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소녀상 발로 찬 日우익에 항의 시위…"할머니 모욕한 행동, 용납 못 해"
일본의 우익 인사가 대만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을 발로 찬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만 국민당과 시민단체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7일 일본 ‘위안부 진상 국민운동 조직’ 대표 후지이 미쓰히코 등 우익 인사는 대만 남부 타이난시 국민당 당사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에 발길질을 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이들은 대만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만행을 저질렀다.
이 사실은 인근에 있던 시민이 촬영해 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대만 전역에 퍼졌고 항의 시위로 이어졌다.
대만 국민당 타이난시의회 의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 100여명은 지난 10일 타이베이에 위치한 일본대만교류협회 건물 앞에서 후지이의 추방과 함께 일본 대표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대만 정부에 후지이가 공식적인 사과를 할때까지 출국을 금지하고, 일본 정부에도 공식 사과를 촉구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시위대는 협회 건물에 계란을 던지고 건물 입구에 페인트를 칠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원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국민당 측은 “(일본의) 성노예가 된 우리 할머니들을 모욕하고 대만인들의 존엄성을 짓밟은 행동”이라며 “용납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후지이는 “장시간 이동으로 못이 뻣뻣해져 스트레칭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대만 위안부 동상은 대만의 인권단체인 ‘타이난시 위안부 인권 평등 촉진협회’의 주최로 지난달 14일 타이난시 국민당 지부 부지에 건립됐다.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