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아우터의 엘리트, 더플 코트

추운 겨울, 당신의 옷장에 단 하나의 아우터를 더한다면? 우리에겐 떡볶이 코트로 더 잘 알려진 더플 코트를 추가해보는 건 어떨까. 이번 겨울 더플 코트가 유행인가 아닌가, 매 겨울마다 점검하게 하지만 사실 유행 밖을 나간 적이 없던 클래식 아우터다. 기능성과 세련미를 동시에 갖춘 겨울 필수 아이템으로, 클래식한 프레피 감성을 좋아하는 패션 러버들의 지지를 받아 왔다.

더플 코트의 역사는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벨기에의 더플(Duffel) 지역에서 생산된 두꺼운 울 소재에서 이름을 따온 더플 코트는, 원래 영국 해군의 방한용 군복이었다. 무엇보다 더플 코트의 매력은 나무 혹은 뿔로 만든 토글 단추다. 더플 코트의 상징적인 디테일인 토글 단추는 장식 이상의 역할을 지닌다. 영국 해군이 착용한 코트는 추운 환경에서도 쉽게 잠글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했다. 토글 단추는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한 손으로 열고 닫기 편리하도록 고안된 디자인이다. 또한 나무, 뿔, 혹은 금속으로 제작된 토글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극한의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소재였다. 20세기 중반 이후, 더플 코트가 일상의 패션으로 사랑받게 되며, 토글 단추도 더플 코트의 상징적이고 독특한 디자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동안 영국 해군의 주요 방한복으로 사용됐던 더플 코트는 1940년대 후반, 전쟁이 끝난 후 남은 군용 더플 코트가 민간인에게 판매되며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더플 코트는 학생, 예술가, 그리고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하며 자유로움과 개성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패션이 됐다. 캠퍼스 패션의 필수 아이템으로 겨울 프레피 룩의 메인 아우터로 사랑받게 된다.

더플 코트는 이번 시즌에도 오버사이즈 실루엣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어깨선이 드롭되고 넉넉한 핏으로 제작되어 편안함과 스타일을 동시에 잡았습니다. 롱 더플 코트는 특히 미니멀한 패션과 잘 어울려, 심플한 니트 드레스나 테일러드 팬츠와 매치하기 좋다. 버버리의 다니엘 리는 유행하는 워크 재킷 디테일을 적용한 더플 코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빅토리아 베컴의 런웨이에선 전통적인 디자인과 함께 케이프로 재해석된 더플 코트가 등장했다. 소재는 전통적인 울 소재, 캐시미어, 알파카 혼방 소재로 업그레이드되어 더욱 고급스러운 느낌을 제공한다. 보송보송한 양털 시어링도 최근 패션 인플루언서들에게 지지를 받는 더플 코트 소재다. 또한 페이크 퍼와 스웨이드 소재, 무스탕까지 더플 코트의 소재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더플 코트의 아이덴티티가 되어주는 토글 단추는 이번 시즌에도 가죽 스트랩, 메탈 디테일, 숨겨진 지퍼와 같은 요소가 추가되어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후드 디자인 역시 탈부착 가능한 스타일이나 퍼 트리밍으로 더욱 다양해 졌다.

더플 코트의 스타일링은 어렵지 않다. 일상에서 코트와 매치시키는 모든 패션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데님 팬츠와 스니커즈에 클래식 네이비 더플 코트를 매치하면, 세련된 어번 캐주얼 룩이 완성된다. 테일러드 팬츠와 매치시키면 포멀한 느낌을 주면, 멋스런 출근 룩을 연출해주기도 한다. 영국 해군의 방한복으로 태어나 겨울의 클래식 아우터로 사랑 받는 더플 코트. 나만의 더플 코트를 찾아 우아하고 세련되면서 지적인 이미지까지 선사하는 더플 코트 아웃핏을 완성해보자.

김의향 THE BOUTIQUE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