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FOMC 의사록 해석 - 연준이 비둘기파로 바뀐 이유
FOMC 의사록에서 등장하는 양적 단어들. 위로 갈수록 더 많은 숫자를 의미, 출처 : FED
참고 : 매파와 비둘기파의 의미
'매파(hawk)'와 '비둘기파(dove)'라는 용어는 새의 이미지가 보여주듯이, 어떠 경제상황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가진 중앙은행 위원들을 지칭합니다.
일반적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목표는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입니다. 이를 중앙은행의 '이중책무(dual manadate)'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은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이를 물가와 고용(성장)의 상충관계라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어느 쪽에 중점을 두어야 할지를 두고 중앙은행 위원들이 대립하게 됩니다.
고용 또는 성장보다는 인플레이션에 중점을 두고 보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옹호하는 위원들은 매파로 분류됩니다.
반면, 인플레이션보다는 고용 또는 성장을 중점을 두고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옹호하는 위원들은 비둘기파로 분류합니다.
|1. 'how high' 보다는 'how long'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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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참가자들(all participants)'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한동안(for some time)' 제약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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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몇몇 참가자들(several participants)'은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하거나 정점에 가까워졌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및 커뮤니케이션의 초점이 기준금리를 '얼마나 높게(how high)' 인상할지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오래(how long)'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지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주의하셔야 할 것은 제약적인 기준금리를 '한동안' 유지해야 한다는 문구는 최종금리를 일정 기간 동안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제약적인 기준금리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실질금리(명목 기준금리 - 인플레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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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를 측정할 때 실질 연방기금금리(the real federal funds rate, 실질 기준금리)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즉, 실질금리가 특정 수준(가령, 1.5 ~ 2.0%)을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의도대로 둔화한다면 명목 기준금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함에 따라 인하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실질금리가 제약적인 수준을 유지) 명목 기준금리는 지속해서 인하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2. '양면성' 강조 - 물가안정 목표만큼 중요해진 완전고용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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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참가자들(A vast majority of participants)'은 경제의 미래 경로가 매우 불확실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데이터 변동성, 잠재적인 데이터 수정, 중립금리 추정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carefully)'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지난 8월 말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신중하게(carefully)' 중립을 지켜나가면서 정책 결정을 할 것이라는 기조와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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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통화정책 기조가 제약적인 영역에 진입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연준의 목표(완전고용과 물가안정) 달성에 대한 위험이 '양면적(two sided)'이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위험이 양면적이 되었다는 것은 완전고용을 달성하지 못할 위험이 물가안정을 달성하지 못할 위험 정도로 커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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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장기 목표를 훨씬 상회하고 있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한 상황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인식했습니다.
이러한 위험에는 총수요와 총공급의 불균형 심화, 국제유가 상승, 식량 가격 상승, 강한 주택시장이 주거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상품가격 하락폭이 제한될 가능성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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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많은 참가자들(many participants)'은 경제활동이 탄력적이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의 하방 위험과 실업률 상승 위험이 계속 존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위험에는 금융환경 긴축이 시차를 두고 예상보다 거시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통화정책 외부시차), 노조 파업의 영향, 글로벌 성장 둔화, 상업용 부동산 부문의 약세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은 과잉긴축과 과소긴축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난 잭슨홀 미팅과 9월 FOMC에서는 예상보다 견고한 성장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을 상대적으로 강조했다면(물가안정 목표 〉 완전고용 목표), 9월 FOMC 의사록에서는 완전고용 목표가 물가안정 목표만큼 중요할 수 있다는 기조로 바뀌었습니다(물가안정 목표 ≒ 완전고용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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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비 향방의 불확실성 강조
지난 9월 FOMC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미국경제에서 약 70%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이야기를 특히 반복해서 강조했습니다.
즉, 미국 소비가 계속 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9월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대폭 상향하고 점도표를 인상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의사록에서는 미국 소비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포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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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참가자들(many participants)'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저축 감소로 인해 일부 가계의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있으며 소비지출에 대한 신용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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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몇몇 참가자들(several participants)'은 엄격한 신용 조건, 가계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 감소,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등이 소비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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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가계 신용도가 강한 것으로 보이지만 '3~4명의 참가자들(a few participants)'은 일부 유형의 소비자 신용에 대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명의 참가자들은(a couple of participants)' 가계가 가격에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4.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기조가 비둘기파적으로 바뀐 이유
결론적으로, 이번 의사록에서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기조의 균형추가 옮겨졌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매파적에서 비둘파적으로 이동, 물가안정 목표만큼 완전고용 목표를 강조).
지난 잭슨홀 미팅과 9월 FOMC에서 연준은 예상보다 강한 성장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을 상대적으로 더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점도표를 기존보다 인상했고 파월 의장은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매파적' 커뮤니케이션을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의사록에서는 성장 하방 위험, 소비 둔화 위험을 강조하면서 '비둘기파적' 커뮤니케이션을 시행했습니다(중립금리 상향 가능성은 특별하게 강조되지 않았습니다).
연준의 기조가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 9월 FOMC 이후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텀프리미엄의 가파 상승) 때문일 수 있습니다(아래 글에서 자세하게 다루었습니다).
즉, 장기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금융안정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이를 조절하기 위해(가령 텀프리미엄을 적절하게 제어) 비둘기파적 커뮤니케이션을 시행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금융안정이 위협받으면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참고 : 텀프리미엄과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이번 사이클에서 텀프리미엄이 양(+)의 수치에 근접한 이후 상당 폭으로 상승했을 때 미국증시가 하력 압력을 받았고 달러가치가 상승 압력을 받았습니다.
연준 위원들은 고조되고 있는 텀프리미엄을 제어하기 위해 비둘기파적 커뮤니케이션 시도했고(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기자의 기사 포함), 이에 따라 장기금리와 달러가치가 안정되었습니다(2022년, 2023년에도 동일한 움직임이 반복되었습니다).
파란색 선(좌) : 10년물 국채 텀프리미엄(KW 모델로 추정) / 빨간색 선(우) : S&P500
즉, 장기금리 상승이 아니라 텀프리미엄 상승으로 인한 장기금리 상승이 미국증시 하락 압력과 달러가치 상승 압력에 기여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해석일 수 있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물론, 저를 포함해 일부 분석가들이 전망하는 것처럼 미국의 소비 둔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연준이 성장 둔화 우려를 더 강조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분명하게 인식할 정도로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기조가 다소 급격하게 바뀌었기 때문에 금융안정의 의도가 더 크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덕분에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해소한 미국 장기금리는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물론, 전쟁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커뮤니케이션만으로 장기금리가 지속해서 하향 안정화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일부 연준 위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펀더멘털에서 유의미한 징후(소비 둔화 등)가 나타나야 할 수 있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요약]
1. '모든 참가자들(all participants)'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한동안(for some time)' 제약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
2.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및 커뮤니케이션의 초점이 기준금리를 '얼마나 높게(how high)' 인상할지에서 기준금리를 '얼마나 오래(how long)'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지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
2. 참가자들은 통화정책 기조가 제약적인 영역에 진입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연준의 목표(완전고용과 물가안정) 달성에 대한 위험이 '양면적(two sided)'이 되었다고 판단.
3. 즉, 지난 잭슨홀 미팅과 9월 FOMC에서는 예상보다 견고한 성장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을 상대적으로 강조했다면(물가안정 목표 〉 완전고용 목표), 9월 FOMC 의사록에서는 완전고용 목표가 물가안정 목표만큼 중요할 수 있다는 기조로 바뀌었음(물가안정 목표 ≒ 완전고용 목표).
4. 이번 의사록에서는 미국 소비의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이 포착되었음. 이는 지난 9월 FOMC 기자회견에서 소비가 예상보다 강하다고 반복해서 강조한 파월 의장의 발언과 다소 상반됨.
5. 연준의 커뮤니케이션 기조가 비둘기파적으로 바뀐 이유는 지난 9월 FOMC 이후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텀프리미엄의 가파른 상승) 때문일 수 있음.
6. 장기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금융안정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이를 조절하기 위해(가령 텀프리미엄을 적절하게 제어) 비둘기파적 커뮤니케이션을 시행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음.
7. 연준의 커뮤니케이션만으로 장기금리가 지속해서 하향 안정화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음. 결국, 일부 연준 위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펀더멘털에서 유의미한 징후(소비 둔화 등)가 나타나야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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