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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by 지콜론북

당신의 디자인에 있어 위트란 어떤 것인가?

당신의 디자인에 있어 위트란 어떤 것

내가 사용하는 펜과 더불어

단 하나의 도구를 더 사용할 수 있다면,

나는 위트를 선택할 것이다.

- Craig Frazier

 

크레이그 프레지어는 조금 독특한 이력의 일러스트레이터이다. 1955년 미국의 군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18년 동안 디자인 활동을 해오며 그래픽디자이너로 성공했지만, 자신의 작업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뒤늦은 나이에 일러스트레이터로 전향했다.

 

굳은 결심과 운명 덕인지 그의 작업은 이내 '뉴욕 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 등 대형 신문사와 잡지사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성장한 그는 특히 시각적인 유희와 단순화된 이미지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작업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자 쓴 인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Trunklegs

당신의 디자인에 있어 위트란 어떤 것

오리온 캐피털 매니저스(Orion Capital Managers)의 애뉴얼 리포트에 사용된 이 표지 그림은 ‘안으로부터 바깥 보기’라는 모순어법을 구사하고 있다. 나무에 갇혀 숲을 바라본다는 모순적인 상황을 설정한 이 작품은, 안과 밖의 관계를 새롭게 제시해 준다.

 

크레이그 프레지어는 연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위트라고 생각한다. 그는 위트가 그림을 볼 때 보는 것 이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위트라고 믿는다. 인지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위트 있는 표현 방식과 생각은 그의 작업에 숨겨진 매력을 찾아내고 자유롭게 상상하게 만든다.

“즉각적인 관점에서, 우리는 위트를 재치와 유머라고 생각한다. 마치 바나나 껍질을 밟기 직전의 보행자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좀 더 나아가 보면, 위트는 시각적으로 수수께끼 같은 형태를 띰으로써 우리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탐구하게 만든다. 예컨대 사물을 그것이 속하지 않는 곳에 놓아 두거나, 그림자와 대상을 닮지 않은 형태로 그리고 우리가 예상하는 것을 모순되는 무언가로 대치시키곤 한다.”

Hosesteps

당신의 디자인에 있어 위트란 어떤 것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기사 ‘성장 위기와 그것을 벗어나는 방법’에 실린 일러스트레이션. 기사는 경제 성장의 가속화 속에서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다가 난관에 봉착한 경영진의 ‘성공의 덫’을 다루고 있다. 그림의 인물은 호스로 계단을 만들어 울타리 꼭대기까지 물을 긷는 동시에 울타리 바깥의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이미 가지고 있던 도구를 색다르게 사용하여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해결책을 시각적인 유희로 제시하는 그림이다.

Underwater

당신의 디자인에 있어 위트란 어떤 것

혁신을 표방하는 컨설팅 업체를 위한 일러스트레이션.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혁신이라는 단어를 바다를 뒤집는 뱃사공으로 신선하게 풀어냈다. 혁신은 비밀스러운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눈 앞의 상황에 집중하면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즉, 그에게 있어 위트는 단지 재미있는 무엇이 아니라 호기심을 일으키고 고민하게 만드는 퍼즐이다. 실제 우리가 그의 작업에 공감하는 것도, 아이러니하지만 그의 표현이 예측하거나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는 그림의 내용이 난해해 질수록 보다 위트 있는 작업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림의 존재 이유는 이처럼 글로 구현할 수 없는 독특한 표현과 감성을 보여 주는 데 있지 않을까. 어쩌면 위트란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아니라 호기심을 가지고 퍼즐을 풀듯 보는 이의 예상을 깨고 불확신을 심어 주는 것에서 출발하는지도 모른다. 분명하지 않게 하기, 이것이 그의 작업이 널리 사랑받고 미소를 짓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Sharpen Up

당신의 디자인에 있어 위트란 어떤 것

연필깎이에서 나오는 부스러기처럼 연필 자체가 납작하게 말려 나온다. 일상적인 사물의 기능을 조금 다르게 바라봄으로써 의외의 결과를 끌어낸다. 검은 양복의 구경꾼이 더해져 신비감과 흥미를 더하고 있다.

 

**글의 전문은 '위트 그리고 디자인'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글_강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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