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지드래곤, 패션왕의 귀환

새 디지털 싱글 ‘파워(Power)’로 컴백한 지드래곤. 컴백 전부터 세상을 진동시키더니, 뮤직비디오 공개와 동시에 7년 공백의 간극을 단번에 압축시켜 버렸다. K-팝 왕인 동시에 패션왕의 눈부신 귀환! 2006년 빅뱅의 프론트 맨으로 데뷔한 이후, 패션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오른 패션왕은 지드래곤뿐이라 할 수 있다.



조선일보

홍콩에서 진행된 2024/2025 샤넬 크루즈 컬렉션에 참석한 지드래곤. @chanelofficial

조선일보

새 디지털 싱글 ‘파워(Power)’ 뮤직 비디오의 스카프 패션. @8lo8lo8lowme

우리나라 최초의 글로벌 앰버서더는 지드래곤(G-Dragon)이다. 2016년 샤넬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됐는데, 아시아 남성 스타 최초의 기록이다. K-콘텐츠의 전성기가 열리며 수많은 국내 스타들이 패션 하우스들의 글로벌 앰버서더 또는 아시아와 국내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있지만, 지드래곤은 그 이상의 레벨 위에 있다. 지드래곤은 샤넬 본사에서 직접 발탁한 샤넬 뮤즈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대표하는 셀럽 그 이상의 영향력을 지닌, 브랜드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셀럽들만 샤넬 뮤즈에 선정된다. 지드래곤은 1983년 샤넬에 합류하며 샤넬의 새로운 전성기를 연, 전설적인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에 의해 샤넬의 뮤즈가 됐다.



조선일보

샤넬의 뮤즈로 칼 라거펠트에게 디자인 영감을 주었다. @xxxibgdrgn

지드래곤은 음악만 아니라, 패션 크리에이터이자 아티스트로서 놀라운 창의력을 발산해 왔다. 무엇을 입고 걸치든 트렌드가 되게 하고 순식간에 품절시켰으며, 칼 라거펠트와 제레미 스콧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진정한 스타일 아이콘이다. 직접 작사한 곡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의 가사 ‘유행을 만드니까 다 바꾸니까’처럼, 지드래곤은 실제로 유행을 창조하고 옷을 입는 방식을 바꿔왔다.


지드래곤이 유행시킨 트렌드는 셀 수 없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하이탑, 톰 브라운과 크롬하츠를 국내에 대중화시켰다. 반스 스니커즈 뒷 축을 꺾어 신고 다니며 운동화 꺾어 신기를 유행시키자, 스니커즈 브랜드들에선 아예 꺾어 신는 용 운동화를 출시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하드코어적인 크롬하츠와 우아한 진주 액세서리와 같이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어울리게 스타일링하는 데에 뛰어나다. @xxxibgdrgn

조선일보

빅뱅 활동 시절 반스 스니커즈 뒷 축을 꺾어 신고 다녔는데, 이 스타일이 크게 유행하자 반스는 아예 뒷축이 없는 뮬을 출시했다. @xxxibgdrgn

조선일보

퍼렐 윌리엄스의 경매 플랫폼 주피터 옥션에 올려진, 지드래곤이 커터스마이즈드한 오프화이트X나이키 에어 조던. @joopiterofficail

무엇보다 지드래곤은 젠더리스 룩의 아이콘이다. 1994년 서태지가 ‘발해를 꿈꾸며’에서 스커트 패션을 선보인 이후, 지드래곤은 2011년부터 스커트 패션을 무대와 일상에서 다양하게 선보였다. 특히 샤넬의 뮤즈로서 지드래곤은 수많은 레전드 룩을 남겨왔다. 우아하고 클래식한 진주 목걸이를 다양한 스타일의 목걸이들과 레이어드했고, 목걸이 외에도 팔찌, 브로치 등을 자유롭게 착용해 왔다.



조선일보

파리에서 열린 2018 샤넬 봄/여름 컬렉션의 지드래곤. @chanelofficial

트위드 재킷도 지드래곤이 남긴 전설적인 젠더리스 룩이다. 여성용 샤넬 트위드 재킷을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공식 석상과 일상에서 즐겨 입어 왔다. 사실 트위드는 원래 남성복의 대표 소재였다. 튼튼한 내구성 덕분에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사냥을 즐기는 귀족들이 즐겨 입었다. 코코 샤넬이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트위드를 가장 우아한 여성들의 클래식으로 재창조한 것이다. 또한 지드래곤은 트위드 재킷을 샤넬의 아이코닉한 체인 스트랩의 퀼팅 백 시리즈들과 자유롭게 조화시켜왔다. 동시에 지드래곤의 젠더리스 룩의 시그니처 아이템은 브로치다. 할머니 세대들의 ‘그래니 패션(Granny Fashion)’이라고만 여겼던 브로치를 아주 ‘쿨’한 패션 액세서리로 반전시켰다. 컴백과 함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지드래곤은 자신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의 상징인 데이지꽃 브로치로 다시 전세계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럭셔리 주얼리 시계 브랜드 ‘제이콥앤코’의 라펠 핀으로, 약 1억 5천만원의 가격이 알려지며 더욱 화제를 일으켰다.



조선일보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2023 샤넬 크루즈 컬렉션에 참석한 지드래곤. @xxxibgdrgn

그리고 컴백 앨범 ‘파워’의 시대를 열며, 지드래곤은 스카프를 자신의 젠더리스 패션사에 추가했다. 수건을 모자와 레이어 했던 힙합 래퍼 스타일을 최근 여성 트렌드였던 스카프와 모자의 조합을 통해, 지디(GD) 룩으로 재창조시켰다. 국내 미출시된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타고 샤넬의 레드 카디건, 커스텀한 샤넬 클래식 맥시 핸드백, 신곡 ‘파워(Power)’가 새겨진 볼캡 위로 샤넬 스카프를 연출한 패션신은 또 다른 레전드 룩으로 기록될 듯하다. 그야말로 ‘지디’다운, ‘지디’에 의한, ‘지디’만이 가능한 궁극의 젠더리스 룩이다.



조선일보

컴백과 함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지드래곤. 럭셔리 주얼리 시계 브랜드 ‘제이콥앤코’의 라펠 핀 가격이 약 1억 5천만원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일으켰다. @youquizontheblock

조선일보

컴백 앨범 '파워' 활동 기간 동안 보여주고 있는 스카프 패션.

2006년 열린 빅뱅 시대에서 2024년 솔로 앨범 ‘파워’의 시대까지, 지드래곤은 ‘최초’와 ‘최고’의 패션 연대기를 펼쳐왔다. 천재 뮤지션이자 아티스트이며 스타일 아이콘으로서 왕관의 무게를 견뎌온, 패션왕의 다음 시대가 기대된다.


김의향 THE BOUTIQUE 기자

오늘의 실시간
BEST
chosun
채널명
조선일보
소개글
대한민국 대표신문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