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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by 이데일리

"2억짜리 골프채 들고 라운딩"..퍼터계의 에르메스

퍼터의 전설 '스카티카메론' 소장 열풍

수제 프리미엄 퍼터, 양산형 제품가 100배↑

타이거 우즈 원픽..PGA프로 60% 이상 사용

정용진 부회장 美 갤러리 방문..BTS 뷔도 구매

“골프장에 에르메스·샤넬이 출시하는 한정판 제품을 가지고 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스카티 카메론은 소장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하나의 감성이자 자기표현의 수단이죠.”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퍼터로 알려진 ‘스카티 카메론’ 퍼터 인기가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검증된 프리미엄 퍼터를 소유하려는 사람이 늘면서다.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한정판·주문제작형 퍼터 가격이 양산형 제품 가격 대비 최대 100배까지 벌어지는 과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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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티 카메론 퍼터. 왼쪽부터 SSS 타임리스 핸드스탬핑, SSS 타임리스 체리닷, GSS 브론즈 웰디드 제품. (사진=백주아 기자)

27일 이베이·아마존 등 온라인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스카티 카메론의 프리미엄 라인 ‘GSS 뉴포트 2 퍼터’는 평균 4만달러(한화 약 53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일반 양산형 뉴포트 2 제품 판매 가격의 100배가 넘는 수준이다.


퍼터의 전설로 불리는 스카티 카메론은 1992년 자신의 이름을 따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듬해 베른하르트 랑거가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명성을 얻게 된 그는 1994년 타이틀리스트와 독점 계약을 맺은 후 30년째 명품 퍼터의 역사를 쓰고 있다.


카메론이 제작한 퍼터는 크게 타이틀리스트를 통해 판매되는 양산형 모델과 스카티 카메론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는 투어 모델 등 두 가지로 나뉜다. 투어 모델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일명 ‘서클티’는 동그라미 속에 투어의 약자 ‘T’자를 넣어 ‘투어 선수용(Tour use Only)’을 뜻하는 각인 형태로 제작된 퍼터를 말한다.


카메론이 소재 선택(카본·SSS·GSS)부터 디자인, 스탬프, 마감까지 수작업해 투어 프로골퍼 대상으로 제공하지만 극소수의 수집가를 위한 제품도 이따금 만드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별히 제작된 제품 가격은 2억원을 호가한다.


스카티 카메론 프리미엄 퍼터는 공식적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갤러리, 일본 도쿄 갤러리 단 2곳에서만 판매된다. 즉 국내 유통 중인 퍼터는 두 곳에서 판매된 이후 프리미엄이 붙어 재판매된 제품인 만큼 유통 가격에 마진이 추가로 붙는다.


높은 가격에도 골프 마니아들이 스카티 카메론에 열광하는 이유는 퍼포먼스 측면에서 검증된 클럽이어서다. 스카티 카메론이 지난 1999년 출시한 ‘GSS 뉴포트 2 퍼터’는 타이거 우즈의 인생 퍼터로 불린다. 우즈는 이 퍼터로 1997년 마스터스를 제외하고 15번 대회 중 14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앞서 우즈가 2005년 전후 사용했던 뉴포트 2 예비용 퍼터는 지난 9월 미국 경매에서 32만8577달러(약 4억3900만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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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티카메론, 2022년 세계 대회 79개 경기 승리. (사진=스카티카메론 공식 홈페이지 캡처)

실제 스카티 카메론 퍼터를 사용해 메이저 대회에서 승리한 선수는 수백 명에 이른다. 스카티 카메론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4년간 스카티 카메론 퍼터를 사용한 선수 중 미국프로골프(PGA) 우승은 67명이며 이 중 메이저 대회 우승은 9명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PGA 투어 선수 중 스카티 카메론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는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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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15일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스카티카메론과 함께’란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명인들 사이에서도 스카티 카메론 제품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미국 출장길에 스카티 카메론을 직접 만난 사진을 인증했다. 연예인 골프광으로 소문난 방탄소년단(BTS) 뷔도 스카티 카메론 퍼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골프채..수집욕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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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골프트렌드2018 매장에 전시된 스카티 카메론 특별 제작 제품. 이 제품은 스카티 카메론이 지난 2008년 손수 제작해 소장가에게 선물한 GSS 트위스트넥 티파니 스템핑 제품으로 손잡이는 악어 가죽으로 제작됐다. 제품 가격은 2억원을 호가한다. (사진=백주아 기자)

특히 수집가들이 꼽는 스카티 카메론 브랜드의 가장 큰 매력은 ‘세상에 하나뿐인 유일한(One and Only)’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에서 스카티 카메론 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조정호 씨는 “수작업으로 스탬프 종류나 찍힌 방향 조금씩 변화를 줘 완벽하게 동일한 퍼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이라며 “수집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택하거나 비치 라인, 웰디드 넥, 트위스트 넥 등 퍼터의 한 가지 특징을 선택해 수집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타이틀리스트는 지난 17일 스카티 카메론의 21번째 한정판 ‘마이걸 퍼터’ 컬렉션을 출시했다. 마이걸은 딸의 성장 과정을 통해 얻은 예술적 감성과 영감을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표현, 전 세계 수많은 골프 팬들에게 인정받아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 출시된 수량은 전 세계 1500개 한정으로 국내에는 약 20~30개 제품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높은 희소성에 비정상적 가격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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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 5층에서 ‘더 퍼터 쇼’를 주제로 서정복씨가 수집한 스카티카메론 퍼터와 용품 전시를 했다. (사진=서정복 씨 제공)

최근 국내 골프 수요가 늘면서 스카티 카메론 퍼터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졌다. 실제 미국과 일본 현지에서는 스카티 카메론 퍼터 구매를 위해 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는 ‘오픈런’이 일반화됐다는 반응이 공통적으로 나온다. 국내 샤넬·롤렉스 오픈런처럼 운이 좋아야 겨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문 제작을 통한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1년~2년까지 대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 셧다운 등 여파로 공급이 줄면서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18년째 골프를 치고 있는 신모(43)씨는 “소위 ‘장비빨’을 세우려는 골프광들이 이것저것 바꿔보다가 최후에 찾는 채는 결국 퍼터”라며 “고급 퍼터 브랜드가 많지만 최종적으로는 스카티 카메론 제품으로 귀결된다. 5년 전 500만원에 산 퍼터가 1200만원에, 100만원에 샀던 스탠드 백도 800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퍼터 전문 블로그 ‘하늘과 땅’ 운영자 서정복(54) 씨는 “우승 기념 퍼터, 마이걸 등 카메론 퍼터에는 이야기가 있고 수집가들은 그걸 중심에 두고 소장을 하는데 코로나19 이후 가격이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폭등한 게 사실”이라며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도 있지만 진정한 수집가들은 요즘 같은 시기에 제품을 구매하거나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씨는 20년 넘게 스카티 카메론 제품을 200여개를 모은 수집가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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