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윈터와 두나무㈜ #2
* 이 글은 ‘크립토 윈터와 두나무㈜ #1’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Summary
- 시장의 독점적 사업자로서 현금자산만 10배가 늘며 엄청난 성장을 이뤄낸 두나무
- 2023년 새롭게 등장할 가상자산 규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성
- 과거 가상자산 폭락 사태가 촉발한 불신을 상쇄하기 위한 미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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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읽기: 2021년 7조 원의 현금흐름
2021년 두나무의 시대가 열렸다 2021년 연결감사보고서상으로 자산총계를 보면 2020년 → 2021년 사이 큰 변화를 보였습니다. 1.3조 원의 자산이 10조 원으로 10배가 늘어난 것인데요. 가장 크게 늘어난 자산이 바로 현금입니다. 7조 원. 2021년 암호화폐 시장이 얼마나 호황이었는지 직감할 수 있는 수치죠.
© 재무제표 읽는 남자 작성
물론 이 현금이 다 두나무의 것은 아닙니다. 기타유동부채 5.9조 원으로 추정하건대 고객들이 맡긴 돈이 엄청 증가한 걸로 보입니다. 2021년은 두나무가 암호화폐 시장의 절대 강자가 된 해인데요. 이때 경쟁사인 빗썸코리아 역시 1조 원의 매출액을 내는 등 넘쳐나는 현금 유동성에 최고의 시기를 보냈죠. 하지만 과거 재무제표 수치를 비교해 보면, 시장의 독점적 사업자로서 두나무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두나무 2021 사업보고서 : 현금흐름표 © DART
현금으로 뭘 했냐면요 두나무가 이때 들어온 엄청난 현금으로 무엇을 했을까요? 암호화폐를 샀을까요? 일부 그랬을 수도 있지만 2.5조 원의 투자활동 현금흐름 유출액 내역을 보면, 매도가능증권 3,021억 원, 관계기업 투자 7,290억 원, 단기금융상품 9,341억 원, 토지 3,234억 원, 장기금융상품 1,050억 원 취득이 주된 항목입니다.
또한 두나무의 금융자산 내역을 보면 ㈜JYP 449억 원, 우리금융지주 924억 원, ㈜왓챠 100억 원 등이 규모가 크며, 각종 벤처투자조합 관련 투자를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관계기업으로 ㈜하이브의 지분 5.6%(7,018억 원 가치)를 소유하고 있으며, 종속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와 이지스제303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 2곳이 현재 가장 큰 자산과 투자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두나무가 10배 넘는 회사로 성장하니, 임직원 중에는 스톡옵션으로 대박 난 이들이 있겠네요. 주식선택권 부여 관련 기록에는 2016~2021년에 걸쳐 9차례 스톡옵션이 부여됐습니다. 2018년까지는 행사가격이 100원, 1,000원에 불과했는데요. 두나무가 현재는 비상장사이지만 그래도 이걸 받았던 직원은 수백억 원의 자산가가 될 수 있는 상태입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작성
두나무가 엄청 성장했다는 걸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는 영업비용입니다. 영업비용만 381% 증가했습니다. 사이즈가 커지니 광고선전비만 391억 원을 집행하네요. 하지만 거래 수수료가 1,192억 원으로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무려 28% 비중을 차지하네요. 추측하자면 은행들과 연계한 서비스 수수료 같습니다. 나머지 중에는 직원들 복리후생비가 9%로 많이 올랐습니다. 부럽네요.
세금만 1조 원 이상 두나무가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2022년 3분기까지의 영업수익 추이를 살펴보면, 급격한 변동성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나고 있죠. 두나무뿐만 아니라 빗썸코리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가 바로 ‘세금’입니다. 돈을 벌었으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겠죠. 2017년 암호화폐의 폭발적인 거래로 세금 관련 제도가 도입된 바 있습니다. 개인들과 마찬가지로 법인세 즉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에게 물기 위한 근거를 마련한 것이죠. 정부는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생긴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과세하기로 하고, 가상자산을 기타소득 과세가 되는 ‘무형자산’으로 분류했습니다.
두나무 2021 사업보고서 : 주석27 법인세 © DART
가산자산거래소는 엄청난 규모의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 두나무의 법인세 비용은 9,430억 원입니다. 물론 이 수치는 발생주의 회계기준에 의한 계산이고 실제 납부해야 할 세법에 따른 금액은 다릅니다. 대략 유추해 볼 수 있는 건 현금흐름표의 법인세 납부액인데요. 2022년 3분기에 기록된 바로는 두나무가 1조 원 이상의 세금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생각보다 따뜻했던 가상자산의 겨울 두나무의 재무제표를 읽어 보면 “2022년 3분기 기준 크립토 윈터가 아무리 왔다고는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는 생각보다 따뜻하네!”라고 총평할 수 있겠습니다. 2021년의 자산, 영업수익이 놀라울 정도로 성장해서 상대적으로 2022년이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가상자산 가치 자체가 뚝 떨어진 원인을 고려하고, 회사의 각종 이익률 관련 지표를 따지고 보면 부러울 게 없는 회사네요. 특히 주목할 점은 경쟁사인 빗썸코리아와 비교했을 때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입니다. 긴 겨울이 지속될 때 살아남는 기업은 더욱 강해지곤 합니다. 가상자산 시장에 있어 두나무가 적자를 보거나, 향후 경쟁자로부터 추격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단 한 가지 위험요소를 꼽자면 제도적 압박이 점점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2022년 위믹스 사태와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은 정부에게 부담을 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수많은 피해자가 생긴다면 그동안 규제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정부를 압박할 테니까요. 그간 정부는 가상자산이 화폐도 금융상품도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두나무는 일찍부터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안전책 마련에 관심을 가져왔고요. 두나무는 2023년 새롭게 등장할 규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수조 원의 현금이 드나드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정부가 더욱 직접적인 규제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입니다.
|2018, 2022년이 주는 교훈
현명한 두나무의 미래 전략 2018년에 이어 2022년, 두 번의 가상자산 폭락은 변동성 규모나 사태의 파장 정도가 매우 달랐습니다. 전문가들의 견해로는, 2017년에는 개인들이 주축이었다면 2021년은 전 세계 경제의 불안정 속에 전문 투자 기관의 참여로 사이즈 자체가 커졌다고 합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골이 깊어지듯 2022년의 폭락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가상자산에 대한 불신을 만들었습니다. NFT 시장은 매우 ‘핫’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또 가상자산에 투자한 많은 일반인들이 손실을 봤지만, 이런 정세와 상관없이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늘었죠.
가상자산 거래소 1위에 등극한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으로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미래 먹거리가 필요하다며 사업 다각화를 피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플랫폼 수수료 수익이 독점적인 시장 상황은 기업 입장에서 매우 유리한 상황입니다. 영업수익(매출액)이 72% 즉 절반 이상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이 예상될 정도니까요.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는 개인에 비해 가상자산 거래소는 절대 손해 보지 않는 사업구조라는 게 증명된 셈입니다.
또한 두나무가 사회공헌, ESG 경영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2018, 2022년을 통해 두나무가 가져가야 할 포지션이 무엇인지 현명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꼭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니겠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로 인해 얻은 천문학적인 이익을 어느 정도는 사회에 환원해야 비즈니스가 안정적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요구되는 제도적 압력에 친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놓으면 좋기 때문이죠. 두나무가 하이브, JYP 등 엔터테인먼트 회사와의 연합하는 등 메타버스와 같은 미래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 역시 이미지 차원에서 좋습니다. 암호화폐로만 고수익을 내는 기업으로 남지 않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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