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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가는 왜 고대 운동 공간을 만들었나?

‘운동은 소통이다!’ 그 신념을 야심 차게 실현한독특한 그의 운동장.

1985년생, 명상 교육 컨설팅 기업 ‘바마움’ 대표

1985년생, 명상 교육 컨설팅 기업 ‘바마움’ 대표

어떤 운동이든 본인이 재미를 느껴야 한다.

재미가 없다면 운동할 이유를 못 찾고 결국에는 포기하고 만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한다.

수다를 떨고 함께 땀 흘리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은 언제든 환영이다.

공간을 독특하게 꾸미고 도구를 다양하게 비치한 건

최대한 많은 사람이 재미있게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힘의 집’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는?

이곳에서는 고대 운동 ‘주르카네(Zurkhaneh)’를 한다. 이란어인 주르카네를 한글로 번역한 것이 ‘힘의 집’이다. ‘주르’는 힘이고 ‘카네’는 집이다. 나는 2015년 이 운동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고대 운동은 무엇인가?

고대 운동은 말 그대로 그 역사가 기원전인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운동을 말한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했던 수렵, 채집, 전투같은 원형적 움직임과 도구를 기반으로 한다. 그중에서도 ‘방망이 휘두르기’는 인류의 직립보행과 궤를 같이할 정도로 인류학적으로 대단한 가치를 지닌 원형적 움직임이다. 인류 최초의 무기인 돌도끼도 휘두르기 운동인 셈이다. 고대 운동의 기원을 콕 집어 어디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인종, 민족, 문화라는 경계를 넘어 세계 어딜 가더라도 방망이 형태의 무기를 휘두르고 훈련했다는 역사적 기록이 발견되니까.

고대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몸이 너무 보잘것없었다. 비쩍 마른 데다 거북목에 배까지 나왔다. 피부도 안 좋았고. 운동이 필요했다. 건강해지기 위한 운동 방법을 계속해서 찾았지만 헬스 같은 일반적인 운동은 성에 안 찼다. 좀 더 본질적인 운동을 원했다. 파고들다 보니 케틀벨을 접하게 됐고, 선수로서 그 기원을 탐구하다 ‘페르시아 운동 문화’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공부해 보니 같은 문화권에 있는 주르카네야말로 내가 찾던 운동의 본질을 다루고 있었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이미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있었다.


고대 운동을 해보니 몸에 어떤 변화가 있던가?

몸의 기능적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거북목도 고쳤고, 체형도 건장하게 바뀌었다.

일주일에 이곳에 며칠이나 오나?

여긴 내 집이다. 책장 뒤에 비밀 공간이 있는데, 거기가 내 침실이다. 운동은 일주일에 4일 한다. 모름지기 운동은 같이 해야 제맛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료들을 모아 함께 한다. 운동 시작 20~30분 전에 보통 차를 마시거나 가볍게 담소를 나누고, 본운동을 한 뒤 다시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차를 마신다. 결국 운동을 위해 총 3시간 정도를 이곳에 머무른다.


집이라니, 놀랍다. 운동만 하는 공간이 아닌가?

잘 보면 주방, 거실도 있다. 단순히 운동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주르카네의 고장 이란에서는 가문 대대로 주르카네를 운영하는 곳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도 이곳을 함께 향유하는 동료들에게 소속감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공간 중앙에는 운동장을, 가장자리에는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했다. 커뮤니티 공간에서는 차를 마시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다. 다른 이들이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이런 구조는 실제 주르카네 운동장과도 같다.

‘나’만의 공간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쓰고 있는 건가?

그렇다. 그래서 거실에는 피아노, 스피커, LP 플레이어, CD 플레이어, 책, 보드게임, 카메라, 차 등이 있다. 이곳은 운동장 못지않게 중요한 공간이다. 운동은 결국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운동하고 무언가를 공유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멘털 수련에도 도움이 된다.


운동 후 차를 마시는 문화가 재미있다

운동 후 차를 마시는 건 흥분된 몸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또 뿜어내는 에너지가 활발해서 소통이 쉬워진다. 예를 들어 운동 전에는 서로 약간 서먹하기도 하고, 다들 일 끝내고 와서 약간 스트레스가 쌓여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그때 차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면 어색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같이 운동하기 전에 대화의 물꼬를 트는 건 중요하다.

이후 함께 운동하면서 땀을 흘리고, 다 같이 모여 차를 마시면 운동 전과 분위기가 백팔십도 달라져 있다. 그사이에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려버린 데다 이 공간과 분위기에 익숙해지면서 긴장이 풀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함께 땀 흘리며 친밀감도 생겼고. 이때부터는 티타임에서의 대화 깊이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지니 스트레스도 풀린다.

한 인터뷰에서 독서 동호회 모임을 힘의 집에서 열었다고 말했다. 그런 의외의 조합을 만드는 이유는 뭔가?

내가 재미있는 것 중에서 같이 하면 좋겠다 싶은 것들은 해본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고, 영화 모임, 독서 동호회 등은 모두 그 일환이었다. 이들 모임은 갑자기 하고 싶을 때 실행했다.


그럼 반대로 독서나 영화를 보기 위해 온 멤버들과 고대 운동을 하기도 하나?

그렇게 되는 경우가 제법 있다. 기왕 왔으니 운동까지 하고 가면 좋지 않은가.(웃음) 그런데 대부분은 주르카네 방망이를 보고는 호기심이 생겨 운동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권하지 않아도 스스로 만져보고 휘둘러 보고, 그러다 본격적으로 운동도 한다.

요즘은 이곳에서 어떤 재미난 궁리를 하고 있나?

글쎄, 계속 운동과 티타임을 가져가는 것? 우리 삶은 정신과 육체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노멀빙(normalbeing)을 넘어 웰빙(well-being)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요즘 생존 체력이란 말도 많이 쓰던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육체적 에너지를 얻기 위해 좋은 것을 먹고 근육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노멀빙에 관한 정보는 널려 있다. 보고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정보가 넘쳐나다 보니 점점 자극적이고 편협해진다는 것이다. 반면 웰빙은 스스로 찾아내는 삶의 방식이다. 자신에게 적합한 생각, 태도, 움직임을 찾는 거다. 그래서 어렵다. 쉽게 찾아지지도 않고. 자신을 더 들여다보고 질문해야 비로소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런 웰빙에 접근하기 위해 운동과 티타임을 병행하는 거다.(웃음)

TIP. 고수가 알려주는 운동 공간 마련하기

1. 구조를 찾아라

주르카네 운동장은 육각형이다. 그래서 일부러 다각형 공간을 수소문했다. 또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층고가 높고 복층 구조를 택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운동을 정한 뒤 그에 맞는 구조를 찾아보자.


2. 지하나 1층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바닥을 내리치는 운동이 아니라면 매트만 깔아도 된다. 주르카네도 방망이가 크고 무겁지만 휘두르는 운동이다 보니 아래층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3. 재미를 위한 콘셉트 만들기

운동과 티타임 같은 룰을 정하면 재미있게 오랫동안 운동을 즐길 수 있다. 또 조명이나 음악을 다양하게 활용하면 운동이 즐겁다. 스마트폰 조명 앱이나 스피커 비치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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