)이었습니다. 이 단어는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경제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강력하게 내포합니다.
연준은 포워드 가이던스로 시장의 기대를 적절하게 조절하려고 하겠지만(더 매파적인 커뮤니케이션 가능성 ↑), 시간이 갈수록 그 효과는 점점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역사적으로 중앙은행 기준금리인상 이후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일관된' 움직임을 보여 왔다는 것도 포워드 가이던스 효과가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 : 중앙은행 기준금리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의 경로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
BIS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통상 중앙은행의 긴축 사이클은 약 1년 6개월(18개월)이었습니다. 즉, 기준금리인상이 처음 시작되고 약 1년 6개월 뒤에 기준금리인하가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기준금리인상은 2022년 3월에 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2023년 하반기에 기준금리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시장의 베팅은 역사적 관점에서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포워드 가이던스 효과의 감소는 연준의 목표인 ① 완전고용, ② 물가안정, ③ 금융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금융환경이 의도한 대로 긴축되지 않는다면 물가안정이 달성될 수 없고, 이로 인해 고금리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할 필요성이 증대될 수 있습니다. 고금리가 오랫동안 유지된다면 완전고용과 금융안정을 달성할 수 없게 됩니다(경착륙 가능성 ↑).
결국, 경기둔화 폭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제어되는 과거의 경기침체 상황과 유사한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핵심은 이번 의사록에서도 강조되었듯이, 노동수요(구인규모, 빈일자리)가 얼마나 빨리 감소하는지에 따라 달려있습니다.
금융환경 완화에도 불구하고 성장 둔화에 따라 노동수요가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효율적인 베버리지 곡선이 달성된다면 연준의 조기 피벗과 연착륙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지표를 살펴볼 때, 노동수요가 가파르게 감소할 수 있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업자 대비 구인 비율 추이
[요약]
① 연준은 근거 없는 금융환경 완화가 물가안정을 달성하려는 연준의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매파적).
② 타이트한 노동시장(노동수요 〉 노동공급)이 지속된다면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면서 노동수요 감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매파적). 그러나 노동시장 균형 과정에서 취약계층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비둘기파적).
③ 지속적이고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고려했을 때 조기 통화정책 전환은 시기상조(매파적). 그러나 제약적인 정책기조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유연성과 선택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비둘기파적).
④ 초과저축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 높은 소비가 지속될 가능성을 언급(매파적). 그러나 저소득층의 초과저축이 예상보다 작고, 빠르게 감소되고 있음(비둘기파적).
⑤ 연준은 포워드 가이던스를 따르지 않은 시장에 경고를 보냈지만 시장은 아직까지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포워드 가이던스 효과 감소는 연준의 목표인 완전고용, 물가안정, 금융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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