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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by 지콜론북

책이 사는 집 : 도서관

Book Mountain

책이 사는 집 : 도서관

전통적 농장이 발전해 오던 외딴 도시에 투명 피라미드가 들어섰다. 네덜란드의 신흥도시 스피니케니세(Spijkenisse)의 공공 도서관 Book Mountain은 5층에 걸친 거대한 책장과 70,000여 권의 종이책과 80,000여 권의 전자책이 그 공간을 채우고 있다. 책으로 만들어진 이 거대한 산은 네덜란드의 건축 디자인 전문회사 MVRDV의 설계로 완성되었다. 현대건축과 도시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해 온 이들의 공공 도서관은 스피니케니세의 과거와 현재를 담고 있다.

책이 사는 집 : 도서관

‘Book Mountain’이라는 이름처럼 이도서관은 책으로 쌓은 산처럼 보인다. 5층으로 이루어진 책장은 480m 길이의 나선형 경로를 따라 늘어선 모습이 마치 산과 같다. 묵직한 덩어리로 느껴지는 이 산 형태의 공간은 책장뿐만 아니라 카운터, 인포메이션 데스크, 카페테리아, 강당, 회의실 등의 여러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도서관의 꼭대기에 위치한 카페테리아에서는 전면 유리창을 통해 주변 지역의 풍경과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도서관의 외관은 네덜란드의 전통적인 농장의 모습에서 기인한 것으로 벽돌과 유리로 구성되었다. 돔 형식으로 올려진 건물의 지붕으로 인해 도서관 전체는 투명한 피라미드로 보인다. 건물의 외관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띠고 있으며, 전체가 유리로 덮인 정면에서 내부의 산 이미지는 더욱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도서관이 자리한 스피케니세는 네덜란드의 전통 농업지역으로 최근 신도시로 급속히 성장한 곳이다. MVRDV는 전통적인 농장의 형태와 현대적 물질성을 강조한 설계를 통해 이 지역의 과거와 오늘날의 모습을 의미 있게 담아냈다.

 

당초 도서관 전체가 유리로 덮여 있다는 점에서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태양빛으로 인해 내부의 책들이 손상을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MVRDV는 도서관의 책들은 찢겨짐, 닳음, 혹은 물에 젖음, 대여로 벌어지는 다양한 파손으로 인해 그 수명이 평균 4년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태양빛에 의한 손상이 걱정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오히려 내부로 들어오는 햇빛으로 인해 독서를 하기에 더 없이 안락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도서관의 투명한 외관을 통해 드러나는 책으로 이루어진 산의 모습은 지역 주민들에게 독서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있다.

책이 사는 집 : 도서관
책이 사는 집 : 도서관

에디터 이지영

LiYuan Library

책이 사는 집 : 도서관

초야에 묻혀 책이나 읽었으면, 하는 생각은 도시인에겐 큰 사치다. 그러나 우리는 신체적 건강만큼 중요한 정신적 풍요와 정서 함양을 위해 자연으로 향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된다.

 

중국의 어느 변두리 마을에는 아름다운 도서관이 하나 있다. 초야에 묻혀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도서관의 외관 역시 최대한 자연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마을 사람들이 불을 떼는 데 사용하는 장작을 재료로 사용해 지역 주민들에게 더할 수 없이 친근한 느낌을 부여했다고 한다. 자연만큼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은 이 같은 명석하고 세심한 배려이다.

책이 사는 집 : 도서관

리위안 도서관(LiYuan Library)은 베이징 시내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변두리의 작은 마을 화이러우(Huairou)에 위치해 있다.

 

이 건물은 조용하고 명상적인 마을에 도서관과 독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도시 계획 측면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한편, 건축물을 통해 마을 근처의 자연적인 조경이 지닌 아름다움을 한껏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고안되었다. 이런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우리는 마을회관 안에 도서관을 만드는 대신 마을에서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근방의 산자락에 도서관 건설을 결정했다. 이 덕분에 책을 읽고 싶을 때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장엄하도록 아름다운 주변의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 도서관의 외관은 최대한 간결하게 표현하였다. 그 어떤 건축물을 짓더라도 자연의 아름다움에는 비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섬세한 건축 자재 선정과 건물 용적 결정을 통해 도서관이 자연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지역적인 특색에 맞는 건축 자재의 선정이 중요했다. 지역의 건축 자재 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목재 장작이 집집마다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장작을 일년 내내 모아 요리할 때 불을 떼는데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는 마을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이 목재를 사용해 주민들에게 친숙한 외양의 도서관을 건설하기로 했다.

책이 사는 집 : 도서관

간결하게 표현된 외부와 달리, 도서관 건물 내부에는 다양한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 내부에는 계단을 사용해 공간적인 다양성을 나타내고 약간의 높낮이 변화를 통해 각기 대조적인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생겨난 공간은 주변 자연 경관을 향하고 있으며 아늑한 비밀 공간 같은 역할을 한다. 또 도서관 전체에 창문을 설치해 자연광을 최대한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였다. 목재 외관이 햇빛의 강도를 조절할 뿐 아니라 건물 전체에 햇빛이 고르게 퍼지도록 해 독서에 적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책이 사는 집 : 도서관
책이 사는 집 : 도서관

에디터 유인경

 

* 나머지 13군데의 아름다운 도서관들은 <지콜론> 11월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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