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그리고 실질금리가 금 가격에 미치는 영향
Editor's Note
지난 투자 노트에서 저자는 대체자산 중 하나인 '금'의 특징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뤘습니다. 금은 달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며, 포트폴리오의 급변도 막아주는 역할을 하죠. 저자는 2018년 말부터 포트폴리오에 금을 편입하기 시작했고, 2020년까지 적립식으로 매수하며 평균적으로 약 50%의 수익을 실현했습니다. 그런 저자가 다시 금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왜 금 매수를 시작했는지, 현재 경제 사이클은 어떻게 바라보는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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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필자는 2018년 중반부터 자산 배분하여 투자했고 당시 금도 대체자산으로 편입했었다. 글을 쓰고 있는 2023년 9월은 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두 번째 금리 사이클이다. 이번 시간은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그리고 실질금리가 금 가격에 미치는 영향과 자산 배분에 대한 실전투자 경험을 이 글을 통해서 전달해보려고 한다. 자산 배분으로 투자하는 대체자산인 '금'의 역할은 지난 시간에 상세하게 다뤘으니 궁금하신 분은 참고하길 바란다.
????투자노트(자산 배분 시 대체자산 금의 특징) 읽으러 가기
지난 금리 사이클에서 금 투자를 시작한 시기는 2018년 말 미국 나스닥 지수가 고점에서 조정을 받는 시기 전후였다. 연준은 미국 기준금리를 3% 까지 자동으로(연준 의장이 auto pilot이라고 표현했다) 올리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당시 미 대통령 트럼프는 금리 인상을 그만하라고 압박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장의 컨센서스는 2020년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못하고 2.5%에서 멈추었다. 2018년 12월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을 하게 되는데 나스닥 지수는 마지막 금리 인상 3개월 전인 2018년 8월 ~ 9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미국채와 금이 저점에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미국 상장 금현물 ETF ‘GLD’의 월봉 그래프. 2018년 말에 GLD는 저점을 확인하고 2020년 말까지 상승을 이어갔다. 코로나19 경제위기 전후로 완화적 통화정책과 함께 안전자산 내러티브로 금 가격이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tradingview
필자는 대략 2018년 말 정도에 포트폴리오에 ‘KRX금’을 편입을 시작했고, 이후 적립식으로 매수하면서 물량을 늘려갔다. 코로나19로 인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거리자 잠시 유동성 위기 때문에 금 가격이 흔들렸지만 곧 정상화되었다. 유동성 위기가 끝나자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라는 연준의 통화정책 하에 경제 위기가 안정됐고 경기 회복을 확인하는 시기까지 금 가격은 추세적으로 상승했다. 그러다 경기 회복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고, 미국 주식 시장도 전 고점에 준할 정도로 반등해 연준의 완화적 통화 정책을 줄여야 될 시기가 되니 금 가격이 고점을 형성했다. 당시 금 가격은 2020년 3월 코로나 위기를 지나고 나서도 8월까지 상승했다. 8월은 나스닥이 코로나 이전 시기의 전고점을 돌파한 달이었는데, 금 가격은 고점을 만든 후에 하락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2018년 말에 투자를 시작해서 적립식으로 2020년 12월까지 700일 정도의 기간 동안 자산 배분의 대체자산으로 금을 편입하여 평균적으로 대략 50% 전후의 수익을 실현했다. 이후 금을 편입하지 않다가 2023년 1월에 다시 금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는 개인연금 투자 일지에도 KRX금 편입 사실을 알렸다. 올해 1월 금의 비중은 10% 편입으로 시작했으며 9월 현재 22%까지 비중을 늘려서 보유하고 있다.
1994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의 30년간 실질금리(파란색)와 명목금리(검정색), 인플레이션(붉은색)을 비교한 장기 그래프. © longtermtrends
금 투자 타이밍 보려면? 실질금리와 금의 가격은 역의 상관관계가 있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 빼면 구할 수 있다. 위 그래프를 살펴보면 인플레이션(빨간색)이 실질금리(파란색)와 반대 모양으로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에도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이 올라가서 반대로 실질금리는 내려갔다. 명목금리만 같다면 실질금리와 인플레이션은 거의 '역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여서 명목금리가 높아지면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이션)의 수식에서 보듯이 실질금리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실질금리, 명목금리(기준금리), 물가상승률(CPI) 이 세 가지 요소가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금 가격의 방향성이 정해진다.
미국 상장 금현물 ETF ‘GLD’의 월봉그래프. 그래프1 과 연계해서 같은 구간에 같은 배경색으로 표기해보았다. 두 그래프를 비교하면서 특정 구간에서 실질금리와 명목금리의 흐름에 따라 금 가격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보자. © tradingview
위 그래프2는 금현물 ETF ‘GLD’의 가격의 장기차트다. 그래프1과 같은 시기에 같은 배경 색으로 표기했다. 두 가지 그래프를 참고해서 실질금리와 금의 가격을 비교해 보겠다. (참고: 위의 그래프 배경색의 순서대로 괄호 안에 넘버링이 되어있습니다.)
1) 2008년 전후:
실질금리와 기준금리가 모두 내려갔는데 금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
2) 2009년 중반~2012년:
기준금리의 절대치도 낮았을뿐더러 조금씩 내려가고 있었다.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풀었고, 금 가격 상승에 알맞은 모든 조건이 갖추어지게 된다. 실질금리도 하락 중이라서 금 가격이 거의 2배까지 크게 상승했다.
3) 2012~2015년:
경기가 회복이 되었는데 미국 주식도 바닥을 다지고 상승하며 ‘테이퍼링(tapering, 양적 완화를 줄이는 것)’도 진행했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줄이거나 멈추고서 통화정책이 긴축적으로 추세가 전환되는 시점이었다. 그 전환점에서 실질금리는 올랐고 금 가격도 추세적으로 크게 하락하게 된다.
4) 2019~2020년:
필자가 투자한 2019년에는 기준금리가 고점에서 내려갈 일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당시 금 가격이 저점에서 바닥을 횡보하고 있을 때 금을 매수했다. 이후에 기준금리와 실질금리가 내려갔는데 상승할 수 있는 두 가지 조건이 다 충족이 되게 되었다. 그래서 금 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전고점에서 조금 오르는데 그쳤다. 코로나 이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전고점을 넘어서 더 크게 상승할 거라고 예상을 많이 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금현물 ETF GLD의 월봉 주가 그래프. 나스닥 지수가 조정을 받기 시작한 2018년 9월부터 금가격은 바닥을 만들고 상승해서 2020년 3월 전후 코로나 19 위기를 넘어 2020년 8월까지 상승하며 2011년 전고점을 돌파했다. © tradingview
금에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니 미국 정부가 증거금 제한 등의 선물 시장 규제를 단기간에 강력하게 연속적으로 시행했기 때문이다. 당시 실질금리도 내려가고 있고 기준금리도 제로금리였지만 금의 가격은 전고점을 돌파한 후 바로 삼각 수렴하면서 횡보하며 박스권을 만들게 되었다. 이렇게 금 가격은 미국 정부의 규제로 견제를 받을 경우 투자자들의 예측과 반대로 가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투자하는 것이 좋다.
5) 2022년:
달러 현금과 초단기 채권, 원자재를 제외한 모든 자산이 하락했는데 금도 1년 내내 하락했다. 소비자 물가지수가 3%를 넘어 바로 5%까지 이르자 빠른 물가 상승 때문에 연준은 뒤늦게 기준금리를 크게 올렸는데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에 속하는 정도로 가파르게 올렸다. 가파르게 오른 기준금리로 인해 실질금리가 바닥에서 크게 반등하면서 명목금리도 오르고 실질금리도 오르게 되니 금 가격은 하락으로 방향을 틀어버렸다.
6) 2022년 6월~2023년 6월:
1년 동안 미국의 헤드라인 CPI(YoY)가 하락하며 저점인 3.0%를 기록했지만 이후 두 달 연속 CPI가 상승했다. 그리고 경기선행지수에서 예고하듯이 내년 상반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가 반등하고 있으니 원래대로라면 기준금리를 올려야겠지만, 현재 경제 상황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기가 어렵다. 섣불리 금리를 크게 올리다가는 경제가 부러져 심각한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금리 인상이 한계에 부딪혀 기준금리가 고점에 도달하면 기준금리는 결국 본격적인 경기 침체를 앞두고 예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금리 인상 추세가 이제는 거의 끝자락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만약, 앞으로 기준금리는 더 크게 못 올리고 물가는 하반기에 다시 반등한다면 실질금리(명목금리 - 물가상승률)는 많이 하락하게 되고 현재의 피크에서 내려가는 추세로 전환될 확률이 생기게 된다. 앞으로 기준금리도 실질금리도 피크에서 추세적으로 내려가게 된다면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요소가 다 상승으로 모이게 된다. 결국 금이 2020년 3월에 과거 코로나 때 만들었던 박스권을 뚫고 올라갈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나스닥 지수와 비교하는 금 가격 나스닥 100 지수는 미국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데 금도 마찬가지다. 나스닥 지수와 금 가격의 가격 흐름을 비교하면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저번 사이클에서 금을 투자했던 기간을 바탕으로 해서 나스닥 100 지수와 금 가격을 비교해 보겠다.
나스닥 지수의 월봉 그래프. 나스닥 지수는 2018년 9월 조정을 받아 12월에 저점을 만들고 다음해 1월 반등을 시작하여 2019년 말 신고가를 만들었다. 그후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해 폭락했다. © tradingview
지난 금리사이클에서 마지막 금리 인상은 2018년 12월에 일어났다. 당시의 경기 전망은 2019년과 2020년에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올린 시기가 2018년 12월인데 실제 나스닥 100 지수는 3개월 전인 2018년 9월에 고점을 찍고 조정을 받고 있었다. 이후 몇 달 동안 하락했는데 낙폭이 20%에 달할 정도로 큰 조정이었다.
나스닥 지수가 고점에서 계속 상승할 것만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 금은 과거 고점에서 하락한 이후 바닥권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고 오랫동안 저점에 머물러 있었다. 근데 나스닥 지수가 고점을 찍고 기준금리도 더 이상 인상할 수 없는 시기가 되자마자 금은 그때부터 바닥을 다지고 계속해서 상승했다.
이후에 2020년 3월 코로나 19로 금융위기가 터지고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등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충분히 유동성 위기를 극복한 후에 경기가 회복되면서 나스닥 지수가 전 고점까지 반등하는 2020년 8월까지 금 가격은 추세적으로 상승하였다.
과거 나스닥 지수는 2018년 말 금리 고점에서 경기 침체 우려로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하지 못하며 하락했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경제위기가 오는 건 아니기 때문에 2019년에 다시 반등을 하는데 이때가 마지막 반등 구간이었다. 2023년 1월부터 상반기 동안 미국 주식시장이 크게 반등했는데 현재 구간과 일치한다.
그렇게 나스닥 지수는 2019년 말 전고점을 돌파하며 상승했고 모두가 대세 상승장을 예상할 때 거짓말처럼 경제위기가 찾아오는데 그것이 바로 2020년 3월 코로나19 위기이다. 이처럼 위기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순간에 찾아오게 된다.
만약에 2023년 9월 이후로 나스닥이 고점을 만들고 조정을 받게 되면 금 가격은 과거 2019년과 같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 현재 기준금리 사이클의 2023년이 직전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2019년과 유사한 구간이라는 것만 이해하고 있으면 대략의 주가와 금 가격을 전망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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