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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의 차이 #2

Summary

- 기관이 개인을 이기기 위해서는 기관만의 차별성이 필요

- 펀드 매니저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 린치 역시 고도의 마케팅이라는 분석

- 반대로 개인이 기관을 이기려면 투자 시기를 구분하는 안목을 길러 합리적으로 분산 투자해야

 

© pixabay

 

기관은 기관다워야 한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기관투자자가 기관투자자답기 위한 마지막 조건입니다. 바로 시스템의 유무가 개인투자자와의 차이를 가릅니다. 여기서 의미하는 시스템이란 PC, 서버와 같은 물리적 장치나 운용 시스템의 소프트웨어가 아닙니다. 자신의 독특한 운용 문화와 자기주장을 뜻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잘한다. 혹은 우리는 이것만 한다는 차별성입니다. 피델리티는 고객을 대형, 중소형, 가치, 성장 4개 카테고리로 나눠 각 카테고리만을 전담하는 운용조직으로 전문화시킵니다. 템플턴은 하락장에 강하다고 인정받습니다. 블랙락은 패시브와 ETF만 집중하고요.

해외에서는 국내 자산운용사처럼 이것저것 다하겠다며 백화점식으로 상품을 거는 운용사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2010년대 이후로 해외에서는 특정 스타일을 전문으로 하는 운용사들을 여러 개 인수하여 다양한 구색을 갖춘 운용 홀딩스가 유행입니다만 각각의 자회사는 여전히 오직 하나의 스타일, 방법에 전문화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제게는 운용업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였습니다. 운용사가 어떻게 해야 기관투자자다워야 하는지 되돌아보게 된 계기였습니다.

 

마젤란 펀드의 피터 린치 유끼는 재미있는 비담도 소개했습니다. 투자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월가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로 추앙받는 '피터 린치'가 마젤란 펀드를 키웠다고 알고 있습니다. 피터 린치가 운용을 시작한 77년에 마젤란 펀드의 운용자산은 1,800만 달러였습니다. 그가 일선에서 물러난 90년에는 140억 달러로 불어났습니다. 동 기간 마젤란 펀드의 연평균 투자 수익률은 무려 29.2%. 분명 엄청난 성과입니다. 그래서 흔히 '피터 린치의 마젤란 펀드'라고 합니다.

그런데 세간의 평가와 달리 피델리티 내부에서는 반대로 말한다고 하더군요. '마젤란 펀드의 피터 린치'라고 말입니다. 무슨 뜻이냐면 비록 피터 린치가 마젤란을 이끄는 대표 매니저는 맞지만 마젤란 펀드 포트폴리오의 상당 종목들은 피델리티가 구축한 시스템과 애널리스트가 선정한 결과물이라는 겁니다. 펀드 마케팅을 위해 의도적으로 피터 린치를 스타 매니저로 띄웠다는 얘기에요. 다시 말해 피터 린치를 부각시킨 건 피델리티가 펼친 고도의 마케팅 전술에 불과하다는 거예요.

이러한 피델리티의 내부 평가가 어느 정도 사실일 수 있습니다. 이 주장의 근거가 꽤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피터 린치가 은퇴한 이후로도 10년 가까이 마젤란 펀드의 수익률이 피터 린치가 맡았을 당시에 비해 크게 뒤처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유끼의 영향 탓인지 저는 운용조직은 스타 매니저 한 명이 주가 되어서는 안되고 팀을 이루는 모두가 최선을 다하며 프로페셔널해야 한다고 믿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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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여의도 증권맨의 현실 기관이 기관투자자다워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가 기관투자자를 이기려면 무엇을 구비해야 할까요? 이미 답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바로 성과의 지속성입니다. 그리고 투자를 할 시기를 구분하는 안목입니다. 꾸준한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번 10배, 100배짜리 주식만 찾아서는 안됩니다. 합리적인 목표 수익 하에 분산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것도 1개월, 3개월 6개월이 아닌 최소한 1~2년을 염두에 두고 말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투자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여윳돈을 투자하고 생계는 자신의 직업에서 해결한다면 그나마 편하게 투자할 수 있을 겁니다.

제 주변을 살펴보자면 여의도에서 근무하다가 회사를 자발적으로 그만두고 전업투자로 돌아선 지인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누구는 대박의 꿈을 꾸고 혹자는 연금처럼 매년 일정한 안정적인 수익을 걷기를 희망하면서요. 실제 인생이 바뀔 정도로 성과를 내어 부를 이룬 지인들이 꽤 있습니다만 여의치가 않아 다시 현업으로 복귀하려는 이들이 더 많은 게 현실입니다. 당장 내 주식이 안 움직이거나 손실을 보게 될 경우 빨리 정리해서 다른 주식을 사서 생활비라도 벌어야 한다는 압박감을 직접 겪지 않은 이들은 결코 모를 겁니다. 머리로는 이해될지라도 가슴으로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투자에 있어 조급함만큼 멀리해야 할 친구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매년 우수한 성과를 내기 어려울지라도 3년, 5년 누적 성과가 양호하려면 어쨌든 대박이 연속되기를 기대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정말 기관은 개인의 적일까 연초에 미국에서 게임스탑, AMC 등 언제 파산해도 이상하지 않을 기업들이 공매도 전쟁의 대리인이 되었습니다. 레딧으로 몰려든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참여한 헤지펀드에 성전을 시작했습니다. 주가가 로켓처럼 순식간에 치솟다가 고점에서 75% 하락하는 롤러코스터가 비일비재, 하루가 지날 때마다 희비가 엇갈립니다. 파산에 몰린 헤지펀드가 나왔고 로빗 후드와 서학 개미들이 엄청난 손실을 입기도 합니다.

게임스탑처럼 상상을 초월한 공매도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폭탄을 떠 앉았습니다. 헤지 펀드가 줄줄이 파산하게 되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거고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져도 마찬가지로 유동성이 훼손당한 꼴이고 투자심리가 악화될 테니 달갑지 않은 일입니다. 실익 없는 계륵 같은 전쟁이라면 양자가 적당히 타협하면서 포지션을 줄여나가 마무리되는 게 최선이지 않을까 합니다.

주식투자를 해야 하는 10년, 20년 기간을 구분하는 안목도 중요하지만 투자한 주식을 잘못 판단했을 때, 즉 특정 종목에 투자해서는 안 될 특정 기간이 도래했는지 판단하는 것 역시 무척 중요합니다. 당장의 손실을 눈앞에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전에서 더욱 극명하게 체감하게 됩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부정적인 인식이 크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기지 못할 싸움이라면 냉정해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시장은 투자자의 친구가 아니다 공매도 전쟁 와중에 스카이 로켓처럼 치솟다가 땅이 꺼지듯 가라앉은 게임스탑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심정이 아마도 아래의 그림과 유사할 거라 여겨집니다. 붐 앤 버스트에서 살아남으려면 해리 던트의 조언이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시장은 투자자의 친구가 아니다. “나는 시장을 믿는다. 또한 나 자신도 믿는다.” 이러한 신념 때문에 끊임없이 정점에서 매입하고 최저점에서 매도하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이러한 전략은 장기 수익률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장기 리스크 또한 증가시킨다. 현명한 투자자는 시스템에 따라 낮은 가격에 사고 높은 가격에 판다. 또한 정해진 기간 내에서 중장기 예측을 한 후 수익이 예상되는 분야들에 대한 분산투자에 집중한다.  - 해리 S. 던트,  “버블 붐” 중에서 -

 

기관보다 특정 분야에 대해 전문 지식으로 무장하여 훨씬 많이 알고 있는 블로거, 유튜버들이 투자 세계에서 인플루언서로 유명세를 띠고 있습니다. 이들의 장기적 투자 성과는 기관 투자자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구체적 사례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또한 유끼가 얘기하는 밸류에이션 모델은 도대체 어떤 걸까요? 과연 20년 이전에 백만 불을 주고 살 가치가 있었던 걸까요? 유끼 세미나의 주요 내용을 여러 주제로 나누어 이야기하겠습니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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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
오몽
소개글
現) K투자자문㈜ 운용본부 現) 운용업계 20년 이상 종사 (K 투자자문사 본부장) 합리적 소수의 역발상 투자를 지향합니다. 운용업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개인 투자자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주가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투자한 기업과 자신의 부가 같이 성장하는 건전한 투자 관행이 정착하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