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원 교수 영결식 엄수...치료했던 환자들이 마지막 길 배웅
4일 고(故) 임세원(47)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영결식과 발인이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과 서울적십자병원에서 각각 엄수됐다.
영결식은 이날 오전 7시 강북삼성병원 신관 15층에서 열렸다. 병원 측이 마련한 자리는 200석이었지만,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기 위한 추모객 350여명이 몰려 복도와 입구에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영결식을 마친 뒤 임 교수의 두 아들은 영정사진과 위패를 들고 2006년부터 고인이 근무하던 외래동 3층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을 들렀다. 외래동 로비에 들어서자, 입구 카페에 앉아있던 손님과 직원들도 고개를 숙이며 조의를 표했다.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울음을 삼키던 간호사들은 차마 끝까지 보지 못하고 고개를 뒤로 돌렸다. 임 교수의 부인은 장례지도사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
발인은 오전 7시40분쯤 장례가 치러진 서울적십자병원에서 진행됐다. 영하 4도의 추위에도 하얀 가운을 입은 임 교수 동료들과 추모객들은 운구차량이 멀찍이 사라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장지는 경기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이다.
숨진 임 교수는 성실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였다. 유족에 따르면 조문객 5명 중 1명은 고인의 환자였다고 한다. 임 교수의 대학 동기라는 백종우(48) 경희대학교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 해의 마지막 날에도 예약도 하지 않은 환자를 진료하려고 했을 만큼 훌륭한 의사였다"고 말했다.
유족은 평생 환자를 위해 헌신한 고인의 뜻을 기려 조의금을 강북삼성병원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에 모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북삼성병원 관계자는 "병원 차원에서도 고인을 추모하는 공간을 원내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임 교수는 지난해 12월 31일 진료를 받으러 왔던 박모(30)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구속된 박씨는 경찰조사에서 "머리에 소형폭탄을 심은 것에 대한 논쟁을 하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3일 강북삼성병원으로부터 박씨의 진료기록을 확보, 정확한 병력과 범행이유 등을 조사 중이다.
4일 오전 고 임세원 교수의 동료들이 마지막 길을 보기 위해 서울적십자병원 옆 주차장에도 섰다. /권오은 기자 |
[권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