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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언제 이익이 날 것인가? #1

Summary

2013년 포워드벤처스로 시작한 쿠팡. 쿠팡만큼 우리 삶 속에 빠르게 적응하고, 생활패턴을 변화시킨 회사도 드물 것입니다. 소셜커머스, 쿠팡맨, 로켓 배송, 풀필먼트, 나스닥 상장까지 쿠팡은 쇼핑에 매번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왔습니다. 필요한 상품을 스마트폰으로 구입하고,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는 쿠팡. 소비자에겐 “쿠팡이니까 가능해!”라는 기대가 큽니다. 하지만 사업 시작부터 지금까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 쿠팡의 시작은 포워드벤처스

국내 소셜커머스 3대장 주식회사 포워드벤처스는 2013년 2월 15일에 설립되었으며, 2013년 10월 1일 자로 지배회사인 포워드벤처스엘엘씨(Forward Ventures, LLC)로부터 한국지점의 주요 자산과 부채를 현물 출자 받았습니다. (주) 포워드벤처스는 상품 판매 및 중개와 공연, 음식점 등에서 이용 가능한 쿠폰 판매를 주요 영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 쿠팡의 회사 이름은 ‘포워드벤처스’였습니다. 포워드벤처스의 사업영역 소개를 보면 “공연, 음식점 등에서 이용 가능한 쿠폰 판매”라는 문구가 눈에 뜨입니다. 지금은 상품 판매 및 중개로만 표기되어 있지만, 쿠팡의 시작은 전자상거래 중에 좀 색다른 ‘소셜커머스’ 업체로 출발합니다.

 

소셜커머스 :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를 활용하여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의 일종으로, 일정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일 경우 파격적인 할인가로 상품을 제공하는 판매 방식이다. 소셜 쇼핑(Social shopping)이라고도 한다. 상품의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이 할인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공동구매자를 모으는 과정에서 주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중 두산백과]

소셜커머스라고 불리는 온라인 구매 사이트는 공동구매도 가능했고 우선은 할인 폭이 꽤 높은 상품이 많았기에 사람들인 소셜커머스를 점점 더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쿠팡은 2010년에 김범석 대표가 창업했습니다. 김범석 대표는 하버드 대학교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거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미국 국적인 한국인입니다. 포워드벤처스의 쿠팡이 서비스를 확장해 갈 때 소셜커머스 시장에는 위메프와 티몬이라는 경쟁사가 존재했습니다. 소셜커머스라는 이름으로 묶인 이 세 회사는 오픈마켓(인터넷 쇼핑 등 구매자와 판매자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시장)에서 혁신 기업으로 유명해졌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투자유치로도 주목을 받습니다.

 

| 매출 총이익이 높은 소셜커머스, 치킨게임의 서막

자리만 잘 잡으면 수익은 따라온다 2010년 창업한 소셜커머스 회사 위메프는 2011년 123억 원 → 2012년 231억 원 → 2013년 78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합니다. 매년 50~230% 매출액 상승률을 보였고, 이에 지배기업인 원더홀딩스(대표 유민)는 400억 원을 투자해 세간을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투자를 받는 순간 위메프 재무제표에서 특이한 점은 (-) 523억 원의 자본금입니다. 자본잠식이죠. 주식 16번에 표기된 결손금이 전기 이월 315억 원에 당기 순손실 385억 원이나 있습니다.

 

© DART 위메프 FY2013 감사보고서

 

또 한 가지, 부채 중 미지급금 1,386억 원이 있다는 것도 눈에 확 들어옵니다. 미지급금에 대한 주석 5를 살펴보면 특수관계자와의 채권 재무 내역이라는 표가 있는데 가장 큰 데가 120억 원 정도이니 1,000억 원은 거래처 즉 상품 매입처에 줘야 할 돈입니다. 이런 불안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강하게 사업 드라이브를 걸었던 이유는 ‘소셜커머스’ 시장의 성장성 때문입니다.

 

© 재무제표 읽는 남자 작성 위메프/쿠팡 재무제표 2012~2015

 

특히 손익계산서 상으로 왜 이 정도까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출혈 경쟁을 하는지 이유를 찾아보면, 매출 총이익률에서 설득력 높은 답을 내릴 수 있습니다. 매출 총이익은 매출액에서 원가를 차감한 뒤 나오는 이익입니다. 낮은 원가 덕분에 판매가 이뤄지기만 하면, 높은 이익이 보장된다는 의미라서, 시장 참여자들이 무조건 해당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경쟁의 강도를 점점 높이게 됩니다.

 

© 포털 소셜커머스 광고 모델

 

1등만 살아남는 세계 2015년 당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시장의 선두 주자가 되기 위해서 마케팅 전쟁을 치렀습니다. 위메프가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로 (286억 원 + 342억 원) 총 628억 원을 썼습니다. TV 광고로 286억 원을 다 사용했다는 것은 매달 23억 원씩 공중파 노출이 꽤 많았습니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TV 채널을 돌리면 늘 나오는 게 위메프, 쿠팡, 티몬 광고였습니다. 2013년 매출이 785억 원인데도 매출액과 버금가는 물량 공세를 퍼붓는 이유는 소셜커머스 시장은 “1등만 살아남는” 분위기였기 때문입니다.

위메프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매출 총이익 490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대단히 높습니다. 소셜커머스는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 매출이 발생합니다. 상품을 팔긴 하나 제조를 하지 않으니 원가가 들지 않고, 게다가 기존 유통업과 달리 점포도 없고, 인터넷 쇼핑몰처럼 구색을 맞추는 대기 상품도 없습니다. 소비자의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니 다른 곳보다 최저가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불어나는 가입자와 커지는 매출 덕에 다시 판촉비로 가입자들에게 ‘가격 할인’해 줄 수 있는 여력도 발생합니다. 빨리 이 시장에서 경쟁자를 제거하고 독점적 위치를 점해야 알짜기업이 됩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소셜커머스는 승자독식 체제가 되었고, 살아남기 위해서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는 치킨게임을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그 뒤로도 오랫동안 이런 구도는 지속되어 매년 소셜커머스를 걱정하는 기사들이 심심찮게 지면을 차지했습니다.

 

© 한국경제 2015.08.10

 

| 로켓 배송, 물류센터를 지은 쿠팡

외부 투자 덕에 급성장하다 요즘은 스타트업 기업도 실적이 하나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업 밸류를 높게 받습니다. 투자자 모집이 되고, 한 번에 수백억 원의 투자가 성사됩니다. 하지만 불과 5~6년 전만 해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외부자금 수혈이 힘들었습니다. 소셜커머스는 그래도 초반부터 외부 투자자로부터 대거 자금 수혈이 이뤄졌습니다. 소셜커머스 빅 3라 불리는 위메프, 티몬, 쿠팡의 2014년 거래액이 급등하면서 고속 성장을 했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미국 투자사 세콰이어캐피털 1,100억 원, 블랙록 3,000억 원을 투자 받았고, 티몬은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 ‘리빙소셜’에 3,000억 원에 매각된 적도 있습니다. 매출 증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거래액의 2~10% 달하는 수수료 수익을 매출액으로 잡던 기준을 변경해 매출액을 증폭시키는 회계 처리 변화도 이뤄졌습니다.

 

© 조선닷컴

 

대담한 인프라 투자, 효과는 글쎄? 이런저런 효과로 쿠팡은 2016년 매출 1.9조 달성하며 2년 만에 5.5배 성장을 이뤄냅니다. 매출 총이익 약 3,900억 원으로 1년 만에 2.6배 성장 그리고 그전에 없던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를 가합니다. 물류 인프라를 축구장의 102개 규모로 짓고, 로켓 배송을 전국 100% 확장하기 위해서, 쿠팡맨을 대거 채용하는 등 인프라 투자에 더욱 박차를 가합니다. 이때 발표된 쿠팡의 보도자료를 보면 아래와 같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매출 대비 손실 비율은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감소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으며 수익성의 주요 지표로 사용되는 공헌이익 또한 2016년 4분기부터 흑자전환했다. 이는 이후 발생하는 매출로 그동안의 인프라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또 2016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약 1.7배 증가했으나 손실액은 5,600억 원으로 전년도와 큰 변동이 없어 고속성장과 더불어 수익성이 강화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각종 지표를 통해서도 성장 추세와 수익성 강화를 확인할 수 있다.

  • 2016년 매출 이익률 20.3%로 전년 12.8% 대비 58.6% 증가
  • 2016년 매출 대비 손실 비율 40% 개선
  • 2016년 광고선전비 전년대비 43% 줄였어도 매출액은 70% 증가

 

쿠팡 관계자는 이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쿠팡은 크게 멀리 보고 움직이는 회사다.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작은 시도보다는 고객에게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거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담하게 투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 쿠팡의 영업이익은 -5,652억 원으로 2015년과 비슷한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대규모 적자가 지속되는데도 매출액이 늘고, 기타 어려운 지표들이 향상되었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매출액이 급등해도 이익이 줄지 않는 현실은 숨길 수가 없습니다.

쿠팡뿐만 아니라 위메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매출액은 무척 늘었지만, 매출원가율과 판매관리비는 영업이익에 도움이 되질 못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비해 광고비가 줄긴 했습니다. 이제는 쿠팡, 위메프, 티몬을 모르는 이들이 없습니다.

 

그래도 남들보다 상황은 낫네 광고 마케팅에서 이제는 외형 성장으로 3사가 경쟁을 이어갑니다. 사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점점 ‘소셜커머스’의 정체성이 사라집니다. 수수료 매출이 아닌 오픈마켓(G마켓, 11번가)와 동일한 사업구조를 선택합니다. 특히 쿠팡은 소셜커머스 시장을 독점하기 위한 노력에서 전장을 확장합니다. 기존 인터넷쇼핑 업체와의 경쟁까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 쿠팡은 그 무기로 로켓 배송(물류 인프라 투자)을 선택합니다.

게다가 쿠팡이 3개 회사 중에서 앞서게 된 이유는 대규모 외부 자금의 영향이 큰 편입니다. 일본 손정의 대표의 1조 원 투자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었습니다. 2015년 자산총계 1조 672억 원, 부채 6,428억 원, 자본 4,244억 원으로 3기 때 재무제표의 곳곳의 수치가 확연히 급증합니다. 자산총계는 2013년 1,049억 → 2014년 3,428억 → 2015년 1조 672억으로 드라마틱 하게 상승했습니다.

물론 그와 함께 결손금이 6,467억 원인 것은 매우 ‘쏘리’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총계가 4,244억 원으로 여타의 소셜커머스 경쟁사들이 자본잠식에 처해 있는 것과 다른 상황입니다. 쿠팡의 호감도를 급상승시킨 쿠팡맨의 흔적은 재무제표 주석 11번 유형자산과 주석 21번 비용의 성격별 분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유형자산의 차량운반구, 비품, 건설 중인 자산 등이 대략 1,236억 증가했습니다. 급여도 1,020억 증가했으며 다른 경쟁업체와 레벨이 달라지는 고용 창출, 인프라 구축, 재투자 등 쿠팡 외형을 변화시켰습니다.

 

© DART 쿠팡 FY2015 감사보고서

 

쿠팡의 성장, 득일까 실일까 손익계산서를 보면, 2015년부터 매출 1조대 클럽에 가입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매출액의 48%, 즉 절반이 손해입니다. 영업이익 -5,470억 원. 한 마디로 쿠팡의 상황은 “나빠요. 나빠.”입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 재무제표를 통해 앞에서 매출 총이익률에 대한 회계적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매출 총이익률이 높으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출혈경쟁’을 불사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매출이 커지면 커질수록 남는 게 많은데, 그러니 점유율 승리를 먼저 해야 합니다. 소셜커머스 시장의 파이는 커지긴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쿠팡은 예전의 소셜커머스 쿠팡이 아닙니다. 물류와 쿠팡맨 등 기존의 유통회사와 동일한 비용구조를 갖췄습니다. 쿠팡 매출 총이익률은 12.8%! 이제 팔면 팔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입니다. 쿠팡맨의 정규직 채용으로 판매비와 관리비도 줄일 수가 없습니다. 여전히 이 시장에서 최종 No.1이 되기 위해서 달려야 하는 것일까요?

다른 경쟁사들도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자산과 매출이 이 정도로 크게 늘지 않아서, 적자폭이 덜합니다. 쿠팡이 변신을 꾀하면서 기존 소셜커머스 업체와는 비교할 수 없도록 규모로 커졌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이 아니라 다른 경쟁자가 비교 대상이 됩니다. 소비자들에게는 이마트, SSG, 인터파크, 이베이 등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루트가 천차만별입니다. 쿠팡과 이들과의 차이를 만들기 위해서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간 소셜커머스는 ‘가격 최저가’를 모바일에서 ‘손쉽게’라는 측면에서 성장했습니다. 그동안은 거추장스러운 게 없어서 이익률이 높았습니다. 배송 서비스가 달라졌다고 느낄 정도로 칭찬받던 쿠팡맨이 손익 부분에서는 독소가 될 수 있습니다. 손정의의 1조 원 투자액은 유형자산, 급여에 2,200여억 원, 나머지는 모두 3년간의 손해를 메우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 쿠팡 채용 사이트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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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읽는 남자
소개글
現) 회계 전문 도서 저자 ‘재무제표 읽는 남자 이승환’ 저서: 『숫자 울렁증 32세 이승환 씨는 어떻게 재무제표 읽어주는 남자가 됐을까』 /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 뽀개기』 / 『핫한 그 회사, 진짜 잘 나갈까?』 / 『재무제표로 찾아낸 저평가 주식 53』 재무제표 읽는 남자입니다. 투자하기 위해서, 기업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챙겨 봐야 할 재무제표. 읽기만 해도 도움이 되는 재무제표 유용함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