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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드래프트 현장…끝내 불리지 않은 원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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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신인 드래프트 처음부터 끝까지 본 거 처음이야


난생 언제 어디서 하는지도 몰랐던 그 행사. 그저 시즌 시작 후 합류한 ‘신인’의 등장으로 짐작해 본 그 행사 말이죠. 우리 팀을 이끌어가는 프론트와 몇몇 강성팬들만의 행사로 치부했던 드래프트에 온갖 관심이 쏠린 건데요.


다름 아닌 내 새끼가 저 자리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길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상으로 키운 내 새끼, 바로 최강 몬스터즈 영건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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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최강야구’는 현재 시즌2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시즌1을 포함해 총 58회가 방영됐습니다. 은퇴 선수들과 프로지명에 실패했거나, 혹은 이를 기다리고 있는 영건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죠. 시즌1에서는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 동의대 포수 윤준호, 단국대 내야수 류현인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의 드래프트 참여 모습도 그대로 방송에 전파를 탔고, 당시에도 드래프트 생방송에 많은 인원이 몰렸는데요. 윤준호는 49순위로 5라운드에 두산 베어스에 지명됐고, 류현인은 70순위로 7라운드에 KT 위즈에 지명됐죠. 윤준호와 류현인의 지명 소식의 두 사람과 부모님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눈물을 흘렸는데요. 고생하고 노력한 만큼 보답 받는 것 같은 왠지 모를 뭉클함과 다행이라는 안심까지 겹친 그야말로 기쁨의 눈물이었습니다.


이 모습은 시즌2에서도 반복됐는데요. 시즌1을 뛰어넘는 인기를 보여주듯 드래프트 소식은 더 뜨거워졌죠. 이번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는 최강 몬스터즈 영건 4인이 참여했는데요. 황영묵(연천 미라클), 정현수(송원대), 원성준(성균관대)와 아직은 알바생 신분인 고영우(성균관대)였습니다.


14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열린 드래프트 현장에는 황영묵과 정현수가 초대받았고, 원성준과 고영우는 성균관대 기숙사에서 드래프트 생방송을 지켜봤는데요. 이 순간을 수많은 몬스터즈 서포터즈 ‘부스터즈’도 함께했습니다. 난생처음 드래프트 행사를 처음부터 지켜본 이들은 “드래프트가 이렇게 흘러가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죠.


한명 한명씩 이름이 불리자 영건들의 소속 대학 앞글자와 비슷한 발음이 나올 때마다 심장이 덜컹거렸는데요. 5라운드와 7라운드에 이름이 불렸던 지난 시즌과 달리 ‘내 새끼’의 이름은 이르게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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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라운드 13순위에 정현수가, 4라운드 31순위에 황영묵·39순위에 고영우가 지명됐는데요. 빨리 들려온 기쁜 소식에 이들의 기대감은 더해갔습니다. 4인방 모두 프로에 지명받는 경사를 말이죠. 하지만 5, 6, 7라운드를 거쳐 11라운드에 다다를 때까지 성균관대도 원성준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는데요. 최강야구 관련 커뮤니티에선 “우리 성준이 불러달라”, “하 진짜 드라마 쓰려고 이러는 거죠?”, “숨이 막혀요”라는 반응들이 쏟아졌죠. 11라운드에 성균관대가 불리며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다음 따라오는 이름은 원성준이 아니었습니다.


18일 방송분에서 나온 드래프트 비하인드에서 원성준도 그를 찍고 있는 카메라와 스태프도, 현장에 나가 있는 두 사람도, 같은 기숙사에서 지켜본 고영우도, 생방송으로 지켜본 선배들도, 시청자들도 그저 할 말을 잃었는데요.


덤덤해 보이던 원성준도 이후 등장한 부모님의 모습에 눈물을 터트렸습니다. 원성준의 어머니는 원성준을 보자마자 오열했죠. 기대가 컸던 만큼 이들에게 닥친 결과는 아쉬움을 넘어 실망으로 가득했습니다. 어머니는 그간 고생한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집에 가자”라고 말했는데요. 원성준 또한 어머니의 말에 눈물을 참지 못하고 “후회 없어”라고 답했죠.


부둥켜안는 모자의 모습에 더 격한 눈물을 흘린 건 시청자들이었는데요. 생방송으로 이를 지켜본 뒤라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쏟아지는 이 액체를 어찌할 수 없었죠. 예상하고 준비했던 티슈를 다 써버린 뒤에도 이 슬픔은 끝나지 않았는데요. 다행히 비하인드 마지막에 원성준이 모 구단의 테스트 제의를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며 모두의 마음을 안심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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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당일 방송과 뉴스에서도 드래프트 소식이 보도됐는데요. 대부분 1라운드 1순위 지명자인 충암고 황준서를 포함해 각 팀 첫 번째 지명자에 대한 소식이었죠. 이들의 고교 시절 기록과 당찬 포부, 기뻐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고교 졸업 예정자 782명과 대학 졸업 예정자 296명(얼리드래프트 41명 포함),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기타 5명 등 모두 1083명이 지원했는데요. 이 중 10%에 해당하는 단 110명이 프로 지명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 지명자들로만 기억됐던 드래프트의 또 다른 모습을 마주했는데요.


정말 냉정한 프로의 세계였죠. 매번 프로 지명자들의 밝은 웃음으로만 알고 있었던 드래프트였는데… 그 뒤로는 약 1000명의 눈물이 가득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들도 프로 지명을 위해 초, 중, 고, 혹은 대학교까지 야구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지만, 프로 유니폼은 허락되지 않았는데요. ‘최강야구’라는 인기 프로그램의 덕을 본 원성준과 달리 어느 곳에서도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그저 사라진 선수들도 가득하다는 것을요


설사 프로에 지명이 됐다고 하더라도, 심지어 상위권에 지명이 됐다고 하더라도 바로 1군 프로 무대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것도 아닌데요. 프로에 지명받고도 방출당하는 선수들도, 1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도 수두룩하죠.


실제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됐던 선수들도 비슷한데요. 1군에 데뷔하고 출전한 선수들은 정말 소수 정도죠. 1군 무대를 밟았다 하더라도 2군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더 많은데요. 1라운드 1순위 지명자인 한화 이글스 투스 김서현 또한 1군에서 20경기 22⅓이닝을 뛰었지만, 5월 말부터 밸런스 문제를 겪으면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2군 경기에 출전 중이죠. 하지만 2군 경기조차 그 기록이 없는 선수가 더 많고요. 출전 기회가 없자 프로 대신 대학 진학을 꾀한 선수들도 있습니다.


앞선 드래프트에서도 입단 1년 만에 은퇴 또는 방출되기도 하고, 부상을 당해 재활에 들어간 일도 있죠. 프로에 올라간 것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김성근 감독의 말이 정말 그대로인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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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모습을 바로 ‘최강야구’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최강 몬스터즈’는 프로 2군 선수들뿐 아니라 고교 선수들, 대학교 선수들 또 독립리그 선수들과 경기를 펼칩니다. 이 과정에서 훗날 대한민국을 대표할 선수를 발견하기도 하고, 비록 프로에 지명되진 못했지만,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키워가는 선수들의 투지를 엿볼 수 있었는데요.


실제 이번 드래프트에서 너무도 익숙한 이름들에 같이 손뼉을 친 이유도, 대부분 ‘최강야구’를 통해 한 번씩 마주한 이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 저 선수 잘했어”, “역시 몬스터즈와 붙을 때도 눈에 딱 들어왔었다”라는 반응이 이어졌죠.


경복고 편에서 김성근 감독의 단독 지도를 받았던 임종성 선수 또한 3라운드 두산 베어스에 지명됐는데요. 진지하게 김성근 감독의 지도에 임하며 노력했던 모습이 박힌 터라 시청자들 또한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아마 선수들 또한 야구에 대한 진심은 여느 프로선수 못지않을 텐데요. 그들의 땀방울을 가까이서 지켜보게 해준 ‘최강야구’가 아마 야구 발전을 위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죠.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러다가 모든 아마 선수들이 모두 ‘내 새끼’가 될 것 같다는 무시무시한(?) 예상까지 나오는 수준인데요. 이들 모두의 꿈을 방구석에서나마 크게 응원해 봅니다.


[이투데이/기정아 기자 ( kk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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