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결혼 생활이 남자 빨리 죽게 한다” 과학적 근거 있다
[이미지=123rf]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불행한 결혼 생활이 남자를 더 빨리 죽게 한다?…과학적 근거 있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혼 생활을 하는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더 빨리 사망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라도 상호간 행복한 부부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23일 이스라엘 텔 아비브 대학 연구팀은 이스라엘 성인 남성 1만명에 대한 건강 및 사망 데이터를 약 30년간 연구한 결과, 불행한 결혼 생활이 사망 위험을 증가 시킨다는 분명한 상관관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결혼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결혼 생활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남성이 뇌졸중과 같은 뇌 혈관(CVA) 상태로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또는 흡연과 같은 비율의 ‘동맥 폐색’, ‘신체활동 부족’ 등으로 일찍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연구팀은 지난 32년간 이스라엘 남성 공무원 1만명을 추적 조사했다. 연구 초반에 이들의 결혼 만족도를 ▷매우 성공적 1점 ▷비교적 성공적 2점 ▷비교적 실패 3점 ▷매우 실패 4점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이후 최근까지 살펴본 결과 5736명 피실험자가 사망했고, 이 가운데 595명의 사인이 뇌졸중이었다. 특히 결혼 생활을 실패했다(4점)고 느끼는 남성의 뇌졸중 사망률이 성공적(1점)이라고 답한 남성보다 무려 69.2% 더 높았다.
[사진=123rf] |
연구진은 객관적 수치를 입증하기 위해 당뇨병, 고혈압, 과도한 BMI, 사회 경제적 상태와 같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에 기여하는 알려진 모든 위험 요소에 대한 통계 분석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남성의 뇌졸중을 제외한 사망률을 고려해도 결혼 생활이 불행하다 답한 남성의 사망률이 행복하다는 남성보다 19%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을 이끈 레브-아리(Lev-Ari) 박사는 “연구 결과 특히 5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남성들이 결혼 만족도에 더 높은 신체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나이가 많을수록 그 격차가 줄어드는 건, 오랜 시간을 보내며 배우자에 적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행복한 결혼 생활이 건강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0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행복한 결혼 생활은 우울증이나 불안을 줄일 수 있으며, 기혼자가 독신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국 버밍엄의 애스톤 메디컬 스쿨은 100만명을 대상으로 13년간 관련 연구를 진행한 결과 기혼자의 경우 독신보다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및 고 콜레스테롤과 같은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더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배우자가 있으면 균형잡힌 식사나 주기적인 영양제 복용을 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