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의사가 전하는 부작용 없는 ‘키토제닉 다이어트’ 방법

“저는 당뇨병 환자입니다. 당뇨병 환자로 지낸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저는 신장내과 의사입니다. 신장 기능을 잃고 투석치료를 하는 말기 신부전증 환자의 약 50%는 당뇨병에 의한 신장 합병증이 원인입니다. 신장내과 의사인 저는 지난 40년 가까운 의사 생활 동안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당뇨병 환자를 정말 많이 만났습니다. 제가 당뇨병 환자가 되기 전까지는 제 스스로가 당뇨병 환자가 될 가능성을 생각해 본 적도 없습니다. 환자들에게 이론적으로 식이요법과 약물치료 등을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직접 당뇨병 환자가 되고 보니, 이론만으로 가르치는 것을 환자가 실천하기는 참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하고 앞으로 발생할 합병증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서는 의사의 처방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또 ‘밥 몇 그램, 채소 몇 그램’과 같이 이론적으로 배우면 실천하기도 정말 어렵습니다. 스스로 10년 이상을 당뇨병 환자로 살면서 터득한 방법 중 탄수화물을 최소로 섭취하는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소개하려 합니다.

우리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그리고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이 필요합니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에너지를 유지하는 연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단백질과 지방은 세포를 만들고 근육을 유지하는 재료이고, 비타민이나 미네랄은 우리 몸의 세포가 새로 생기고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질입니다.

탄수화물이 연소되면 우리 몸에 에너지로 작용하고, 이때 부산물은 이산화탄소와 물입니다. 물은 소변으로 나가고 이산화탄소는 호흡을 통해 나가기 때문에 우리 몸에 부산물이 남지 않고 모두 사라집니다. 만일 탄수화물 섭취가 우리 몸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양보다 많으면 쓰고 남은 탄수화물은 모두 지방으로 변해서 간과 복부 지방으로 쌓입니다. 즉, 비만이 되는 것이죠. 탄수화물 섭취가 부족하면 체내에 쌓인 지방이 분해되면서 에너지를 내는데, 지방간을 개선하고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방이 분해되면 케톤체라는 부산물이 남습니다. 이 케톤체는 간에서 분해하고 소변으로도 나가는데, 만일 케톤체가 간에서 분해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으면 간 기능 장애, 혈액의 산성화, 신장기능 장애 등 여러 부작용이 생깁니다.

혈당을 올리는 주된 원인은 탄수화물 섭취입니다.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는 제한하면 혈액 중에 케톤체의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식사법입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를 늘려서 혈당을 낮게 유지하면 당뇨병의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고 혈당조절이 잘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지방간을 개선하고 체지방을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간 기능과 신장 기능을 저해하고 혈액을 산성으로 만드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장기간 계속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권장하는 건강한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체중 60kg의 성인은 탄수화물 500kcal로 제한(하루에 보리 혹은 현미밥 2공기에 해당)하고,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서 양념을 최소로 한 지방이 적은 고기, 계란, 두부, 생선과 채소를 충분히 드시는 방법입니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당분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필요한데, 양념에 들어 있는 당분(초고추장, 비빔 고추장, 멸치볶음, 불고기 양념, 탕수육, 초밥 등)을 피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과일은 당분이 매우 높아서 당뇨환자는 소량만 섭취하는 것이 좋고, 특히 키토제닉 다이어트 중에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은 키토제닉 다이어트와 16시간 간헐적 단식을 병행하는 다이어트의 예시입니다. (몸무게 60kg 기준)

1일차

아침: 생수 1L

점심: 달걀 후라이 1개+순두부+나물+밥 반 공기

저녁: 돼지고기 수육+쌈+보리밥

2일차

아침: 생수 1L

점심: 된장찌개+계란말이+흰밥 반 공기, 달지 않은 나물

저녁: 닭가슴살 구이+그린 샐러드

3일차

아침: 생수 1L

점심: 알리올리오 파스타+그린 샐러드

저녁: 북엇국+버섯볶음+보리밥 1공기

4일차

아침: 생수 1L

점심: 고등어 구이+흰밥 반 공기, 달지 않은 나물 반찬

저녁: 순두부 그라탕+ 그린 샐러드

5일차

아침: 생수 1L

점심: 비빔밥+달걀 후라이 1개+흰밥 반 공기, 고추장 양념은 최소로

저녁: 무설탕 닭갈비

6일차

아침: 생수 1L

점심: 치킨 샐러드+호밀 빵 1쪽

저녁: 두부 햄버거+그린 샐러드

7일차

아침: 생수 1L

점심: 미역국+흰밥+오징어데침+나물

저녁: 돼지고기 양배추 말이찜

간식: 견과류, 흰 우유, 방울토마토, 삶은(구운) 달걀, 당근, 샐러리, 브로콜리 등의 채소 도시락

글 = 하이닥 상담의사 박민선 원장 (내과 전문의)

박민선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전문가 대표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