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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JUTOPIA

버블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나스닥 시장

SUMMARY

지난 6월 14일, 美 연준은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3월부터 10차례 동안 이어진 금리 연속 인상이 멈췄는데요. 파월은 연내 추가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시장은 잠시 숨을 돌리는 모양새입니다. 금리 인상이 점차 마무리된다면 이제 주식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2022년부터 금리가 상승하며 큰 하락장을 맞았으니 이제는 반대로 움직일까요? 지금과 꼭 닮은 2018 금리 인상 사이클을 통해 2023년 하반기를 예상해 보았습니다.

 

© istock

 

지난 칼럼에서 과거와 현재의 주식시장 동향을 '프랙탈(fractal)'적 관점에서 비교하면서 2023년 하반기에 나스닥 100지수에 대해 전망했었다. 이번 시간에는 2023년 하반기 나스닥 지수를 포함한 미국 주식시장의 반등과 상승의 원동력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연준(Fed)은 2008년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해 금융위기를 해결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2008년 이후 미국의 GDP 성장률은 달러 M2 통화량 증가율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빚으로 성장한 경제였던 것이다. ‘금융시장 붕괴’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새로운 지정학적 질서 변화가 시작됐다. 그사이 누적된 부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레버리징(Deleveraging, 부채를 축소하는 것)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었다.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이어온 제로금리에서 목표 기준금리(3.0%)까지 단계별로 상승시켰고, 2018년 12월 말 2.5%에 이르렀다.

2019년 채권시장은 1~2년 안에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도 있었다. 연준은 결국 목표 기준금리였던 3.0%에 못 미친 2.5%에서 수개월간 기준금리를 유지하다가 2019년 8월 첫 번째 '예방적 금리 인하'를 하게 된다. 이시기 나스닥 지수는 2018년 하락폭을 모두 만회하고 상승하여 2019년 말에 신고가를 경신하게 된다.

 

연준은 2018년 12월 금리 고점(2.5%)를 8개월간 유지하다가 2019년 8월부터 11월까지 예방적 금리 인하를 3회 단행하여 1.75%까지 낮춘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고 나스닥 지수는 이 기간 신고가를 경신한다. © investing.com

 

이번에 열린 6월 FOMC에서 연준은 연속해서 이어온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기준금리 동결을 단행했다. 그리고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1~2회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연준의 기준금리 사이클 상으로 2023년 6월이 2018년 12월과 유사한 위치라는 것을 알려준다. 2018년 12월 FOMC에서도 마지막 금리 인상(2.5%) 이후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목표 3.0%)을 제시했지만, 연준은 결국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했다.

 

© 연준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나타내는 코스톨라니 달걀 그림. 2023년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함으로써 이번 기준금리 사이클의 금리 고점(A)에 도달하고 있다.

 

향후 1~2회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지 여부는 실제로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곧이어 기준금리는 고점에서 일정 기간 유지하다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금리를 결국 인하하게 될 것이란 사실이다. 이는 2019년 한 해 동안의 여정이 반복될 것임을 의미한다.

 

6월 이후 나스닥 지수는 어떻게 될까 물론 경기가 연착륙할지 경착륙할지, 경기 침체(recession)가 어떤 식으로 찾아올지에 따라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마치고 유지하다가 첫 번째 금리 인하를 하게 되는 시기, 위 그림에서 볼 때 A ~ B 구간은 이번 경기 사이클의 버블이 최고점에 이르는 구간으로서 나스닥 지수 같은 위험자산의 반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금리 인하는 경기 침체를 대비하기 위함이므로 이는 위험자산의 반등에 이어서 큰 하락장이 시작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2023년 하반기 주식시장이 반등한다면 보유한 위험자산의 비중을 축소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안정적인 자산 배분에 유리하다.

앞서 살펴본 기본적인 경기 사이클의 흐름에 미국 대선 주기 3년 차가 겹치고 있고, 과거 인터넷의 등장을 연상시키는 AI 신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금은 시장의 상승을 지나치게 경계하며 너무 일찍 시장에서 퇴장한다던가 혹은 시장의 상승을 맹신하며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무리해서 늘리는 것 모두 지양해야 할 시점이다.

오늘은 2023년 하반기 미국 주식 시장의 상승의 원동력이 될 '유동성'에 대하여 알아보겠다. 2022년부터 시작해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현재까지 각국의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왔고, 이는 코로나19 이후 풀린 막대한 유동성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따라서 이번 상승장의 원인이 시장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라고 생각하는 대중의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다. 하락장에서 간과했던 시장에 풀린 역대급 유동성이 앞으로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자.

 

역대급 유동성의 반격이 시작되다 지난 2022년 3월 미국 연준이 첫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후 1년 동안 빅스텝(기준금리 0.5% 인상), 자이언트 스텝(0.75%)으로 연이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자산시장에는 큰 충격이 있었다. 2022년 자산군별 YTD(연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초단기 미국채와 미국 달러 그리고 일부 원자재를 제외하고 주식, 채권, 금, 가상자산 등 모든 자산이 크게 하락했다.

특히 채권 시장은 사상 최악의 해를 보냈다. 초단기 채권을 제외하고 모든 채권이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장기 미국채의 손실이 심했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다던 물가연동채권(TIP)도 마찬가지로 크게 하락했다. 은행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을 위해 장기 채권 비중을 늘려왔는데, 이게 화근이 되어 지난 2023년 3월에는 SVB(실리콘밸리뱅크) 등 미국 은행의 연쇄 파산과 유럽의 대형 투자은행(IB) 크레디트 스위스마저 파산하며 UBS에 인수합병되었다.

은행 위기는 시중의 유동성을 빨아들여 신용경색을 불러오고 가계와 기업의 부채상환 압박을 통해 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 앞으로 일어날 금융위기(경제 위기)를 대비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연준과 각국 중앙은행, 그리고 미국과 유럽 정부는 신속하게 이번 은행 위기에 대응했다. 연준은 미국은행에 단기 유동성을 거의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재할인 창구(Discount Window) 대출과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을 통해 ‘최후의 대부자’를 자처했다.

유럽과 미국의 중앙은행은 통화스와프를 신속하게 확대하면서 미국의 무제한적인 유동성 제공이 유럽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게 조율하였다. 현재 연준이 진행하고 있는 ‘Not QE’(유사 양적완화)는 전통적인 QE와는 다르지만 연준이 지원하는 금융기관에 한해서는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2022년 1년 동안 줄어든 연준의 대차대조표의 2/3에 해당하는 자금을 신속하게 은행에 지원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제 긴축으로 인한 유동성 감소로 인한 위기는 미국의 대형 은행권에서는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기준금리 인상이 멈췄다. 이는 그동안 줄여왔던 유동성의 귀환을 의미한다.

 

| 미국 달러의 M2 통화량으로 알아보는 유동성

현시점에서 미국의 유동성이 과거 대비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해 미국의 M2 통화량 그래프를 분석해 보자.

 

미국의 전년 대비 M2 통화증가율. 미국은 1960년 이후로 역사상 M2 통화량이 전년 대비 줄어든 적이 없다. 위 그래프에서 M2 통화 증가율이 항상 양수였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코로나 위기로 M2는 전년 대비 26.8% 나 증가한 이후 2022년 금리 인상과 함께 사상 최초로 -0.88%가 되었다. © Fred

 

1) 전년 대비 M2 통화 증가율 전년 대비 M2 통화 증가율을 살펴보면 2022년이 역사적으로 특이한 해였다는 걸 알 수 있다. 1960년 이후 미국의 M2 통화량은 전년 대비 줄어든 적이 없다.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오일 쇼크, IT 버블,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모두 M2 통화량은 전년 대비 늘었다. (1970년대 인플레이션 시기에도 M2는 크게 늘었다는 것을 상기하자.)

IT 버블 이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직전 기간인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미국의 M2는 연평균 5.5% 증가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이후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장기간 지속하면서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당시 연준 의장인 벤 버닝키가 ‘헬리콥터 벤’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2008년부터 2020년 사이 M2는 연평균 6.0% 증가했고 2001년~2008년보다 연평균 0.5% 증가한 것에 그친다.

이후 코로나19 상황을 살펴보자. 코로나19는 스페인 독감 이후 100년 만에 발생한 전 세계적 팬데믹 위기로서 인구와 물자의 이동이 제한되고 국가 별로 지역 별로 락다운으로 심각하게 경기가 침체되었다. 이때 연준이 푼 유동성을 보면 2021년 2월 기준 M2가 전년 대비 26.8% 증가했는데, 시중에 풀린 달러의 1/3은 최근 1년 사이 새로 프린팅한 화폐라고 할 정도였다. 이는 달러의 화폐가치 하락에 따른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부르며,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을 크게 상승시켰다.

2022년은 M2 통화량이 처음으로 마이너스(-0.8%)가 된 해가 되었는데 불과 1년 전 +26.8%였던 것을 감안하면 달러 기축통화 역사상 전례 없는 M2 통화 증가율이 감소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속하던 자동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유동성 회수에 따른 부작용이 지난 3월 은행 위기로 나타난 것이다.

2023년 4월 기준 M2 통화 증가율은 -4.6%까지 하락하였다. 이제 대중들도 유동성 회수에 따른 긴축의 부작용을 체감하게 되고, 나스닥과 자산 시장에 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던 시절 나스닥 지수는 저점을 형성하고 반등하였다.

 

2) M2 통화량 누적 그래프 '주가는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른다'’라는 격언이 있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할 때 주가는 저점을 만들었고 나스닥 지수는 8개월째 상승을 이어 가고 있다. 분명 M2 통화 증가율은 역대급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은행 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도 여전하다. 이번 나스닥 지수의 반등을 일으킨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2020년~2021년 코로나19 저점 이후 나스닥 지수는 두 배 가까이 상승했는데, 이는 시중에 공급된 막대한 유동성의 힘이었다. 2022년 나스닥 지수는 30% 가까이 하락하였는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회수와 높은 주가가 하락의 이유였다. 역설적으로 2023년 나스닥 지수의 반등 역시 마찬가지로 유동성의 힘의 영향이 크다. 저평가된 주식을 상승시키기에 충분한 유동성이 아직 시장에 남아있었던 것이다.

 

미국의 M2 통화량 누적 그래프. 1960년 이후 감소 없이 증가하던 미국의 M2는 2001년 IT버블 이후 2008년 금융위기까지 연평균5%씩 증가하여 1.5배 증가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6% 증가하여 2020년까지 2배로 증가하였다. 코로나19 이후 가팔라진 M2 기울기와 역사상 첫 M2 감소를 유심히 살펴보자. © Fred

 

전년 대비 M2 증가율은 유례없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M2 통화량의 누적 그래프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2022년 유동성 회수로 인한 M2 감소를 합산해도 코로나 이후로 M2 연간 평균 증가율은 12%가 넘었는데 과거 닷컴 버블 이후(5.5%)나 금융위기 이후(6.0%)를 두배 차이로 넘어섰다. 따라서 누적된 M2 통화량은 단 1년 만에 코로나 직전보다 1.4배까지 수직 상승했다가 2022년부터 시작된 1년간의 긴축으로 1.3배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금융위기 이후 12년 동안 2배 상승한 것에 비하면 단 2년 만에 1.3배나 유동성이 증가한 상태인 것이다.

다시 말해 전년 대비 M2 증가율은 전례 없이 하락하고 있지만, 이미 풀린 막대한 유동성은 큰 차이 없이 그대로이며 금융위기 직후 보다 기간 대비 풀린 유동성이 훨씬 크다는 사실이다. 시장이 다시 한번 풀린 유동성에 대해 집중하게 될 때 이번 사이클의 버블의 막바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INSIGHT 현재 NASDAQ 100 지수에 대한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버블이라 보기 어렵다. 이제 겨우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서 상승추세를 만들고 있으며, 대중들의 관심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단계다. 단기적인 버블은 나스닥 지수가 전고점 근처까지 상승하거나 돌파하면서 대중들이 더 큰 상승을 기대하며 신규 자급을 유입시키는 시기일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버블이 이미 발생했고, 하이먼 민스키 모델 상으로 현재 '현실 부정' 단계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나스닥 종합지수의 전체 그래프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나스닥 버블에 대해서는 다음 지면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이 상승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장기 부채 사이클의 버블의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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