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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의 핵심 - 필립스 곡선과 자연실업률의 상승

지난 9월 미국 고용보고서 리뷰 포스팅을 하면서 실업의 이력효과와 자연실업률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렸습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미국 고용시장에서 이력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 미국의 자연실업률 상승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는 '완전고용'의 빠른 달성과 연준의 조기 긴축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경제학 개념을 통해 자세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로써 향후 연준의 조기긴축은 경제활동참가율에 달려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이 포스팅은 아래 포스팅을 보시면 더 잘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9월 미국 고용보고서 프리뷰 - 비농업 취업자 수, 실업률, 고용률, 시간당 평균임금

9월 미국 고용보고서 리뷰 - 실업률 하락의 의미,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이력효과

경제활동참가율 - 연준의 테이퍼링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의 힌트

 

| 1. 필립스 곡선, 자연실업률이란?

필립스 곡선은 임금상승률(세로축)과 실업률(가로축)의 관계를 나타내는 곡선입니다. 일반적으로 필립스 곡선은 우하향합니다.​

필립스 곡선에 따르면, 임금상승률(=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은 역(-)의 관계가 성립합니다. 즉, 실업률이 하락하면 임금상승률이 증가하게 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면 임금상승률이 감소하게 됩니다.

여기서 자연실업률이라는 개념을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자연실업률은 1968년에 통화론자의 거두 밀턴 프리드먼이 처음 제시한 개념입니다.

자연실업률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마찰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실업률입니다. 여기서 실업률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가장 낮은 수준의 실업률입니다.

[현실적으로 실업률이 0%가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경제주체들은 상시적으로 이직을 하고 있고(마찰적 실업),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한 실직(구조적 실업)을 완전히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연실업률은 일반적으로 3~5%를 유지하게 됩니다.]

더불어, 프리드먼은 '자연실업률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만약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일시적'으로 실업률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아래 필립스 곡선 참고, u1, w2).

'장기적'으로 근로자들은 인플레이션을 인지하게 되고,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단기 필립스곡선의 우측 이동)과 함께 기업에게 임금 상승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실업률은 자연실업률로 돌아가게 됩니다(u*, w2).

결과적으로, 실업률은 그대로이면서 인플레이션만 상승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를 그래프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자체 제작

 

케인즈학파 학자들은 자연실업률 가설과 유사한 NAIRU(Non-Accelerating Inflation Rate of Unemployment)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자연실업률 개념과 유사).

즉, NAIRU는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거나 하락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실업률을 의미합니다. 케인즈학파는 정책당국이 인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높게 유지하여 실업률을 낮추려는 시도(u1)는 인플레이션만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을 하게 됩니다. 사실상 위의 자연실업률 가설과 똑같은 주장입니다. 

| 2. 미국의 자연실업률 상승 논란과 임금 상승

그렇다면 현재 미국의 자연실업률은 몇 %일까요? 9월 FOMC에 따르면, 'longer-run' 실업률 추정치 중간값은 4.0%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즉, 4.0%가 미국의 자연실업률(완전고용)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9월 FOMC

 

미국의 현재 실업률(9월)은 4.8%입니다.  아직 자연실업률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9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대비 0.6% 상승했습니다. 연율로 환산하면 4.6%로 가까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파란색 실선 : 전월대비 시간당 평균임금(좌측), 빨간색 실선 : 전년대비 시간당 평균임금(우측)

 

더불어, 10월 29일에 미국 노동부에서 발표된 2021년 3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전기대비 1.3%를 기록했습니다. 1996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전년대비로는 3.7% 상승했으며 2004년 3분기 이후 최고치입니다. ECI의 약 70%를 차지하는 임금 비용은 전기대비 1.5% 상승했으며 역대 최고 상승률이었습니다.

파란색 실선 : 전기대비 ECI(좌측), 빨간색 실선 : 전년대비 ECI(우측)

그렇다면 왜 임금 상승이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일까요? 위에서 설명드린 필립스곡선에 따르면, 실업률이 자연실업률보다 높으면 임금의 하방 압력이 더 크게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나 이번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 노동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화하여 자연실업률 자체가 상승해 버렸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실업의 '이력 효과'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이력 효과에 따르면, 실업자는 장기간 실업으로 고용자에게 생산성이 낮다는 불리한 신호를 보내게 되고(신호효과), 결국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실망실업자'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이외에 다양한 이유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로써, 노동시장에서 노동가능인구의 구조적인 이탈로 자연실업률 자체가 상승해 버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현재 추정되고 있는 자연실업률이 4.0%가 아닌 5.0%라면 어떻게 될까요? 필립스곡선에 따르면,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상승하게 됩니다.

더불어, 자연실업률을 온전하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정책당국이 완화적인 경제정책을 지속해서 시행한다면 인플레이션의 상승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자체제작

 

실제의 자연실업률(u*)은 5%인데, 정책당국이 자연실업률을 4%(u1)로 잘 못 측정한 상황을 가정합니다. 현재 실제 실업률은 4.8%이기 때문에 완전고용 수준인 4.0%의 실업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완화적인 경제정책을 계속해서 시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자연실업률 가설에 따르면 실제의 자연실업율은 5%이기 때문에, 실업률은 자연실업률로 돌아가려는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단기 필립스곡선이 우측 이동).

결국, 정책 당국의 4%의 실업률 달성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고, 인플레이션 상승만 나타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u*, 임금은 w1 → w2 → w3 → ..... 지속해서 상승)

 

| 3. 결국은 경제활동참가율의 향방이 연준의 긴축을 결정할 것

임금 상승은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핵심 요인입니다. 즉,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일시적인' 요인과는 궤를 달리 합니다. 결국, 연준의 긴축정책(기준금리 인상 등)은 지속적인 임금 상승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지표가 '경제활동참가율'이라고 지속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미국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구조적'으로 낮은 수준이 되었다는 것으로  판명된다면 자연실업률이 현재 예측된 것보다 높아졌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자연실업률은 팬데믹 이전의 경제활동참가율을 고려해서 측정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향후의 고용지표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경제활동참가율의 회복 여부입니다. 팬데믹의 영향이 점점 줄어드는 상태에서 경제활동참가율이 회복된다면 '자연실업률' 상승 논란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만약 경제활동참가율이 회복된다면 실업률의 하락도 제한될 것입니다. 반면, 경제활동참가율 회복이 부진하다면 실업률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적인' 낮은 수준의 경제활동참가율이 판명된다면 연준의 긴축은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실업률은 지속해서 하락할 것이고, 이는 지속적인 임금 인상으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노동 수요 > 노동 공급).

 

미국 경제활동참가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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