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은 마음을 싣고?
[김국현의 만평줌] 제30화
명절 연휴의 교통체증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우리는 내려가고 또 올라온다. 아무리 힘든 일도 동기부여만 있으면 상관없다.
“엄마가 보고 싶어 할 거야.”처럼 동기부여는 외부의 시점에서 올 수도 있고, “엄마를 보면 정말 좋겠지.”처럼 내면에서 올라올 수도 있다. 아니면 “명절마다 내려가는 나는 정말 효자 효녀.”처럼 전지적 시점에서 올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의 귀소본능은 다면적으로 치밀하게 작용하기에, 고향이 멀고 고향길이 꽉 막혀도 이 과정은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시뻘건 후미등으로 가득 찬 고속도로에서 하늘을 보면 가끔은 하늘을 날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 날아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하지만 그것도 고향에 공항이 있어야 가능한 일.
그런데 이런 공상을 실현한 이들도 있다. 우선 이번 CES에서 시선을 끌었던 중국산 유인드론이 있다. 일반적인 드론을 포토샵으로 확대한 것 같은 모양새인데, 그래도 최대 100kg이 20분간 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은 헬리콥터이니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저렴하다고 해도 2억이 넘을 전망이다.
다른 식으로 공상을 실현한 이들도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의 학생들이 기네스 기록을 경신했다. 회전날개를 활용한 원격조작 항공기 중 적재 능력 부문. 6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8개의 드론을 이어 붙여, 61kg을 들어 올린 것. 다이어트 좀 한 후에 여러 대의 드론에 매달려 고향 땅에 사뿐히 내려앉으며 금의환향하면 동네의 자랑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체류시간은 겨우 30초 정도였으므로 당장은 역시 무리.
어쨌거나 극심한 차량정체 같은 제약 조건 속에서는 이와 같은 공상은 시간을 보내기에 유효하다.
사람이 탈 수 없다면 마음은 태워 보낼 수 있을까?
하다못해 택배 상자라도.
이도 저도 힘들면 동구 밖에서 드론을 먼저 보내는 정도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까치가 울면 좋은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했는데, 드론의 굉음이 반가움을 가져다줄지 모른다.
아, 공상이 지나쳤다. 아직은 도시의 경우 대부분이 비행제한 및 금지구역이고, 게다가 중량 있는 비행물체의 경우 항공청에 신고하고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인증을 받아야 한다. 어설픈 기술은 떠다니는 민폐일 뿐만 아니라 흉기로 돌변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기술도 제도도 마차 도로 위의 자동차 신세. 하지만 우리가 손주를 기다릴 무렵에는 드론 소리를 그리워할지도 모르겠다.
역시, 공상이 지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