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미국 고용보고서 해석 - 샴의 법칙과 불 스티프닝, 경기침체 및 골디락스 시나리오
미국 10월 고용보고서는 노동시장이 '유의미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내러티브를 강화할 수 있는 결과로 발표되었습니다.
비농업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고, 가계대상조사 취업자 수는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실업률도 3.9%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3.8%를 상회했습니다. 실업률은 최저점 3.4%에서 0.5%p 높은 수준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경기침체 판단 지표인 '샴의 법칙'이 일각에서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번 사이클에서 가계대상조사(실업률을 산출할 때 활용)는 가끔씩 과장되는 결과가 발표되었다는 것을 고려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고용보고서 발표된 이후 유의미한 노동시장 둔화를 반영하여 채권시장에서 '불 스티프닝(단기금리가 장기금리가보다 가파르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번 글에서 10월 고용보고서를 자세하게 리뷰했습니다. 가계대상조사의 과장 가능성, 샴의 법칙과 불 스티프닝의 의미,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향방에 따른 골디락스 및 경기침체 시나리오를 말씀드렸습니다. (관련링크)
[개요]
10월 비농업 취업자 수는 전월비 15만명 증가했습니다. 시장 예상치(블룸버그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중간값)는 18만명 증가였습니다.
(팬데믹 이전에 미국의 자연 유입되는 평균 노동력은 약 1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도 지금의 미국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적절한 고용 증가폭을 10만명 정도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비농업 취업자 수의 전월비 증가 폭이 10만명을 상당하게 하회한다면 노동시장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비농업 취업자 수 전월비 증감폭 추이
더불어, 9월은 33만6000명에서 29만7000명으로, 8월은 22만7000명에서 16만5000명으로 하향 수정되었습니다. 즉, 지난 두 달 취업자 수가 총 10만1000명 하향 수정되었습니다(올해 비농업 취업자 수는 지난 7월을 제외하고 모두 하향 수정되었습니다).
비농업 취업자 수 수정 현황, 출처 : BLS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민간교육 및 보건 서비스(Private education and health services) 고용이 8만9000명, 정부(Government) 고용이 5만1000명으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습니다.
자동차 노조 파업의 영향으로 자동차 및 부품 생산 고용은 3만3000명 감소했습니다(BLS에 따르면, 파업자 수는 총 4만8100명입니다). 운송 고용도 1만2000명 감소했습니다.
업종별 전월대비 고용 증가폭 추이, 출처 : BLS
미국 파업자 수 현황, 출처 : BLS
10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비 0.2% 상승을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 0.3% 상승을 하회했습니다. 그러나 9월 전월비 상승률이 0.2%에서 0.3%로 상향 수정되었습니다(전월비 0.2~0.3% 상승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간당 평균임금 전월비 상승률 추이
이에 따라,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4.1%로 시장 예상치 4.0%를 상회했습니다. 다만, 2021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유의미하게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파월 의장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에 부합하는 임금 상승률 수준을 3.0% ~ 3.5%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시간당 평균임금 전년동월비 상승률 추이
10월 실업률은 3.9%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3.8%를 상회했습니다. 따라서, 실업률은 최저점 3.4%에서 0.5%p 높은 수준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 판단 지표인 '샴의 법칙'이 일각에서 부각되기도 했습니다(아래 챕터에서 더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특히, 가계대상조사 취업자 수는 오히려 34만8000명 감소하면서 비농업 취업자 수와 상반된 신호를 보냈습니다. 역사상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가계대상조사 취업자 수 전월비 증감폭 추이
더불어, 가계대상조사 실업자 수는 전월비 14만6000명 증가하면서 총 650만6000명을 기록했고 작년 1월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실업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가계대상조사 실업자 수 전월비 증가폭 추이
이렇게 상반된 신호가 나타난 이유는 가계대상조사(실업률을 산출할 때 활용)와 기업대상조사(비농업 취업자 수를 산출할 때 활용)의 통계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참고 : 가계대상조사 vs 기업대상조사
일반적으로, 미국의 실업자 수 및 취업자 수는 다음과 같은 출처에서 계산됩니다.
① 정부가 실시하는 전화나 우편 인터뷰를 이용한 가계대상조사(Household Survey)입니다.
② 고용 인원 변화에 대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업대상조사(Establishment Survey)입니다.
실업률은 첫 번째 방법인 가계대상조사를 기초로 계산됩니다. 미국 정부는 매달 농업 종사자, 비농업 종사자, 자영업자, 가정도우미, 멕시코나 캐나다로 출근하는 미국 거주자들이 포함된 가구를 대상으로 전화나 우편 인터뷰를 실시합니다.
한편, 비농업 취업자 수는 두 번째 방법인 기업대상조사를 기초로 계산됩니다. 이 조사는 비농업 사업장, 비영리단체, 지방정부, 주정부, 연방정부 등의 임금대장에 등재되어 있는 모든 사람들을 포함합니다.
두 조사에서 차이를 보인다면, 일반적으로 기업대상조사 결과를 더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대상조사가 표본이 더 크고 변동성이 더 작기 때문에 신뢰도가 더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가계대상조사는 6만개 가계를 표본으로 삼고 기업대상조사는 약 12만2000개 기관과 약 66만6000개 사업장을 표본으로 삼습니다).
긴 시계열로 보면 두 지표의 방향성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그러나 두 조사의 통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가끔씩 큰 차이가 나거나 정반대의 방향으로 발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날 경우, 다른 지표들을 통해 실제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0월 경제활동참가율은 전월비 0.1%p 하락하면서 62.7%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62.8%를 하회했습니다.
미국 경제활동참가율 추이
지난 글에서 경제활동참가율은 경기순환 요인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지만, 인구통계학적 변화를 고려했을 때 '중장기적'으로 지속해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만약, 경제활동참가율이 지속해서 하락압력을 받는다면 최근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을 이유로 '일시적인' 잠재성장률 상승 가능성을 제기한 파월 의장의 논리가 다소 무색해질 수 있습니다(물론, 파월 의장도 경제활동참가율이 지속해서 상승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말한 바 있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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