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조정과 가중치 변경이 미국 1월 CPI(소비자물가지수) 결과에 미치는 영향
|1. 계절조정 효과
지난 2월 7일(현지시간) 워싱턴 경제클럽에서 파월 연준 의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은 순조롭지 않고 울퉁불퉁(bumpy)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추가적인 기준금리인상이 필요하며 상당 기간 동안 제약적인 수준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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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수정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에 진행되었던 디스인플레이션 정도가 기존에 발표했던 것보다는 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노동부는 매년 1월 CPI 발표 직전에 계절조정을 반영하여 수정한 CPI 결과를 발표합니다. 미국 노동부는 매년에 있는 CPI 수정 작업으로 지난 5년간의 CPI 기록에 수정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령, 지난해 12월 헤드라인 CPI는 수정 전에는 전월비(MoM) 상승률이 - 0.1%로 기록되었는데 수정 후에는 + 0.1% 기록되었습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전월비 상승률은 0.3%에서 0.4%로 상향 수정되었습니다.
11월 헤드라인 CPI 전월비 상승률은 0.1%에서 0.2%, 근원 CPI 상승률은 0.2%에서 0.3%로 각각 상향 수정되었습니다.
(계절조정 효과는 '전월비(MoM)' 변동률에서만 나타납니다. '전년동월비(YoY)'는 비계절조정 데이터를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계절조정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파란색 선 : 미국 CPI 전월비 상승률(수정 전) / 빨간색 선 : 미국 CPI 전월비 상승률(수정 후)
파란색 선 : 미국 근원 CPI 전월비 상승률(수정 전) / 빨간색 선 : 미국 근원 CPI 전월비 상승률(수정 후)
결론적으로, 계절조정으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 수치들은 대체로 하향되었고 하반기 수치들은 대체로 상향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학 교수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3개월 이동평균치를 연율로 환산했을 경우, 지난해 12월 근원 CPI는 3.1%에서 4.3%로 상승했습니다.
© 퍼먼 교수 트위터
블룸버그가 선정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를 집계하여 발표하는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계절조정 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1월 CPI 상승세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1월 헤드라인 CPI의 전월비 상승률은 0.5%, 근원 CPI는 0.4%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절조정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CPI의 상방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연준의 인플레이션 예측 모델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클리블랜드 연준의 '인플레이션 나우 캐스팅(Inflation Nowcasting)'에 따르면, 1월 헤드라인 CPI 전월비 상승률은 0.65%, 근원 CPI는 0.46%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 클리블랜드 연준
결국, CPI의 계절조정 결과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순조롭지 않고 울퉁불퉁할 수 있다는 연준의 전망에 힘을 줄 수 있습니다.
|2. 항목별 가중치 수정 효과 - 단기적으로 상방 압력, 중장기적으로 하방 압력
이번에 발표된 1월 CPI는 지난 2월 3일에 발표된 1월 고용지표처럼 혼란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1월 CPI부터 미국 노동부의 항목별 가중치 수정이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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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CPI 가중치 수정은 미국 소비자들의 2021년 소비지출 경향이 반영됩니다. 미국 노동부는 이전까지 2년에 한 번씩 하던 CPI 가중치 수정을 올해부터 매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주거비(shelter)' 비중이 높아지고, '중고차(used cars and trucks)' 비중이 낮아지는 데 따르는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입니다.
1월 CPI부터 주거의 비중은 33.3%에서 34.4%로 높아지고, 중고차 비중은 3.5%에서 2.7%로 낮아집니다.
주거비는 지금까지 높은 근원 CPI를 기록하게 한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민간에서 측정하는 임차료 상승세가 최근 빠르게 둔화되고 있지만, CPI 주거비에 반영되는 시차는 약 1년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주거비 인플레이션 둔화가 당장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참고 : 질로우(Zillow) 임대료 지수와 CPI 주거비의 관계
샌 프란시스코 연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CPI 주거비 상승률은 1년 전 임대료 호가 및 주택가격과 정(+)의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두 지표는 CPI 주거비 상승률의 약 1년(12개월) 선행합니다.
미국의 임대료 호가와 주택가격은 온라인 부동산 중개 업체인 질로우(Zillow)에서 산출하는 데이터에 기반합니다.
질로우 주택가격지수와 임대료지수를 통해 추정해 본다면(해당 지수들은 2022년 4~5월에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 CPI 주거비 상승률은 2023년 4~5월 즈음에 본격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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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주거비의 비중 확대는 1월 근원 CPI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4~5월 즈음에 임차료 상승세의 둔화가 반영되기 시작한다면 주거비는 근원 CPI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중고차는 지금까지 상품 부문의 디스인플레이션에 가장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따라서 중고차의 비중 축소는 디스인플레이션 정도를 둔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 방향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CPI 중고차를 2~3개월 선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하임 중고차 가격지수는 최근 상승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하임 중고차 가격지수 추이
만약 중고차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할 경우 향후 CPI 상승 압력에 기여하는 힘은 가중치 수정 이전에 비해 작아질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2가지 항목의 가중치 수정이 향후 CPI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해 본다면 1월 ~ 3월은 CPI 상방 압력으로, 4~5월 이후에는 CPI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2가지 항목의 현재 추세에 기반한 전망에 불과합니다. 인플레이션 전망에 중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타이트한 노동시장 해소 여부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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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 파월 연준의장 연설 해석 - 미국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향방
[요약]
① 미국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수정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에 진행되었던 디스인플레이션 정도가 기존에 발표했던 것보다는 강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남.
② 작년 하반기 3개월 이동평균치를 연율로 환산했을 경우, 지난해 12월 근원 CPI는 3.1%에서 4.3%로 상승.
③ 1월 CPI부터 미국 노동부의 항목별 가중치 수정이 반영됨. 주거비의 비중은 33.3%에서 34.4%로 높아지고, 중고차 비중은 3.5%에서 2.7%로 낮아짐.
④ 2가지 항목의 가중치 수정이 향후 CPI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해 본다면 올해 1월 ~ 3월은 CPI 상방 압력으로, 4~5월 이후에는 CPI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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