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도 부르는 ‘달디단 밤양갱’…매출도 깜짝 놀랐다
‘밤양갱’ 인기에 해태 ‘연양갱’ 매출 ↑
윤영달 회장 “문화의 힘은 정말 대단”
군고구마·유자·홍삼 등 양갱류도 늘어
지난달 한국메세나협회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이 밤양갱을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뉴시스 제공] |
“요즘 아주 신난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이 지난달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메세나협회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밤양갱 노래의 덕을 많이 보고 있다”며 “문화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고 했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연양갱’은 과자라 불릴만한 제품이 전무했던 지난 1945년 탄생했다. 올해로 79살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연양갱의 지난해 누적 매출은 7800억원, 누적 판매량은 35억개를 돌파했다.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노래가 울려 퍼질 때마다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대표 양갱 제품이다.
서울 마포구의 4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중독성 있는 노래를 따라 부르면 연양갱이 떠오른다”며 “평소 자주 먹진 않았는데, 요즘엔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연양갱’을 장바구니에 담는다”고 말했다.
노래 ‘밤양갱’이 발매된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6일까지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연양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24에서는 78% 증가했다.
해태제과 ‘연양갱’ 제품 디자인의 변화 [해태제과 제공] |
밤양갱을 이용한 상품도 잇따르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 3월 가수 비비와 협업한 ‘밤양갱’을 기획상품으로 선보였다. 투썸플레이스는 최근 밤양갱을 이용한 라떼와 쉐이크를 신메뉴로 출시했다. 노란 밤양갱 덩어리를 음료 위에 얹었다.
노래 ‘밤양갱’ 인기에 힘입어 밤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료로 만든 양갱도 인기다. 알고 보면, 해태제과의 ‘연양갱’도 밤이 아닌 ‘팥앙금’으로 만든 제품이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컬리에서도 팥양갱을 비롯해 녹차 양갱, 흑임자 양갱, 유자 양갱, 군고구마 양갱, 홍삼 양갱을 판매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올해 2월 양갱 판매량은 전월 대비 82% 늘었다”며 “밤양갱이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였으나 팥양갱, 홍삼 양갱 등도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도 “지난해 10월 홍삼으로 만든 정관장 ‘홍삼 양갱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였는데, 출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 1만개가 모두 팔려 내부에서도 놀랐다”며 “홍삼 외에도 통팥, 대추, 구기자 등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당 제과점의 유자·군고구마·감·흑임자 양갱(왼쪽), 정관장 ‘홍삼 양갱 프리미엄’ [마켓컬리· 정관장 제공] |
양갱의 인기를 단순히 히트곡의 영향으로 한정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나의 ‘레트로(복고풍)’ 트랜드로 봐야한다는 분석이다. 컬리 관계자는 “양갱과 함께 개성주악, 크림떡 등으로 구성한 레트로 간식 기획전(4월 1~8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며 “양갱이 약과에 이어 새로운 ‘레트로 간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밤양갱의 인기는 옛날 간식들이 최근 젊은 층에게 트렌디한 메뉴로 재조명되는 흐름에서 봐야 한다”며 “특히 양갱류는 다양한 재료로 만들 수 있어 확장성이 높은 품목”이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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