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턴 스포츠 칸 "진짜 픽업이 나타났다"
“제대로 만든 픽업이네, 이 차 얼마에요?”
렉스턴 스포츠 칸을 북한강 주변 카페에 세워 놓으니 주변에서 질문이 빗발쳤다. 차량을 보고 다가온 40대 남성은 널찍한 적재함이 마음에 든다며 차량에 큰 관심을 보였다. 도로에서나 주차장에서나 시승 내내 남다른 존재감을 나타냈다.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
쌍용자동차가 렉스턴 스포츠 칸을 내놓고 새해 자동차 시장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4만2000여대가 팔리며 인기를 입증한 렉스턴 스포츠를 기반으로 새롭게 선보인 렉스턴 스포츠 칸은 적재함을 넓혀 활용성을 강조한 업그레이드 모델이다.
차명 칸(KHAN)은 역사상 가장 광대한 영역을 경영했던 몽골 제국 군주 이름을 빌려왔다. 렉스턴 스포츠 칸을 타고 서울 양재동에서 춘천 소남이섬까지 약 100km 구간을 달렸다. 시승을 통해 확인한 렉스턴 스포츠 칸은 길어진 차체에도 안락한 승차감과 매끄러운 주행 감각이 인상적이었다.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
시승에 앞서 외관을 살폈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와 비슷한 외모를 지녔지만 길이를 310㎜ 늘였다. 전장은 5405㎜, 전폭은 1950㎜, 전고는 1855㎜에 달한다. 축간거리는 3210㎜ 수준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 최대 강점은 데크로 불리는 적재함이다. 길어진 전장을 바탕으로 데크 용량이 1262ℓ로 기존보다 24.8% 늘어났다. 최대 적재량은 파워 리프 서스펜션 모델 700㎏,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 모델 500㎏이다.
단순히 길이를 늘인 롱바디 모델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기존보다 길어진 데크가 차체에 잘 어울린다. 진정한 픽업다운 면모를 갖춘 듯한 비율이다. 차체가 길어진 점 외에 전면 그릴을 세로 형상으로 바꿨고, 후면에 칸 엠블럼을 장착한 것도 차별점이다.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헤드램프. |
먼저 춘천으로 출발할 때는 파워 리프 서스펜션 모델을 타봤다. 주로 상용차에 장착되는 판 스프링 방식을 적용, 적재 용량을 500㎏에서 700㎏까지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쌍용차는 전문적인 장비를 싣고 레저 활동을 즐기려는 고객을 타깃으로 삼는다.
파워 리프 서스펜션 모델이 승차감이 좋지 않을 것이란 편견은 시승과 동시에 깨졌다. 단단한 서스펜션은 승차감도 해치지 않으면서 요철을 적당히 걸러줬다. 차선을 다소 과격하게 바꿔봐도 흔들림이 적었다.
스티어링 휠은 다소 유격이 있었지만 비교적 정확하게 차체를 움직였다. 저속에선 다소 가볍고 고속으로 갈수록 묵직해지는 설정이다. 도심에서 고속도로 주행까지 불안감보다는 안정감이 크게 느껴졌다.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
서울로 돌아올 때는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 모델로 차량을 옮겼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와 동일한 서스펜션을 탑재한 모델이다. 앞서 시승한 파워 리프 서스펜션보다 노면을 세심하게 걸러줘 한결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여준다. 레저용으로 활용도가 높은 고객이라면 파워 리프, 도심 출퇴근 주행이 많은 고객이라면 다이내믹 5링크가 더 어울린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이미 검증을 마친 기존 G4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와 동일한 구성이다. LET 2.2ℓ 디젤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은 181마력, 최대토크는 42.8㎏·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은 2060~2185㎏으로 기존보다 70~80㎏가량 늘었다.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적재함. |
가속력은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무난하고 매끄럽게 가속을 진행한다. 다만 차체가 커지고 무게가 늘어난 만큼 급가속 성능은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차량 성격을 고려하면 과격한 주행보다 부드러운 주행이 어울린다.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도 적어 만족스럽다.
연비는 기존 렉스턴 스포츠와 큰 차이가 없었다. 복합 공인 연비는 ℓ당 9.7~10.0㎞이다. 실제 시승 당일 도심 구간에서는 ℓ당 7~8㎞, 고속도로에서는 ℓ당 10~11㎞ 수준으로 공인 연비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차체 크기나 중량 때문에 도심 연비는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 실내. |
가격은 파워 리프 서스펜션 모델 2838만~3071만원,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 모델 2986만~3367만원이다. 국내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3500만~4500만원에 판매되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도 높다고 볼 수 있다.
독보적 캐릭터를 구축한 렉스턴 스포츠 칸은 레저용은 물론 소상공인 비즈니스용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당분간 이 시장에서 특별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새해 렉스턴 스포츠 칸 성공이 기대되는 이유다.
춘천=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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