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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한 운전에도 '롱런'" 전기차 대중화 가속기 '기아 EV4'

기아 첫 전기 세단 EV4, 직접 시승해봤습니다. 디자인 호불호는 갈리지만 주행거리 533km, 전비 7.3㎞/㎾h 기록까지…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 실속형 전기차가 나왔습니다.

[차알못시승기]

기아 첫 전기 세단…합리적 가격대에 주행거리 늘려

독특한 디자인에 넓은 내부 공간…EV 신규 시장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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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4./사진=백유진 기자 byj@

최근 기아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125만9000대로 잡았다. 지난해 공개했던 계획(160만대)보다 34만1000대 낮춘 수준이다. 이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예상보다 길어진 탓이다.


그럼에도 기아는 전기차 대중화 시대의 도래는 필연적이라고 보고, 전동화 전환을 핵심 목표로 하는 중장기 전략 'Plan S'를 지속 추진한다.


EV4는 Plan S를 현실화하기 위한 전략 차종 중 하나다. EV6, EV9, EV3에 이어 국내 시장에 선보인 네 번째 모델로, 기아의 첫 세단 전기차다. 


기아는 EV4를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해 선택의 폭을 넓히는 한편, 합리적인 가격대로 구매 허들을 낮춰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목표다. EV4의 가성비를 확인해보기 위해 경기도 하남에서 광주의 한 카페를 왕복 주행해봤다.

"액티브한 운전에도 '롱런'" 전기차 대중화 가속기 '기아 EV4'

기아 EV4 외관./영상=백유진 기자 byj@

기아 첫 '전기 세단'

"기하학적이다." EV4의 첫인상이다. 세단 특유의 매끈하게 흐르는 듯한 느낌보다는 이런 디자인 요소가 눈에 띄었다.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인 EV3와 비교해봐도 각진 느낌이 오히려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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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3(왼쪽), EV4(오른쪽)./사진=기아 제공

세단치고는 전고가 높은 편이라, 세단보다는 SUV 같은 느낌이 났다. EV4의 전장(자동차 길이)은 4730mm, 전폭(자동차 폭) 1860mm, 전고(자동차 높이) 1480mm다. EV3(전장 4300mm, 전폭 1850mm, 전고 1560mm)에 비하면 전고는 낮지만, 전장과 전폭은 더 길고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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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4 후면. 차체 양끝에 루프 스포일러가 달려있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차량 가장자리를 따라 위치한 수직 형상의 헤드램프도 EV3에 비해 위로 솟아오른 듯한 디자인이라 날카로운 인상을 줬다. 차체 양 끝에 배치된 '루프 스포일러' 또한 기하학적 느낌을 배가했다. 기존 세단에서는 볼 수 없던 디자인으로 공기 흐름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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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4 1열./사진=백유진 기자 byj@

시승 차량의 실내 디자인은 브라운 인테리어로, 에스프레소 브라운과 오닉스 블랙 투톤으로 구성돼 있었다. 1열에는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12.3인치 클러스터(계기판), 5인치 공조,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세 개의 화면이 연결돼 있어 깔끔한 느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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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으면 오른쪽 사진처럼 공조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옆으로 내려야 왼쪽 사진처럼 보인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다만 차량의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아무리 조정해도 공조 화면이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공조 온도, 풍량 등은 물리 버튼으로 돼 있어 운전 중 직관적으로 조작하기 편했지만, 정작 공조 상태를 화면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액티브한 운전에도 '롱런'" 전기차 대중화 가속기 '기아 EV4'

기아 EV4 회전형 암레스트./영상=백유진 기자 byj@

EV3에 세계 최초로 적용됐던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이 EV4에도 도입됐다. 1열 중앙에 위치한 테이블을 전방으로 120mm 확장할 수 있다. 여기 더해 EV4에는 기아 최초로 콘솔 암레스트를 2열을 향해 수평으로 열 수 있는 '회전형 암레스트'도 적용했다. 1, 2열 승객이 다 같이 차량에서 간단히 식사를 할 때 유용할 듯했다.


2열 공간은 165cm의 성인 여성이 앉았을 때 상당히 넉넉했고, 키가 더 큰 성인 남성도 무리 없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어 보였다.

"액티브한 운전에도 '롱런'" 전기차 대중화 가속기 '기아 EV4'

기아 EV4 내부./영상=백유진 기자 byj@

'서울~부산'도 걱정 없다

주행 감각은 전기차답게 부드러웠다. 기착지로 향할 때는 일반도로와 고속도로, 지방도를 거치며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는데,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시원하게 속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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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4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사진=백유진 기자 byj@

EV4의 가장 큰 장점은 '주행거리'에 있다. 이날 주행을 마친 뒤 전비(전기차 연비)는 하남에서 광주까지 약 36km 주행했을 때 5.6㎞/㎾h이 나왔다. 주행 가능 거리는 409km에서 372km로 37km 줄었다. EV4의 공식 전비인 5.8km/kWh(2WD 17인치 휠,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는 시승을 위해 다소 거친 운전과 조작을 반복한 결과다.


광주에서 하남으로 돌아오는 약 30km는 평소와 같이 주행했더니 전비가 7.3㎞/㎾h이 나왔다. 주행 가능 거리는 371km에서 354km로 17km밖에 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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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4 전비. 기착지로 향할 때 조작을 많이 하고 가속·감속을 반복하니 공식 전비보다 낮게 나왔다. 하지만 돌아올 때 전비에 신경쓰지 않고 평상시처럼 운전했더니 7.3㎞/㎾h이 나왔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EV4는 81.4kWh(킬로와트시)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과 58.3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스탠다드 모델로 나뉘는데, 롱레인지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33km(17인치 휠 및 산업부 인증 완료 기준)에 달한다. 이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다.


EV3의 경우 같은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의 주행거리(501km)보다 32km 길다. 58.3kWh 배터리를 탑재한 EV4 스탠다드 모델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82km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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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4의 트렁크는 동급 최대 수준인 490L다. 트렁크가 열리는 면적을 넓혀 적재 시 편의성과 활용성을 높였다고 한다./사진=백유진 기자 byj@

이는 공기역학적인 설계 덕분이라는 게 기아 측 설명이다. EV4의 공기저항계수는 0.23으로, 기아 차량 중 가장 우수한 공력성능을 갖췄다. 휠아치 후방의 곡률 형상을 다듬어 휠 주변의 공기흐름을 최적화했고, 냉각 유동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범퍼 일체형 액티브 에어 플랩을 탑재해 냉각 저항을 개선했다.


EV4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4192만원부터, 롱레인지 모델은 4629만원부터다. 아직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서울 기준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제 스탠다드 모델 3400만원대, 롱레인지 모델 38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디자인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가성비 좋은 입문형 전기차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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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4 운전석./사진=백유진 기자 byj@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백유진 기자 byj@biz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