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볶음에 좋은 ‘식용오일’ 따로 있다
올리브·포도씨·아마씨·아보카도 건강오일 각광…
‘슈퍼 오일’ 이라도 발열점 달라 식재료에 맞춰 사용을…
한국인의 식탁에는 유난히 기름에 ‘지지고 볶는’ 음식이 많다. 그간 식용유로는 콩이나 카놀라유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엔 보다 다양한 종류의 오일들이 등장해 식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식물성 오일은 버터와 마가린과 같은 고형의 포화지방을 대체할 수 있는 단일 불포화지방으로 건강에도 유익하다. 미국심장협회에서는 올리브 오일을 비롯한 다양한 오일을 포화지방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건강한 지방’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오일은 종류별로 사용법과 효능이 달라진다.
‘건강유’의 대명사, 올리브 오일
지중해 식단에 빠져서는 안 되는 올리브 오일은 최근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건강한 오일’로 떠올랐다.
올리브 오일을 구성하는 지방산의 주성분은 올레산이다. 오메가-9 지방산이 풍부한 올리브 오일은 혈관벽에서 지방을 제거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있다. 또한 올리브 오일에는 천연 항염증 성분이 풍부하다. 이 성분은 소염, 진통, 해열 작용을 하는 이부프로펜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와 유사한 효과를 낸다.
올리브 오일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올리브 오일의 인기로 일부 가정에서는 모든 요리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샐러드 드레싱이나 볶음 요리에 가장 적합하다. 콩기름이나 포도씨유 등 다른 식용유 종류(230~250℃)에 비해 발연점(190℃)이 낮아 고온에서 요리하는 튀김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올리브오일은 발연점을 넘어가면 벤조피렌이라는 발암물질이 나올 우려가 있다.
보존기간 긴 포도씨 오일
최근 가정에서 사용량이 늘고 있는 기름 중 하나는 포도씨 오일이다. 발연점이 250℃나 돼 활용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포도씨 오일은 포도씨를 압착해 만든 기름으로 불포화지방이 풍부하다. 포도씨 오일에 들어있는 항산화 성분인 카테킨은 기름의 산화를 막아줘 산패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 성분으로 인해 다른 기름보다 산패속도가 느려 장기보존할 수 있다.
포도씨 오일은 지방을 축적해 비만을 억제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국제식품과학영양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포도씨 오일은 체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지방축적을 억제하는 ‘토코트리에놀’성분이 다량 함유왜 있어 비만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메가-3 지방산의 보고’ 아마씨 오일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Alpha-linolenic acid)이 풍부한 아마씨 오일도 ‘건강유’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다. 심혈관 질환 예방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 영양성분 분석 사이트인 셀프 뉴트리션에 따르면 아마씨 오일 1스푼(14.3g)에는 무려 7196㎎의 오메가-3 지방산이 들어 있다. 또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의 리그난 성분이 풍부하다. 천연 에스트로겐 과일로 유명한 석류의 441배, 참깨의 45배에 달한다. 리그난 성분은 활성산소를 억제해 산화적 손상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영양 성분은 풍부하지만 아마씨 오일의 활용 범위는 많지 않다. 발연점이 낮아 쉽게 타기 때문이다. 튀김과 같은 높은 온도로 만들어지는 요리에는 적합하지 않고, 샐러드 드레싱이나 스무디에 첨가하거나 조리된 요리에 곁들이는 정도가 적당하다.
‘신흥강자’ 아보카도 오일
지난 몇 년 사이 전 세계 식품업계에서 ‘슈퍼푸드’로 떠오른 아보카도는 오일로도 인기가 높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강상 이점을 갖추면서도 올리브 오일과 달리 발연점(271℃)이 높아 영양소의 파괴없이 고온에 튀기는 요리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아보카도 오일 50㎖를 만들기 위해선 무려 20개 이상의 아보카도가 들어간다. 아보카도에는 단일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이 들어있어 우리 몸에서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에 도움이 된다.
다양한 요리에도 사용할 수 있지만, 아보카도 오일은 채소 볶음에 특히나 안성맞춤이다. 아보카도에 들어 있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비타민 A, D, E, K와 같은 지용성 영양소를 흡수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미국 영양학회지에 실린 연구에선 살사 소스에 아보카도 오일을 첨가하면 토마토에 함유된 항산화물질인 리코펜과 베타카로틴을 흡수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