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
[日 경제보복 파문] 文대통령, 청년창업 투자 당부
孫, 재계총수-벤처 1세대와 회동… 이재용과 한차 이동, 30분 넘게 대화
기업인들과 AI분야 협력 논의… 日제재 관련 “많은 얘기 나눴다”
손정의 회장은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별도의 만찬 자리를 가졌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4일 오후 6시 55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글로벌 정보기술(IT)의 ‘큰손’으로 통하는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 회장이 벤츠에서 내려 안으로 이동했다. 손 회장이 머물던 시내 호텔로 이 부회장이 찾아가 만찬 장소까지 이동하면서 약 30분 이상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도 서둘러 만찬 장소로 향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자동차, 전자, 정보기술(IT) 기업인 간의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번 회동은 이 부회장이 손 회장의 요청에 따라 직접 기업인들에게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손 회장과 기업인의 만남은 오후 9시 30분까지 2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이날 손 회장과 기업인들은 인공지능(AI)관련 협업뿐 아니라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AI 협업 늘리는가’ ‘함께 투자하는 것인가’란 대답에 “맞다(Yes)”고 답했다. 이어 ‘올해가 될 것인가’란 질문에는 “그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 제재 관련 조언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1시간 이상 만찬이 길어질 정도로 젊은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손 회장에게 “혁신 벤처 창업가들은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젊은 창업가에게 투자해달라”고 당부했고, 손 회장은 “I will(그렇게 하겠다)”이라고 화답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앞서 손 회장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서도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났을 때에는 “첫째도 브로드밴드, 둘째도 브로드밴드, 셋째도 브로드밴드”라며 초고속 인터넷 투자를 제안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내 젊은 창업가에 대한 투자와 세계시장 진출 및 AI 전문인력 양성 지원을 당부했고, 손 회장은 “I will(그렇게 하겠다)”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도형·문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