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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지표 정리 ② - 고용률, 베버리지 곡선, 고용비용지수(ECI), 단위노동비용

[이전 포스팅]

 

| 7. 고용률 

​미국의 실질적인 고용 상황은 '고용률'을 통해 판단할 수 있습니다. 고용률은 노동가능인구 대비 취업자 수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실질적으로 경제 생산 활동을 하는 인구의 비율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통상, 실업률이 하락한다면 고용률이 상승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바로 경제활동참가율이 고용률 산식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즉, 실업률이 하락한다고 해도 경제활동참가율이 회복되지 못한다면 고용률은 개선되지 않게 됩니다. 실제로, 실업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에도 미국 고용률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고용률 추이

 

| 8. 시간당 평균임금

​미국 내 노동공급이 정체된 상황(경제활동참가율의 부진)에서 노동수요 증가(실업률의 하락)가 지속(노동공급 < 노동수요)된다면, '임금 상승'을 촉발하게 됩니다.

​지속적인 임금 상승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키입니다. 이는 경제주체의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의 핵심 요인이기 때문입니다(Wage-price spiral).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 근로자의 명목임금 상승 요구 → 근로자의 명목임금 상승 → 기업의 비용증가로 상품 가격 및 서비스 가격 상승 → 전반적인 물가 상승 →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 . . . .(반복됨)

 

실제로, 지난 3월 이후, 미국 시간당 평균임금(MoM) 상승속도는 지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해당 수치가 이렇게 지속해서 상승한 경우는 역사적으로도 매우 드문 현상입니다.

 

파란색 실선 : 미국 시간당 평균임금(MoM) / 빨간색 실선 : 미국 시간당 평균임금(YoY)

 

향후 고용지표를 살펴볼 때, 실업률뿐만 아니라 시간당 평균임금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업률이 4% 이하로 하락한다고 해도 시간당 평균임금의 상승 속도가 둔화된다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고 연준의 긴축이 늦추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11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시간당 평균임금의 상승속도는 0.3%로 시장의 예상치 0.4%를 하회했습니다. 1월 7일 22시30분에 발표(한국시간 기준)되는 12월 고용지표에서 시간당 평균임금의 상승속도가 0.3% 이하를 기록한다면 연준의 긴축 우려가 다소 해소될 수 있습니다.

| 9. 베버리지 곡선

​베버리지 곡선은 노동공급(실업률)​수요(빈일자리율, 구인비율)간 관계를 나타내는 곡선입니다(실업률은 수평축, 구인비율은 수직축) 경제의 전반적인 노동수급 상황과 노동시장 효율성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실업률과 구인비율은 다음과 같이 산출됩니다.

 

이론적으로 경제확장기에  유휴노동력이 축소(취업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가 축소)되면서 곡선상에서 좌상방으로 이동(①)하게 됩니다(구인비율 상승, 실업률 하락)

경제수축기에 유휴노동력이 확대(취업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가 확대)되면서 우하방(②)으로 이동하게 됩니다(구인비율 하락, 실업률 상승)

​한편, 노동시장의 효율성이 하락하는 경우 구인비율과 실업률이 동시에 상승하게 되어 곡선 자체가 우상방(③)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출처 : 한국은행

 

미국 베버리지 곡선 추이, 출처 : Fred에서 자체 편집

위의 차트는 미국 베버리지 곡선의 추이를 보여줍니다. 2010년대의 미국 베버리지 곡선은 경제수축기에 구인비율이 낮아지면서 실업률이 상승하였다가 경제회복기에 반대 양상을 보이는 반시계방향의 순환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2020년 4월에 실업률이 약 15%까지 크게 상승한 이후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베버리지 곡선이 우측 바깥쪽으로 크게 이동하였습니다.

​2020년 10월 이후, 실업률의 하락 속도보다 구인비율의 상승 속도가 훨신 빨라지면서 베버리지 곡선의 기울기가 팬데믹 이전 시기보다 더욱 가팔라졌습니다.

​결론적으로 2010년대와 비교했을 때 2021년 베버리지 곡선이 우상방으로 이동했으며, 곡선 자체가 더 가팔라졌습니다.

​위의 이론대로라면 이는 팬데믹 이후 미국 노동시장의 효율성이 크게 훼손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베버리지 곡선이 우상방으로 이동한 것은 주어진 실업률에 대해 더 높은 구인비율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더불어, 기울기가 가팔라진 것은  실업률이 이전보다 구인비율의 상승에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현재 미국 노동시장에서 고용주들이 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해 더욱 경쟁적으로 구인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효율성 훼손). 

 

참고 논문 : Revisiting the Beveridge Curve: Why Has It Shifted so Dramatically?

 

| 10. 고용비용지수

고용비용지수(Employment Cost Index)는 기업의 지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인 노동비용의 변화를 반영하는 경제지표입니다. 즉, 기업이 지출하는 노동비용의 변화를 지수의 형태로 작성한 것입니다.

​임금과 급료뿐만 아니라, 유급휴가, 건강보험, 사회보장비 등의 전반적인 기타 상여금 지급과 관련된 노동비용은 기업의 제품 생산에 투입하는 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업 운영 비용에서 노동 관련 지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노동자에 대한 보상비가 상승하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로 인해 기업은 급격한 이윤 하락에 직면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기업의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게 됩니다.

​실제로, 고용비용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파란색실선 : 고용비용지수 / 빨간색실선 : 소비자물가지수

지난 3분기 미국의 고용비용지수는 1.3%로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유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다만, 고용비용지수는 '명목'수치로 계산된 지표입니다. 즉,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수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 Fred에서 자체 편집

위의 차트를 보시면 소비자물가지수(CPI) 감안한 실질 고용비용지수는 오히려 추세선을 밑돌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11. 단위노동비용 - 실질임금과 노동생산성

​근로자가 노동의 대가로 받은 임금을 현재의 화폐단위로 표시한 것을 명목임금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명목임금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는 '수량' 즉, '구매력'실질임금이라고 합니다. 통상 구매력을 측정하기 위해 명목임금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눕니다.

 

한편, 노동생산성이란 일정 기간 동안 노동자 1인이 산출해 내는 생산량입니다.

실질임금이 노동생산성보다 더 빠르게 상승한다면 단위노동비용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로써 기업은 제품가격의 상승시킴으로써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게 됩니다.

 

실질임금 〉 노동생산성 → 단위노동비용 ↑

실질임금 〈 노동생산성 → 단위노동비용 ↓

실질임금  = (한계) 노동생산성 → 노동시장 균형

 

 

제품가격 상승으로 구매력이 낮아진 근로자들은 기업에 명목임금 상승을 요구하게 됩니다. 명목임금 상승한다면 단위노동비용이 상승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이른바 wage-price spiral 현상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게 됩니다. 

 

파란색실선 : 미국 실질 시간당 보상 / 빨간색 실선 : 미국 시간당 생산

 

위의 차트는 미국의 실질 시간당 보상(임금 등)과 시간당 생산량을 보여줍니다. 거의 비슷하게 상승했던 두 곡선이 팬데믹 이후 간격이 벌어지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실질 시간당 보상(실질임금)이 시간당 생산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면서 단위노동비용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2021년 3분기에 실질임금과 생산량 증가율이 모두 하락했지만, 생산량 증가율의 하락폭이 더욱 컸습니다. 따라서 단위 노동비용이 상승했습니다. 이를 통해 3분기 (명목)고용비용지수가 역대급으로 상승했던 이유는 노동생산성이 크게 하락하여 단위노동비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미국 단위노동비용 추이

 

실질임금은 왜 하락했을까요? 명목임금 상승률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즉, 명목임금 상승이 물가 상승에 못 미쳤기 때문에 실질임금이 하락했습니다.​

생산성은 왜 크게 하락했을까요? 경제학에 수확체감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노동시장에서 노동 투입량이 증가할수록 추가로 투입되는 노동량 1단위당 생산물의 증가가 감소한다는 법칙입니다. 

올해 고용이 크게 회복되면서 노동시장에 노동 투입량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따라서 수확체감 법칙에 따라 노동생산성이 크게 감소한 것입니다(따라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석할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팬데믹 직후에는 노동생산성이 크게 상승하였는데 이는 일시적인 대규모 실업으로 노동시장에서 노동 투입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이해하셨다면 지난 11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있었던 파월 의장의 발언을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려할만한 상황이다. (실질)임금이 생상성보다 지속해서 상승하는 경우다. 이는 기업의 이윤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다. 

이럴 경우 임금-물가 나선(wage-price spiral)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이 나선에 직면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노동생산성은 지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3분기 고용비용지수는 한 개 분기에 해당될 뿐이다(더 지켜봐야 한다). 이를 지속해서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분명한 것은 (실질)임금의 상승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향후에도 그런일이 발생할 것이라 보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다.

출처 : 11월 FOMC 파월 기자회견 발췌

 

결론적으로, 단위노동비용의 상승 추세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연준의 빠른 긴축)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실질임금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지, 생산성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는지를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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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두물머리, 퀀터멘털 리서치팀 거시(매크로) 경제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