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시선 끄는 실루엣… 벤츠 쿠페 ‘CLE 200′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3월 C클래스 쿠페와 E클래스 쿠페를 단종시키고 차세대 쿠페 모델 ‘CLE’를 선보였다. 벤츠는 C, E클래스 쿠페 특성을 결합한 CLE를 브랜드의 차세대 드림카(dream car·성능이나 디자인이 뛰어나 소유하고 싶은 차)로 밀고 있다. CLE 쿠페는 450, 200 두 가지 트림으로 나오는데, 시승한 차량은 비교적 가격이 싼 CLE 쿠페 200이다.
CLE 쿠페는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하는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쿠페는 승용차를 모양에 따라 분류한 형식으로 천장 높이가 뒤로 갈수록 낮은 자동차를 말한다. 상위 트림인 450보다 가격은 2000만원 이상 저렴하지만, 전반적인 외관 디자인은 사실상 차이가 없다.
전면부는 벤츠 AMG 고성능 스포츠카에 적용되는 샤크 노즈(기다란 보닛)와 강렬한 헤드램프, 그릴이 존재감을 발휘한다. 상어 코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샤크 노즈라고 부른다. 옆에서 보면 낮은 전고(차 높이), 짧은 오버행(차량 끝에서 바퀴 중심까지 거리)이 쿠페만의 독특한 비율을 완성한다.
벤츠 CLE 쿠페 200. /권유정 기자 |
기존 모델들과 비교하면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는 더 길어졌는데, E클래스 쿠페보다 5㎜, C클래스 쿠페보다 25㎜ 늘어난 4850㎜다. 전고는 E클래스와 비교해 15㎜ 낮아진 1420㎜로 전폭(차의 폭)과 휠베이스는 각각 1860㎜, 2865㎜다. 길어진 휠베이스와 낮은 전고는 역동적인 인상을 주지만, 후면부는 매끄러운 라인과 볼륨이 더해져 중형 세단처럼 느껴진다.
벤츠 CLE 쿠페 200. /권유정 기자 |
실내 크기는 예상보다 넓었지만, 바닥에 가깝고 깊숙한 좌석은 탑승할 때 다소 불편하다. 뒷좌석 헤드룸(머리 위 공간)과 무릎 공간은 기존 C클래스 쿠페보다 각각 10㎜, 72㎜ 늘어났지만, 2도어(문이 2개인 차) 쿠페 특성상 장시간 주행은 답답하게 느껴질 듯했다. 1열 시트를 젖히고 뒷좌석으로 들어가는 건 어렵지 않다.
쿠페지만 트렁크 공간은 여유로운 편이다. CLE 쿠페의 기본 트렁크 용량은 420리터(L)로, E클래스 쿠페보다 15L 넓어졌다. 골프백 3개는 충분히 적재할 수 있는 크기다. 앞좌석뿐 아니라 뒷좌석에도 2구 컵홀더 등 기본적인 수납공간을 배치했다. 앞좌석에는 2구 컵홀더, 스마트폰 충전 패드 등이 설치됐다.
벤츠 CLE 쿠페 200. /권유정 기자 |
CLE 쿠페에는 가솔린 엔진과 48V 온보드 전기 시스템을 갖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돼 효율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은 204마력, 30.6kg.m의 토크로 강력하진 않지만 깔끔한 주행이 가능했다. 주행 내내 정숙성이 두드러졌는데, 고속으로 달릴 때도 소음이나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강렬한 배기음과 가·감속 모두 반응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곡선 도로를 달릴 때도 흐트러짐이 없고, 안정적인 편이다. 차체가 길지만 U턴이나 좁은 골목길에서 민첩하게 반응했는데, 회전반경을 C클래스 쿠페보다 50㎝까지 줄여 주행 편의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벤츠 CLE 쿠페 200. /권유정 기자 |
각종 안전 사양과 편의 사양도 장착됐다.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내장된 센서를 이용해 충돌 위험을 인식하고 시각적, 청각적으로 경고한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아 제동을 필요보다 약하게 하면 차량이 상황에 맞게 알아서 제동 토크를 올리고, 긴급 제동을 실시한다.
중앙에 탑재된 세로형 11.9인치 터치형 디스플레이에서는 유튜브, 애플뮤직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수 있다. 운전자가 자주 쓰는 편의 기능을 자동화 하는 기능이 있어 온도 설정, 오디오, 주차 카메라, 차량 속도 등을 항상 원하는 조건으로 정할 수 있다.
CLE 200 쿠페 판매 가격은 7270만원, CLE 450 4MATIC 쿠페는 9600만원이다.
권유정 기자 y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