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발걸음을 붙잡는 전 세계 아름다운 기차역
아름다운 기차역에서 낭만 여행을 하다
흔들리는 기차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한 리듬, 그것이 곧 낭만이 아닐까? 이렇게 기차 여행의 낭만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한 템포 쉬어가며 여행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차 여행이다. 기차를 놓쳤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자. 이렇게 아름다운 기차역이라면 오히려 그 기차를 놓친 것이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냥 지나칠 뻔한 곳도 한 번 더 둘러보면 그만의 매력이 있는 법이지만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세계의 아름다운 기차역 10곳을 소개한다.
터키, 이스탄불의 하이다르파샤역
1872년 처음 문을 연 이 역은 터키 내륙 지역으로 출발하는 기차들이 모두 이곳에서 시작한다. 즉 아시아 대륙으로의 기차 여행이 시작되는 곳이자 동시에 종착역이기도 하다. 역 내부는 터키 전통 양식으로 만들어져 스테인드글라스와 오래된 나무 문으로 장식되어 있다. 특히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에서 볼 때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캬이코이로 가는 길에 있는 다리 위에서 보면 역과 함께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기차도 볼 수 있고 밤에 배 위에서 봤을 때 바닷물과 조명에 비친 역사의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미국, 뉴욕의 그랜드 센트럴역
1871년 증기 기관차 역으로 시작해 1913년에 새롭게 문을 연 그랜드 센트럴역은 총 44개의 승강장에 67개의 선로가 지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기차역이다. 하루 평균 75만 명, 매년 1억여 명의 사람들이 이 역을 이용하는데 워낙 크고 화려한 곳이다 보니 영화 배경 장소로도 끊임없이 등장하고 관광객들도 이곳을 놓치지 않는다. 바로크 시대 성당과 같은 분위기의 화려함과 더불어 23m 높이의 아치형 창문으로 장식된 것이 특징이다. 내부는 높이 38m의 천장이 인상적인데 여기에 프랑스 예술과 폴 세자르가 그린 별자리 그림으로 엘레강스함을 더했다. 뭐니 뭐니 해도 이곳의 트레이드마크는 중앙에 있는 4면 시계로 금빛을 내며 하루 종일 반짝인다.
영국, 런던의 세인트 팬크라스역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세인트 팬크라스 역은 1868년 처음 문을 열었다. 150주년을 맞이한 이 역은 지속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런던 특유의 분위기를 담아냈는데 클래식하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됨을 적절히 조화시켰다. 특히 역사를 덮은 유리 천장으로 하늘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아름답다. 내부에서 보는 역사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세인트 팬크라스 르네상스 호텔에 위치한 칵테일 바에서 바라보면 역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포르투갈, 포르투의 상벤투역
포르투갈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의 흔적들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어 더욱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의 상벤투역도 세계에서 아름다운 기차역 중 하나로 꼽힌다. 16세기 수도원으로 사용되다가 불이 났었는데 1900년에 복원하면서 1916년부터 기차역으로 사용했다.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기차역으로 외관은 여느 건물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포르투갈 전통 타일 장식인 아줄레주로 화려하면서도 독특하게 꾸며 놓았다. 약 2만 개의 푸른 빛깔 타일로 벽을 가득 메워 잊지 못할 벅찬 감동을 안겨준다.
벨기에, 안트베르펜의 중앙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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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는 유럽 중에서도 철도 문화가 빨리 발전된 곳이다 보니 철도 역사를 느끼기에 좋은 나라다. 어릴 적 감동과 눈물을 주던 애니메이션 플란다스의 개의 배경 도시기도 했던 안트베르펜에 있는 중앙역은 벨기에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이곳과 메헬렌을 잇는 노선은 무려 1836년에 개통됐다고 하니 철도의 시작이 정말 빨랐음을 가늠케 한다. 이곳 건물은 벨기에 중에서도 3번째로 만들어졌는데 루이 드 라 센세리에가 설계했다. 스위스 루체른역과 로마의 판테온 신전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고 전해지는데 커다란 돔과 8개의 탑으로 장식되어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아토차역
마드리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아토차역은 1851년 처음 문을 열었다가 화재로 인한 건물 소실 때문에 1892년 복원을 거쳐 다시 열었다. 이곳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식물원도 함께 구경해보는 것도 좋다. 아토차역이 매우 아름답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2004년 끔찍한 열차 폭탄 테러가 일어나면서 1800여 명이 부상당했고 19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테러에 의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역사 안에 추모관이 준비되어 있다.
인도, 뭄바이의 차트라바띠 시와지역
하루에만 기차 1,000여 대가 오가고 이용객만 3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매우 분주한 역으로 꼽히는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건축가 프레드릭 윌리엄 스티븐스가 설계 후 약 10년에 걸쳐 1888년 완공됐는데 화려함과 번영의 시기로 알려진 빅토리아 시대의 하이 고딕 양식을 따랐기 때문에 역사 내·외부로 화려함이 돋보인다. 여기에 인도 궁정 건축의 전통 양식이 묘하게 더해지면서 독창적이면서도 새로운 양식으로 재탄생됐다.
핀란드, 헬싱키의 중앙역
죽기 전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리스트에도 있는 중앙역은 1862년 처음 만들어졌다. 이곳은 단순히 기차가 오고 가는 곳이 아니라 헬싱키와 그리고 핀란드의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거대한 석상이다. 기차역으로 들어가는 출입구 양옆에 램프를 들고 있는 석상이 있는데 강인함이 돋보이는 이 석상은 핀란드를 상징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쿠알라룸푸르역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이 역은 1885년 처음 철도 노선 개통으로 건설되었다가 영국 식민지 시대 때 건축가 아서 베니스 허복이 설계해 1910년 완공됐다. 건축가는 영국의 클래식하고 정적인 이미지 대신 고풍스러운 느낌의 아랍 이슬람 무어 양식을 택했다. 덕분에 기차역이라고 하기보다는 마치 좋은 리조트와 같은 외관의 모습을 띠고 있다. 흰색의 깔끔한 외관에 뾰족한 첨탑, 그리고 아치와 돔을 사용해 동서양의 특징이 적절히 녹아 있음을 볼 수 있다.
일본, 이시카와의 가나자와역
큰 천재지변이나 전쟁의 피해로부터 운 좋게 벗어나 있었던 가자나와는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다. 풍경뿐만 아니라 전통문화도 잘 이어오는 것으로 유명한데 마을 자체가 조용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휴식과 힐링을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그런 곳에 위치한 가나자와 역은 유리로 덮인 현대적인 건물 역사와 함께 일본 전통 북을 형상화한 쓰즈미몬으로 유명하다. 천장에는 우산 모양으로 유리 돔이 있는데 비가 많이 오는 지역 특성상 방문객에게 우산을 건네듯 환대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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