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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왕비 왕궁 탈출 사건

독일에 망명 신청


조선일보

하야(오른쪽) 왕비가 남편 셰이크 무함마드 국왕(가운데), 딸 자리라 공주와 함께 찍은 사진. /하야 왕비 페이스북

아랍의 한 왕비가 왕궁을 탈출했다. 열한 살 딸, 일곱 살 아들과 함께 자유를 택한 왕비는 영국 법정에 이혼 소송을 냈다. 세계적 갑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왕국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라시드 알 막툼(69) 국왕의 부인 하야 빈트 알 후세인(45) 왕비가 주인공이다. 왕비는 요르단 전 국왕의 딸이자, 현 국왕의 이복동생이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영국에서 공부했으며 옥스퍼드대를 다녔고, 2004년 무함마드 국왕과 결혼했다. 그의 여섯 번째 부인이었다.


영국 가디언은 왕비가 영국 법원에서 이혼 소송전을 시작한다고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은 왕비가 UAE를 떠나는 과정에서 독일 외교관의 도움을 받았으며, 독일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왕비는 망명 후 정착 자금으로 3100만파운드(약 460억원)도 가지고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무함마드 국왕은 최근 인스타그램에 "당신은 배신자, 가장 소중한 신뢰를 배신했다. 당신의 거짓된 날들은 끝났고, 이제 우리가 누구였든 당신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내용의 시를 올리며 왕비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왕비가 왜 탈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외신들은 다만 무함마드 국왕의 첫 번째 부인의 딸인 라티파(33) 공주가 지난해 3월 망명을 시도했다가 본국으로 송환된 사건을 재조명하고 있다. 공주는 당시 탈출 직전 남긴 영상에서 "이동하는 시간, 장소, 먹는 것까지 기록되는 '감시받는 삶'을 살았다"며 "여자라는 이유로 중학생 수준 이상 교육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바이 지역 인권 활동가인 라다 스털링씨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라티파 공주에게 가해진 국왕의 학대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며 "하야 왕비도 자신이 결코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함마드 국왕은 왕비 6명 사이에 자녀 23명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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