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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도 입도 즐거운 마카오 여행

채지형의 여행살롱 45화

눈도 입도 즐거운  마카오 여행

보기좋고 맛도좋은 마카오 음식들

마카오를 떠올리면, 봄날의 오후처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어디에선가 구수한 에그타르트 냄새가 흘러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20년 전 제가 가진 마카오에 대한 첫 인상은 카지노였어요. 20년간 마카오에 대한 이미지는 진한 포르투갈의 향취, 훌륭한 미술품을 갖춘 호텔들로 몇 차례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마카오를 생각하면 침샘이 먼저 반응합니다. 저에게 요즘 마카오는 ‘맛’이거든요. 마카오 여행을 할수록, 마카오야말로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을 미각 여행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서울에서 겨우 3시간 20분 거리에서 유럽의 풍취와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 마카오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랍니다.

동양과 서양의 맛있는 만남

마카오 음식이 특별한 이유는 그들의 역사에 있습니다. 1557년 포르투갈은 명나라 군대를 도와준 대가로 중국으로부터 마카오 거주권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포르투갈 사람들이 마카오에 정착하게 되었는데요. 그때부터 포르투갈 사람들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마카오에서 그들의 레시피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포르투갈에서 직접 식재료들을 가져오려고 시도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마카오에 도착할 때는 남아나는 재료가 거의 남아나질 않았다고 해요. 결국 포르투갈 사람들은 마카오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포르투갈의 전통 레시피에 따라 요리를 하기 시작한 거죠. 이렇게 탄생한 음식이 바로 매캐니즈 푸드(macanese food)에요. 세월이 흐르면서 매캐니즈 푸드에는 포르투갈을 비롯해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요리법과 문화가 절묘하게 더해졌어요. 이렇게 매캐니즈 푸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마카오만의 독특함을 품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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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매캐니즈 푸드는 다른 요리와 비교해 다른 점이 몇 가지 있어요. 담백하게 만든 해산물 요리와 향신료를 다채롭게 사용하는 것이죠. 포르투갈 본토에 있는 음식과 이름이 같은 것도 있는데요. 맛은 살짝 다르답니다. 포르투갈에서는 담담하고 편안한 맛이 중심이라면 매캐니즈 요리로 한 음식은 커리의 매콤함과 버라이어티한 향을 풍기죠.

 

그렇다면 대표적인 매캐니즈 요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피리피리 후추로 구운 아프리카 치킨과 각양각색의 새우요리, 다양한 대구요리인 바칼라우, 해물밥, 덕 라이스, 포르투갈식 소시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바칼라우'(bacalhau)는 대구로 만든 모든 요리를 통칭해서 부르는 말로, 대구를 소금에 절여 2~3일간 물에 담가 소금기를 뺀 후에 여러 방법으로 조리를 하는 음식이에요. 조리방법에 따라 수백 가지의 요리가 만들어지는데, 가장 일반적인 요리방법으로는 채소,  해산물을 크림과 함께 섞어 구운 것이죠. 또 대구 살을 뭉쳐서 튀긴 대구살 크로켓도 인기 있는 에피타이저로 타바스코 소스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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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대표적인 매케니즈 음식 중 하나인 바칼라우 크로켓 (오른쪽)리조토처럼 생긴 해물밥. 매콤하니 입맛에 잘 맞는다.

아프리카 치킨은 매캐니즈 요리 전문점 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일등 메뉴로 피리피리 후추 등 10여 종의 향신료를 넣고 오븐에 구운 요리입니다. 매콤한 맛만큼이나 이름의 유례도 재미있어요. 이 레시피를 처음으로 만들었던 사람이 모잠비크 사람이라고 해서 '아프리카 치킨'이라고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고, 하도 매워서 마치 아프리카에 있는 것처럼 덥다고 해서 아프리카 치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답니다.

 

매캐니즈 푸드에서 빠지면 안 될 것이 해물밥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을 가장 사로잡을 만한 음식이라고 할 정도로 별미예요. 이탈리아 리조토를 연상하면 쉬운데, 리조토의 치즈 대신 고춧가루와 토마토 소스가 들어가 부드러우면서 매콤한 맛을 내죠. 이 음식의 핵심은 해산물이에요. 게와 새우, 조개관자, 홍합 등 풍부한 해산물이 들어있어 많이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죠. 국물도 자박해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숟가락이 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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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좋고 맛도좋은 마카오 음식들

마카오에서 매캐니즈 푸드를 즐길 때 꼭 챙겨야 할 것이 와인입니다. 포르투갈에서 와인을 직수입해오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좋은 와인을 마음껏 즐길 수 있죠. 포르투갈은 대표적으로 포트 와인과 테이블 와인으로 나뉘는데, 띤따 로리스(Tinta roriz), 말바샤(Malvasia) 등이 대표적입니다.

 

매캐니즈 푸드로 새로운 음식 세계를 맛봤다면 포르투갈 전통 디저트로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포르투갈 디저트는 메인 요리만큼이나 다양한 종류를 자랑하는데, 그중에서도 쿠키와 생크림을 층층이 쌓아 만든 세라두라, 계란 흰자로 거품을 내서 화려하게 만든 몰로토푸, 얇게 구운 밀가루에 오렌지 시럽을 얹은 오렌지 크레페, 사과를 오븐에 구운 사과 등이 사랑받는 디저트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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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디저트의 향연 오렌지 크레페

놓치지 말아야 할 길거리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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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과자

매캐니즈 푸드와 함께 마카오 길거리를 추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다양한 길거리 음식입니다. 길거리 음식 중 대표적인 것이 에그 타르트와 육포랍니다. 에그 타르트는 타르트 반죽에 휘핑크림과 계란 노른자를 섞어서 구운 것으로, 부드러운 노란 크림 맛과 바삭거리는 페이스트리 맛이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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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스토우스의 에그타르트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에그 타르트지만, 에그 타르트의 진정한 맛을 보기 위해 꼴로안 섬을 향하는 여행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골목이 유명한 꼴로안에 가면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에서 에그 타르트를 맛볼 수 있는 로드 스토우스 가든 카페가 있기 때문이죠.

 

마카오의 중심가 세나도 광장에서 성바울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에 만나는 육포도 마카오에 왔다면 꼭 맛을 봐야 할 음식인데요. 돼지고기와 쇠고기에 여러 가지 양념을 넣어, 단맛, 매운맛, 아주 매운 맛, 순한 맛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육포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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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육포를 꼭 맛보자. 다양한 육포 맛에 푹 빠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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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의 미각 여행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어디에서나 전통 광동 요리와 함께 홍콩의 딤섬 요리도 맛볼 수 있어요. 참, 빵도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빵'이란 말이 포르투갈어에서 나왔을 정도로, 포르투갈 음식에서 빵을 빠트리면 안 되니까요. 빵의 담백한 고소함에 마카오를 잊지 못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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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의 상징 중 하나인 세도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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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형
소개글
모든 답은 길 위에 있다고 믿는 여행가. '지구별 워커홀릭' 등 다수의 여행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