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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더 이상 인상되기 어려울 때

Summary

- 기준금리 고점을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기를 대비할 필요성

- 금리인상기에 저평가된 성장주, 미국채 등에 주목

- 특히 미국채는 경제 위기를 헤징 할 수 있는 강점이 있음

 

© iStock

 

청신호 켜진 기준금리 속도 조절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1월 30일 브루킹스 연구소가 주최한 연설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빠르면 12월에 완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한동안 제약적인 수준의 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 조기 완화 정책을 펴는 걸 경계하고 있다. 과거 1970년대의 실패를 교훈 삼은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은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진정될 만큼 장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2020년 1년 내내 올랐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에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1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299.7원에 장을 마쳤는데, 환율이 종가 기준 1,30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약 4개월 만의 일이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거란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그래프. 붉은색으로 표시된 구간(1955년~1980년)과 2020년 이후가 인플레이션 금리사이클을, 푸른색으로 표시된 구간(1980년~2020년)이 디플레이션 금리사이클을 보여준다. © fred.stlouisfed.org

 

1980년부터 무려 40년 동안 지속된 디플레이션 금리사이클 안에서 경제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여 위기를 벗어났다. 그리고 각각의 통화 사이클마다 금리 고점과 저점은 낮아져 왔다. 마침내 2008년 금융위기에서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라는 극단적인 머니 프린팅을 시작했고, 이번 2022년 코로나19 위기에서 더욱 심화됐다.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인플레이션이 2021년 중반부터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미중 무역 전쟁 같은 국제 질서의 변화와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갈등,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한 공급망 쇼크가 이어지면서다. 결국 2022년 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기준금리는 12월 1일 기준 4.0%로 2019년의 직전 기준금리 고점인 2.5%를 넘어서 인플레이션 금리사이클의 시작을 알렸다.

과거의 사례로 볼 때 한번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로 10년 이상 이런 추세가 지속되곤 했다. 이번에도 인플레이션 기준금리 사이클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코스톨라니 달걀을 통해 기준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2022년 12월 FOMC를 앞둔 지금은 금리고점(A)을 앞두고 있는 단계이다. 

 

기준금리 인하기를 대비하는 자세 기준금리 사이클에서 참고하면 2022년 12월 1일은 ‘금리고점(A)’의 단계에 근접해가고 있는 시점이다. 금리가 고점에 이르기 전까지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그리고 달러화 강세에 초점을 둔 전략이 유효했다. 지금부터는 앞으로 기준금리가 고점을 지난 후에 경제 위기로 인해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상황까지 고려한 투자를 선제적으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지난 1년간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기에서는 미국채의 가격이 하락하고 가치주보다 성장주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고점을 형성하면 이제부터 성장주와 미국채가 다시 저점에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순서가 있다. 기준금리가 고점이 되면 그 후에 경제 위기, 그리고 경제침체의 순서로 이어진다. 경제 위기 순간에는 모든 위험자산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달러와 미국채, 금 같은 안전자산만 하락을 면하거나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기준금리 고점을 앞둔 지금 시점에서는 그동안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격이 약세를 보였던 미국채와 금의 편입 비중을 늘리면, 경제 위기를 헤징하고 하락했던 가격이 반등하면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금 가장 저평가된 자산을 모으자 자산배분 투자자는 위험자산 주식, 안전자산 채권, 대체자산 금, 현금 같은 자산들을 비중에 맞춰 편입 후 패시브하게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 마켓타이밍을 알 수 없다는 전제하에 투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특정 자산이 약세를 보일 때도 포트폴리오에서 전량 매각하기보다는 일정 부분을 보유하면서 경제 사이클에 따라 투자하게 된다.

예를 들어 2011년 11월 이후 위험자산이 하락했다면, 당시에 많이 오른 위험자산을 일부 매도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에 위험자산을 일정 비중 편입해 운용하는 식이다. 정기적으로 예외 없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하면서 가격이 떨어진 자산을 오히려 더 매입하게 된다. 2022년에는 연준의 기록적인 빠른 금리인상과 유동성 회수로 인해 주식과 채권 모두 하락했는데, 이때 리밸런싱을 하게 되면 저가에 물량을 매집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저평가돼 있는 자산은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 그리고 주식 중에서 성장주의 하락이 가장 심했다. 안전자산인 채권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했고, 미국채 가격은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가 일어나기 직전 저점에 비교될 정도로 떨어졌다. 지금은 주식, 부동산, 가상자산 모두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현금(달러)과 일부 원자재 이외의 모든 자산이 하락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주식, 부동산, 채권 등 자산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너무 가파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긴축적 행보의 가장 큰 원인은 꺾이지 않는 물가상승률에 있다. 모두 불과 1년도 채 안 된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거꾸로 생각해 보자. 가파른 물가상승률과 금리인상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앞서 언급한 주식, 부동산, 채권 같은 자산들은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하락만 하는 것이 가능할까?

당연하게도 기준금리는 영원히 오르지 않는다. 물론 지금은 시장 참여자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투자를 하지 않는 일반 사람들도 기준금리 인상에 고통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투자자라면 금리인상기의 다음 구간인 기준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할 때 찾아오는 경제 충격과 이어지는 경기 침체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

이에 대한 자산배분 투자자의 대응책은 간단한 편이다. 지금 가격이 하락했지만 앞으로 상승할 수 있는 자산들을 저가에 매집하면 된다. 앞으로 상승 여력이 크면서 경제 위기 리스크도 헤징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주식, 채권, 부동산 중 앞으로 어떤 자산이 어떤 순서로 오르게 되는지 각자가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

 

미국채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 실물경제의 체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실업률과 GDP 성장률 같은 지표를 활용한다.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동시에 경제가 성장하는 데 지장을 받지 않는 중립금리를 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다가 어느 시점에는 더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수 없게 된다. 보통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경기 침체가 예상될 때 기준금리 인상을 멈춘다. 긴축의 정도가 약해진 이때, 자산 시장이 단기적으로 상승하면서 마지막 버블을 만들어낸다. 이후 시장에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경제 위기가 발생하고 중앙은행에서는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는 순이다. 통상 내리게 되는 25bp(0.25%)보다 높은 50bp(0.5%)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떨어뜨리는 것을 빅 컷(big cut)이라고 하는데,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빅 컷으로 인하하면 공식적으로 경제 위기와 경기 침체를 인정한 것으로 본다. 과거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도 이렇게 시작됐다.

 

미국채 10년물과 3개월물의 장단기 금리차. 마이너스가 되면 3개월물 미국채 금리가 10년물 미국채 금리보다 높다는 뜻이다. 미국채 10년물-3개월물 장단기 금리차는 미 연준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로 장단기 금리차가 음수가 되면 곧이어 여지없이 경제 위기(회색구간)가 일어났다. © fred.stlouisfed.org

 

연준(Fed)은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장단기 금리차는 곧이어 다가올 경제 위기와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다. 이번 경제는 과거와 달리 연착륙할 수 있을까? 역사는 우리에게 해답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 시장에서 저평가된 자산인 성장주, 미국채, 가상자산 같은 자산들은 향후 중앙은행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완화적 금리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기술주나 회사채, 미국채 모두 향후 기준금리가 더 내려가면 가격이 상승할 자산인 것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미국 기술주도 미국채 이외의 채권들도 가지지 못한 미국채만의 특징이 있다. 통상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나 코로나19 같은 경제 위기의 한가운데에 진입하는 시점에는 금리인상기에 가치가 높아졌던 가치주나 원자재는 물론이고 저평가 받았던 기술주나 채권들도 큰 하락을 하게 된다. 공포 심리가 가득한 시장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투매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채는 다르다.

경제 위기의 중심에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산이 바로 미국채인 셈이다. 미국채가 아닌 모든 채권들은 경제 위기 시 주식처럼 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 유동성 위기로 인한 신용 리스크와 디폴트 우려 때문이다. 미국채는 경제 위기의 한가운데를 지나 경제가 회복하는 시점인 기준금리 저점 전후 구간에도 상승할 수 있으므로 아직 경제 위기를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모든 채권이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직 미국채만 경제 위기를 헤징 할 수 있다. 자산배분 투자에서는 안전자산으로서 미국 장기 채권의 비중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전략이 유효한 편이다. 미국 국채는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할 수 있다.

다만 과거 40년과 다르게 지금부터는 기준금리가 추세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 금리사이클 안에 있으므로, 기준금리의 고점과 저점이 높아지면 미국채의 가격도 추세적으로 하락하거나 박스권 안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과거 40년 동안 미국채는 경제 위기를 헤징하며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이었지만,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경제 위기를 헤징하기 위한 단기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할 수 있다. 당분간 미국채의 가격은 전고점을 돌파하기보다는 반등하며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ETF를 통해 미국 국채에 손쉽게 투자하며 경제 위기의 신용리스크를 헤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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