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비아에서 놓치면 안 되는 세 가지
채지형의 여행살롱 2화
오늘은 나미비아 지도를 보는 것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처음 아프리카 지도를 봤을 때 머릿속에 물음표가 올라왔습니다. 국경선이 자로 그은 듯 직선으로 나누어져 있었기 때문이죠. 땅이 넓고 사막이 끝도 없이 펼쳐져서 그런 것일까?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유럽 열강들이 아프리카에 들어와서 마음대로 분할 협정을 지으면서, 편의대로 나눈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부족이 다른 나라로 나뉘기도 하고, 전혀 모르던 부족이 한 나라에 속하기도 하는 황당한 일이 펼쳐졌습니다. 지금도 크고 작은 분쟁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이유기도 합니다. 물음표가 안타까움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다시 지도로 돌아갈까요. 나미비아는 남쪽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동쪽으로는 보츠와나와 잠비아, 북쪽으로는 앙골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다른 아프리카 나라에 비해 ‘나미비아’라는 이름을 우리에게 생소한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나미비아라는 이름이 생긴 것은 겨우 26년 밖에 되지 않았거든요. 1990년 3월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독립했는데, 그 전까지는 남서아프리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나미비아는 오랫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식민통치를 받아왔습니다. 이전에는 독일의 식민지이기도 했죠. 그래서 나미비아의 수도인 빈트후크(Windhoek)와 대서양에서 가까운 도시 스와콥문트(Swacopmund)에 가면 독일식 건축물들을 쉽게 보실 수 있답니다.
자, 다시 나미비아 여행으로 돌아와서, 나미비아에서 놓치면 안 되는 세 가지 놀라움에 대해 이야기해드릴게요.
대서양과 나미브 사막을 한 품에 ‘스와콥문드’
첫 번째는 스와콥문드라는 오아시스같은 도시입니다. 스와콥문드는 여러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베이스캠프이기도 합니다. 멀지 않은 곳에 스켈리튼 코스트(skleton coast; 영국의 난파선을 다룬 소설 제목이기도 합니다)가 있는데요. 이곳에 가면 사막을 달리다 시원한 바다를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하실 수 있답니다.
사막과 바다를 함께 즐기기 좋은 액티비티로는 스카이다이빙이 있습니다.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 자유낙하에 도전하는 것이죠. 짜릿함과 함께 온 몸에 아드레날린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쿼드바이킹도 인기였습니다. 제가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동안 미국에서 온 로라는 쿼드바이킹을 즐기고 왔는데요. 사막을 오르락내리락 스릴 만점이라고 눈을 똥그랗게 뜨면서 엄지를 척 하니 올리더군요. 다음에는 저도 쿼드바이킹을 즐겨봐야겠습니다.
스카이다이빙 |
스릴만점의 쿼드바이킹 |
동물들의 천국 ‘에토샤 국립공원’
동물을 담은 다양한 우표들 |
아프리카하면 역시 동물이 떠오르죠. 나미비아도 동물들의 천국입니다. 우표에도 늠름한 치타가 그려져 있고, 지폐 뒷면에도 물소와 하비스트 등 동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아프리카에서 동물을 보러 돌아다니는 것을 ‘사파리’라고 하지만, 이곳에서는 ‘게임드라이브’라고 부릅니다. ‘사파리’는 여행을 통칭하는 말이라고나 할까요. 나미비아에도 게임 드라이브하기 좋은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에토샤 국립공원(Etosha National Park)인데요. 아프리카에서 국립공원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공원’을 생각하면 안 됩니다. 에토샤 국립공원만 하더라도, 전라남북도를 합한 것보다 넓으니까요.
에토샤 국립공원에는 340종의 새와 114종의 야생동물이 살고 있습니다. 거대한 야생동물 보호구역이죠. 이곳에서는 동물이 주인입니다. 사람은 잠시 들리러 온 방문객일 뿐. 야생동물이 불편하지 않게, 멀리서 동물들 눈치를 살피며 슬금슬금 보고 와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 망원경입니다. 망원경이 있으면 멀리서도 동물들을 더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으니까요. 에토샤 국립공원에서는 얼룩말과 사자, 코뿔소, 기린, 타조, 코끼리를 비롯해서 젬스복, 스프링복, 톰슨가젤, 임팔라 등 다양한 동물들을 신나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그날그날 어떤 동물을 만났는지 기록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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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바족의 독특한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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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힘바족입니다. 힘바족은 ‘아프리카의 마지막 남은 황무지’라고 불리는 카오카랜드에 사는 부족입니다. 지금도 자연 속에서 흙집을 짓고 살고 있습니다. 힘바족 사람들 중에서도 상당수는 도시에 나가 살기도 하지만, 아직 많은 이들이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힘바족 마을에서 눈을 사로잡은 것은 힘바 여인들이었습니다. 동물 가죽을 잘라 만든 치마에, 머리와 목에는 조개와 철사를 이용해 만든 액세서리를 달고 있더군요. 진한 초콜릿색 피부는 햇빛을 받아 반짝였습니다. 여행자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더 치장을 한 면도 없지 않겠지만, 원래부터 치장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그녀들을 보고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불쑥 일었습니다. 꾹 참았습니다. 그리고 말은 통하지 않지만, 그녀들과 눈으로 손짓 발짓으로 이야기를 걸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머리카락을 만져 봐도 되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여 줬습니다. 그녀도 내 머리카락을 만져보더군요. 힘바 부족들에게는 까만 머리가 신기했나봅니다. 저보다 더 큰 미소를 짓더군요.
돌아오는 길에, 힘바여인들이 만든 인형 하나를 품고 왔습니다. 그녀들과 나눈 미소와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 말이죠. 참, 그 인형도 가죽치마를 입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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