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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 언제하죠?"…대한항공 신입사원 70여명, 1년째 '입사 대기'

대한항공(003490)신입사원 70여명이 1년째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항공업계 불황으로 이들의 입사도 무기한 연기됐다. 대한항공은 전체 직원 70%가 휴직 중인 상황에서 신입사원까지 입사시키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27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2020년도 예비 신입사원 70여명의 입사일이 무기한 미뤄진 상태다. 이들은 지난해 9~12월 공개 채용에서 최종 합격한 일반·기술·전산직 신입사원들이다. 회사로부터 최종합격 통보를 받은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1년째 ‘입사 대기’ 중인 셈이다. 이들은 아직 회사와 고용 계약이 안 돼 있어 무직자인 상태다. 당연히 급여도 없다. 휴직수당과 고용유지지원금도 받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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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이동하는 대한항공 승무원들. /연합뉴스

신입사원 70여명은 당초 지난 3월 입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난 3월 입사 계획이 연기됐다. 설상가상 대한항공 기존 국내외 직원 2만여명까지 순환 휴직에 들어가면서 입사 일정은 더 불투명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자구책 일환으로 지금도 전체 직원의 70%가 휴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입사원의 채용 일정 지연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정부에서 받는 고용유지지원금 탓에 당분간 신입사원 입사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일종의 유급 휴직 지원금인데,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기업의 신규 채용을 금지하고 있다. 고용 유지가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새 인력을 충원하는 게 지원 취지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대한항공이 내년에도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내년도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다면 최장 240일까지 받을 수 있다. 내년 1월 신청할 경우 6월 말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내년 하반기는 돼야 신규 채용이 가능하단 뜻이기도 하다.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예비 신입사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모 대학 경영학과 관계자는 "학과 학생 몇 명이 작년 말 대한항공에 합격했는데 입사가 무기한 연기돼 입사 날짜 안내 통보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일부 신입사원들은 대한항공 입사를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도 다른 회사 입사를 막고 있지는 않다.


특히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이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으로 입사를 하게 될지, 새로 탄생할 통합법인으로 입사를 할지 불확실한 탓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후 구조조정은 없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기 전까지 휴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신입사원들의 입사 대기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대한항공이 내년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더라도 이미 합격 통보한 인원에 대해서는 입사를 허용할 가능성도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기업에서 인력 공백이 발생할 경우 기존 인력으로 대체가 가능하다면 신규 채용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면서도 "다만 대한항공처럼 이미 신규 채용을 확정한 경우에는 검토할 여지가 있다. 고용노동부 관할 지청에 문의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입사 대기 중인 신입사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이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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