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네이버·카카오 이커머스가 그리는 미래는? #2
Summary
- 로켓 배송을 가능하게 만든 쿠팡만의 물류 시스템
- 쿠팡은 로켓 프레시, 쿠팡 플레이 등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음
- 네이버는 검색 지배력과 네이버 페이를 바탕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냄
- 최근에는 CJ대한통운 등 파트너십을 확대하면서 배송 규모와 범위를 확대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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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로켓 배송을 따라가는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택배사와의 협력을 통해 익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글로벌 로지스, 우정사업본부까지 풀필먼트 계획을 내세웠다. 그리고 네이버의 두손컴퍼니, 파스토(구 FSS), 위킵은 모두 물류센터 입고부터 출고까지 이커머스 물류를 대행하는 3PL 형태의 풀필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쿠팡의 물류 시스템이 돋보이는 이유 쿠팡의 이머커스 물류가 타 업체들과 다른 이유는 오퍼레이션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하여 하나의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쿠팡의 입고 작업 전 시스템이 상품의 판매등급을 먼저 구분하고, 판매등급에 따라 알아서 진열 공간을 지정한다. 어디에서 어떤 동선으로 꺼내야 하는지부터, 출고한 상품을 배송차량에 적재하는 위치 및 배송기사의 최적 경로도 AI 시스템이 담당한다.
쿠팡의 물류 센터는 상품 사이즈별로 3가지 종류로 분류해 운영한다.
- 소형(토터블) : 토트 박스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상품. 상품이 담긴 토트 박스는 컨베이어 벨트로 이동한다.
- 중형(그란데) :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는 데는 지장이 없으나 토트 박스에는 적재가 불가능하다.
- 대형(언토터블) : 토트 박스에도 적재가 불가능하,고 컨베이어 벨트에도 태울 수 없는 크기의 화물이다. 서로 다른 풀필먼트 센터에 상품을 구분하여 보관한다.
이처럼 상품 사이즈별로 필요한 인프라와 운영방식이 다르다. 이외에도 풀필먼트 센터 내부 공간을 디지털화하여 작업자가 최단 동선으로 이동하도록 하고, 추가 주문도 실시간으로 지원해 여러 주문을 하나의 묶음으로 일괄 피킹할 수 있다.
© 한국일보
쿠팡은 직접 고용을 통해 자체 배송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이 역시 다른 업체들에는 없는 경쟁력이다. 배송 외주를 주는 업체들은 주문량이 늘면 배송 비용이 비례해 늘어난다. 쿠팡의 경우 그 반대다. 배송 인원 10명인 기업에서 하루에 10개 주문을 처리하든 20개 주문을 처리하든 배송 비용은 차이가 없다. 다만, 1개 물건의 배송 단가는 절반으로 떨어지게 된다. 주문이 늘면 늘수록 배송 부문 손실도 커지지만 주문 한 건당 손실 폭은 점점 줄어들어 ‘어느 순간’ 배송 단가가 해당 주문으로 얻은 수익 이하로 떨어진다. 이 경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것이다.
식료품 시장까지 자리잡다 식료품 시장은 19년 온라인 10% 점유율에서 29%까지 상승했다. 전 세계적으로 생필품 시장에서 성장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신선식품까지 잘 한 사례는 거의 없다.
신선식품은 소싱 프로세스, 소싱 제품에 대한 전처리, 판매되지 않은 상품에 대한 폐기 문제가 있어 주로 대형마트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쿠팡은 로켓 프레시를 통해 기존 극신선식품에서 비용이 덜 드는 생필품식 상품군으로 전략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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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순위를 보면 초기에는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공식품, 야채, 과일, 정육까지 다뤘고, 기존 사업자와의 경쟁을 위해 마진을 깎아내리면서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온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21년 수익성 고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PB를 운영하고 계획 구매 패턴이 뚜렷한 상품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콘텐츠 통한 홍보가 요즘 방식 최근에는 5백만 명 이상의 로켓 와우 회원이 TV 프로그램과 영화 라이브러리를 무료로 스트리밍 할 수 있는 쿠팡 플레이(독점 OTT 플랫폼) 서비스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상품을 직접 제시해 쇼핑 욕구를 자극하고 판매를 유도했다면, 영상을 활용해 소비자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제시하는 홍보 방식으로 판매를 유도하는 것이 최근 유통 플랫폼 업체들의 전략이다.
국내 주요 ott 월간 사용자수 © 모바일인덱스
파트너 제휴 강화하는 네이버 앞서 언급했듯 네이버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차별화 부족으로 트래픽 의존도가 높아져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주요 수혜자 중 하나가 됐다. 소비자들이 가장 좋은 상품을 찾기 위해 네이버의 가격 비교 기능에 의존하기 때문에, 트래픽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오픈마켓 업체들이 네이버의 가격비교 서비스를 보이콧 하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이베이 코리아가 네이버 가격비교 서비스에서 하차했다가, 4개월 만에 복귀한 적도 있다. 이처럼 네이버는 자체 결제 솔루션을 활용하여 스마트스토어에 대한 전자상거래 트래픽을 빠르게 내재화했다.
2020년 기준 스마트스토어 수는 45만 개에 달함 © Goldman Sachs
네이버 쇼핑의 거래액 트렌드, 스마트스토어 vs 파트너 © Goldman Sachs
네이버 쇼핑의 비즈니스 모델 © Goldman Sachs
네이버는 검색 지배력과 원활한 거래 툴을 활용하여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모바일에 네이버 아이디를 저장해 놓고 네이버에 접속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네이버 페이를 이용하게끔 유도하기도 쉽다. 네이버는 자정까지 주문하면 익일 배송하겠다고 했는데, 현재는 보관이 용이한 상온 상품을 중심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향후 냉장·냉동 보관이 필요한 신선식품과 항온·항습 관리가 필요한 명품 패션 등 프리미엄 상품으로까지 배송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SSG.com과 자사주 교환을 하는 등 다양한 파트너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기존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입점 업체의 물량을 처리하던 곤지암 풀필먼트 센터 외에 군포와 용인에 물류센터를 추가 오픈했다. 이로 인해 물류 시스템은 네이버가, 물류 운영은 네이버와 제휴한 업체들이 처리하는 구조가 마련됐다.
그러나 본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판매자들의 물량은 그동안 위킵, 두손컴퍼니, 파스토, 브랜디, 로지올, 딜리셔서, 메쉬코리아, 테크티카, 아워박스, 하우저 등이 3PL을 담당해 왔다. 군포 물류센터가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물류 서비스까지 확대하게 되면 기존 3PL 업체의 풀필먼트 서비스로는 제공하기 힘들어진다. 이에 이들과 지속적으로 연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쿠팡은 숍인숍 형태로 들어가 있어서 경쟁&협력이 되는 것 아닌가?
(1) 네이버의 SME 물류 연합 : 위킵, 두손컴퍼니, 파스토 등
물류 센터에 재고를 넣고 출고하기까지 상품 재고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수량 관리, 당일 출고율을 높이는 생산성 향상에 목표를 둔 업체들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주문 관리 시스템에 연동하어 주문이 이뤄지고 상품을 출고한다. 라방을 통해 판매자 재고를 미리 물류센터에 비치하고, 당일 배송이 가능한 라스트 마일 물류업체 네트워크와 연결해준다. 생산성은 한 달 수십만 건 정도로, 쿠팡이 하루에 수백만 건의 물류를 처리하는 것에 비하면 아직 미비한 상태다.
(2) 네이버의 브랜드 물류 연합 : CJ대한통운
B2C 마켓플레이스인 ‘브랜드 스토어’의 물량을 연결, 각 물류센터를 활용하여 배송한다.
(3) 버티컬 물류 연합 : 의류, 화장품, 가전, 가구 등 브랜디, 신상 마켓, 아워 박스, 하우저
(4) 마이크로 풀필먼트 : 신세계그룹, 메시 코리아, 생각대로
메쉬코리아, 생각대로는 도심 물류 거점과 연계하여 비음식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당일 배송 사업을 준비 중이다. 기존 오피스나 이면 도로에 거주공간으로 나온 부동산을 물류센터처럼 활용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되던 공간을 물류 용도로 공유한다. 신세계백화점, 비마트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장 보기 및 명품 카테고리 중심으로 도심 거점을 활용한 물류 서비스를 런칭했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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