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이클과 4국면 시나리오 - 미국증시, 달러환율, 채권금리, 원자재, 부동산 투자 향방"
지난 포스팅에서 경제 사이클과 주요 자산의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경제 사이클과 4국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준 통화정책 향방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더불어, 연준 통화정책 향방에 따라 국면 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논의해 보고자 합니다. 부록으로 국면별 유리한 자산 및 불리한 자산을 살펴보겠습니다.
| 1. 경제 사이클 요약
지난 포스팅에서 경제 사이클은 ① 확장기 → ② 후퇴기 → ③ 위축기 → ④ 회복기 국면으로 구분했습니다.
경제 사이클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경제지표로 OECD 경기선행지수(OECD Composite Leading Indicator)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 지수는 각 국가별로 발표 시점으로부터 향후 3~6개월 정도의 경기 흐름을 예측합니다.
해당 지표는 경제 사이클을 다음과 같이 판단합니다.
[2단계 분류]
- 경기 확장기 : 기준선 100pt 상회
- 경기 위축기 : 기준선 100pt 하회
[4단계 분류]
- 경기 확장기 : 100pt 상회 + 상승 추세
- 경기 후퇴기 : 100pt 상회 + 하락 추세
- 경기 위축기 : 100pt 하회 + 하락 추세
- 경기 회복기 : 100pt 하회 + 상승 추세
종합적으로,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여 국면을 구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확장기(Overheat) 국면
: 고성장, 고인플레이션, 성장 상승 추세
② 후퇴기(Reflation) 국면
: 고성장, 고인플레이션, 성장 하락 추세
③ 위축기(Recession) 국면
: 저성장, 저인플레이션(또는 저성장, 고인플레이션(스태그플레이션)), 성장 하락 추세
④ 회복기(recovery) 국면
: 저성장, 저인플레이션, 성장 상승 추세
위의 내용을 팬데믹 이후의 미국 경제 사이클에 적용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팬데믹 이후 OECD 경기선행지수(미국) 추이
2020년 3월 팬데믹이 본격화된 이후, OECD 경기선행지수는 100bt를 하회하였고 지속해서 하락했습니다(③ 위축기). 그러나 미국 정부와 연준이 역대급의 부양책을 시행하여 경기는 빠르게 회복하였습니다(④ 회복기).
2021년 2월 이후, 해당 지수는 100pt를 상회하였고 지속해서 상승하였습니다(① 확장기). 그러나 5월에 정점을 찍고 지속해서 하락하였습니다(② 후퇴기). 그리고 현재 100pt 하회 직전에 있습니다(③ 위축기).
| 2. 연준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의 관계
지난 포스팅에서 연준 기준금리 인상과 경제 사이클의 관계를 말씀드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연준은 확장기 국면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행하였고, 위축기 국면 기준금리 인하를 시행하였습니다. 즉, 경제 사이클에서 국면이 전환될 때 연준의 통화정책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다만, 연준이 경제 사이클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 사이클의 자연스러운 진행 과정에서 통화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가령, 확장기 국면에서 총수요가 총공급을 초과(GDP 갭이 +)하게 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됩니다.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할 필요가 있고 기준금리 인상을 시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 둔화 폭을 키우게 되며, 심할 경우 경기 침체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1955년 이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주기(3회 이상)를 살펴보았을 때, 연준이 첫 기준금리 인상을 시행한 이후 경기 침체가 나타난 시기는 다음과 같습니다(NBER의 경기 침체 기준).
위의 표를 보시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처음 시작한 이후, 대부분의 경우 상당 기간 동안 경기침체가 나타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는 연준이 경기 확장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입니다. 즉, 성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버틸 정도로 강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연준이 확장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에 경제는 상당 기간 동안 위축기에 접어들지 않고 후퇴기에 머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해도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위험자산에 큰 부담이 생기지 않았습니다(실제로, 미국 증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상당히 진행된 후, 위축기에 진입했을 때 큰 폭으로 하락하였습니다).
그러나 위의 표에서 눈에 띄는 시기가 있습니다. 바로 1973년 1월과 1980년 9월입니다. 이때는 단 10개월 만에 경기 침체가 나타났습니다.
이 시기는 다른 시기와 무엇이 달랐을까요? 확장기가 아닌 후퇴기 또는 위축기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행했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었습니다. 연준은 경제 사이클을 생각할 틈도 없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야만 했습니다.
1990년대 미국 기준금리 추이
현재도 비슷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미국 경제는 후퇴기를 지나 위축기 직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3. 연준 통화정책과 국면 전환 시나리오
몇몇 전문가들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놓쳤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관점에서는 옳은 분석입니다. 다만, 경제 사이클 관점에서는 옳지 않은 분석일 수 있습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과소평가해서 기준금리 인상을 미루어 왔을까요?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확장기를 지나 후퇴기 국면에서 인플레이션은 하방 압력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 사이클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최대한 미루고자 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확장기가 너무 빨리 끝나버렸고 후퇴기를 지나 현재는 위축기 직전에 있습니다. 따라서, 앞에서는 성장을 자신하면서도 뒤에서는 성장의 불확실성을 표현했습니다.
출처 : 2021년 12월 FOMC 성명서
[참고 포스팅]
연준은 처음에 2023년 말에 가서야 기준금리 인상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경제 사이클 관점에서 판단한 것일 수 있습니다. 즉, 미국 성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성장세가 유지되는 것을 충분히 지켜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었기 때문에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는 위축기에 접어들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겸손하고 민첩한(humble and nimble)'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것일 수 있습니다(올해 1월 FOMC에서 파월은 유연한 통화정책 필요성을 역설하며 통화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겸손하고 민첩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연준은 상당한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시행하여 위축기를 감내해서라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해야 합니다. 성장폭이 크게 하락하면서 위기 신호가 나타나면 '민첩하게' 통화정책을 전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첩한 통화정책 운용의 대표적이 예가 있습니다. 1990년대 미국 경제 붐을 이끌었던 앨런 그리스펀 연준 의장은 통화정책 방향을 경제 사이클에 따라 '민첩하게' 전환하면서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덕분에 미국 경제는 1990년대에 침체 구간이 없었습니다.
1990년대 미국 기준금리 추이
물론, 1990년대 보다 현재가 더 어려운 상황일 수 있습니다. 당시는 기준금리를 유연하게 운용할 여유가 있었지만 현재는 기준금리가 이미 0%입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지되고 있고, 위축기 진입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상당 폭 인상한다면 위축기 국면에 진입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입니다(물론, 위축기에 진입했다고 해서 곧바로 경기침체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연준의 '민첩한' 통화정책 운용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고 위축기에서 빠르게 벗어난다면 회복기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준 통화정책에 따라 어떤 국면으로 전환될 것인가?
연준은 경제 사이클을 회복기 국면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연준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성장과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투자자 또한 겸손하고 민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준 통화정책과 경제지표를 살펴보면서 국면 전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속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국면 전환에 따라 자산 투자 전략도 민첩하게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 4. 부록 : 국면별 유리한 자산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바탕으로 매크로 국면을 4개로 나누고, 해당 국면에서 주요 자산의 수익률을 백테스트 해보았습니다.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국면별로 유리한 자산 및 불리한 자산을 파악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관련된 내용은 향후 포스팅에서 더 자세하게 다루고자 합니다.
국면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의]
· OECD 경기선행지수 100pt를 기준으로 고성장과 저성장으로 나눔
· CorePce 물가지수 2.5%를 기준으로 고인플레이션과 저인플레이션으로 나눔
· OECD 경기선행지수를 바탕으로 성장 상승 및 하락 추세 반영
[국면]
· 디플레이션형 위축 국면 : 저성장/저인플레이션/성장 하락 추세
· 인플레이션형 위축 국면(스태그플레이션) : 저성장/고인플레이션/성장 하락 추세
· 회복 국면 : 저성장/저인플레이션/성장 상승 추세, 저성장/고인플레이션/성장 상승 추세
· 과열 국면 : 고성장/고인플레이션/성장 상승 추세, 고성장/고인플레이션/성장 하락 추세
국면별 주요 자산 월평균 수익률
① 회복 국면
위축 국면을 벗어나 경제가 회복하는 국면입니다. 정책 당국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완화적인 경제정책을 지속하게 됩니다. 위축 국면에서 저점을 찍은 주식과 부동산 등 위험자산이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게 됩니다.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점차 회복되어 채권금리가 상승하게 되므로 장기채권은 불리합니다. 여전히 저성장, 저인플레이션 국면이기 때문에 원자재는 평균을 밑도는 성과를 보이게 됩니다.
유리한 자산 : 주식, 부동산
불리한 자산 : 장기채권
② 과열 국면
경기가 피크를 찍는 국면입니다. 연준은 과열을 막기 위해 긴축정책을 시행하게 됩니다. 이로써 경기는 점차 둔화되기 시작합니다.
고성장과 고인플레이션 국면이기 때문에 원자재가 가장 좋은 성과를 보입니다. 고성장이 여전히 유지되기 때문에 주식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보입니다.
유리한 자산 : 원자재, 주식
불리한 자산 : 장기채권
③ 스태그플레이션 국면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지되고 있지만, 성장이 둔화(또는 침체)되는 국면입니다.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고 경기 둔화 폭이 확대됩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일시적으로 크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폭이 커질 경우 원자재 가격은 급격한 조정을 받게 됩니다(위의 결과는 월평균 수익률이기 때문에 원자재의 성과가 좋지 못합니다).
유리한 자산 : 장기채권
불리한 자산 : 주식
④ 위축 국면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모두 낮게 유지되는 국면입니다. 위축 국면이 길어질수록 급격한 수요 감소와 디레버리징이 나타나게 되고 경기침체가 발생합니다.
이 국면에서 모든 위험 자산가격이 크게 하락하게 됩니다. 반대로, 안전자산인 장기채권과 달러가 가장 좋은 성과를 보입니다.
유리한 자산 : 장기채권, 달러
불리한 자산 : 주식, 부동산, 원자재
결론적으로, 위의 결과를 통해 후퇴기에서 위축기 혹은 회복기 국면으로 전환될 때 투자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