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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by 베네핏

호날두 나와! 'Shoot for Love'

핫(Hot)하다. 소셜 벤처 비카인드의 ‘Shoot for Love’ 캠페인을 표현하기엔 그 한 마디면 충분하다.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화제가 된 영상이 있다. 유명 축구 선수들이 과녁에 공을 차서 점수를 얻고, 이를 통해 소아암 환자들에게 기부하는 내용의 영상이다. 안정환과 이동국처럼 국내 축구 스타들의 참여를 시작으로 이제는 라울, 푸욜 같은 지구 최고의 축구 스타들도 함께하고 있다.

호날두 나와! 'Shoot for L

라울

슈퍼스타 한 명이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의 반응도 점점 뜨거워졌는데, 어느새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만 해도 13만5천 명의 팔로워가 지켜보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 축구 애호가가 주목하고 있는 Shoot for Love에 메시와 호날두까지 참여할 수 있을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비카인드의 김동준 대표를 만나봤다.

Q. Shoot for Love를 운영하는 ‘비카인드’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비카인드는 좀 더 재미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부문화를 만들고 싶어서 3년 전에 시작한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이다.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기부라는 단어에서 슬픔이나 동정심을 많이 느끼니까. 외국 같은 경우는 기부를 불쌍한 사람들을 동정하는 행위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일상적인 자연스러운 행위에 가깝다. 우리나라는 이런 것들이 조금 무겁게 어필되다 보니, 심리적 진입장벽도 그만큼 높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기부를 쉽게 접할 수 있게 하자는 생각에서 지금까지 세 개정도 캠페인을 진행했다. Shoot for Love는 세 번째 캠페인이다.

 

처음 했던 건 '착한 약속'이라는 캠페인인데,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바꾸고 싶었다. 각자 하나씩 반드시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고, 이것만 지켜도 세상이 나아질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 캠페인에는 박원순 시장님, 하하, 정준하 등이 함께해줬다.

 

그다음에 했던 게 생일 모금 캠페인이다. 우리 홈페이지에 있는 플랫폼을 통해서 생일을 맞은 사람들이 선물을 받는 대신, 소아암 환자 아이들에게 기부를 요청하는 것이다. 그렇게 모인 기부금은 생일자가 원하는 곳으로 기부되게끔 했다. 이 역시도 이외수 작가, 김민정과 같은 유명인들이 동참해주었다. 1억2천만 원 정도 기금을 모아서 소아암 아이들을 돕거나, 입양 대상 아이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했다.

 

팀원은 총 4명이고, 각각 사진, 영상, 운영, 섭외를 담당하고 있다. 처음에 같이 시작한 친구는 대기업을 다니고 있었는데, 내가 꾀어서 함께하고 있다. (웃음) 지금은 모두가 Shoot for Love에 집중하고 있다.

Q. 최근 진행하는 캠페인의 반응이 정말 좋다. Shoot for Love는 정확히 어떤 캠페인인가?

생일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소아암에 걸린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었다. 그때 인연이 된 아이 중에 축구 경기를 하는 것이 소원인 아이들이 많았다. 사실 나도 초등학교 시절에 축구부를 할 정도로 축구를 좋아하기도 했기 때문에 축구를 통해서 또 하나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축구 선수들이 캠페인에 동참해서 소아암 환자를 돕고, 아이들이 건강해져서 다시 축구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호날두 나와! 'Shoot for L

토트넘으로 이적 후 맹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

캠페인은 간단하다. 축구 스타들이 일정 거리에 놓인 과녁을 공으로 차서 맞추면, 그 점수에 따라 소아암 환자를 위한 기부금이 적립된다. 그리고 실전화로 아이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녹음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Q. 그 간의 캠페인을 보면 유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눈에 띈다

특별한 끈이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웃음) 무작정 찾아간다. 그냥 올 거 같은 곳은 다 찾아갔다. 하하, 별 결혼식장 지하주차장에서 기다리면서 그때만 10명한테 약속을 받은 것 같다. 박원순 시장님 만날 때도 그냥 시청에 찾아갔다. 정준하 씨에게 약속을 받을 때도 연예인 야구단 시합하는 곳에 갔다. 첫 번째 캠페인인 착한 약속 캠페인을 진행할 때는 그래도 연예인을 섭외하는 게 쉬운 편이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약속해주면 되는 거니까. 

 

생일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는 애를 먹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쉽게 끝나는 게 아니라, 기부 콘텐츠를 설정하고 본인 트위터에도 올려줘야 하니까 난도가 높은 편이었다. 한 번은 배트맨 코스프레를 하고 강연장에 찾아가서 ‘동료를 찾고 있어요.’라고 적힌 패널을 하나 들고 기다렸다. 강연이 끝나면 가서 배트맨 성대모사를 하면서 소아암 환자를 도와줄 동료를 찾는다는 식으로 섭외를 요청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배트맨 복장을 하고 지하철을 타는 일도 많았다. (웃음)

Q. Shoot for Love가 대중에게 알려지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

처음에는 국내에서만 진행했다. 그때는 지금처럼 양궁 과녁을 맞히는 게 아니라, 페널티킥을 차서 한 골당 오천 원씩 후원하는 방식이었다. 당시 후원금은 삼성카드가 지원해줬었다. 작년부터 시작했던 건데, 션이나 비스트 같은 연예인들도 동참했었다.

 

그 당시 기획서에 ‘코리아 이후 월드투어 진행’이라고 딱 한 줄 넣었었는데, 막상 진행해보니까 이건 전 세계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실제로 소아암이 전 세계 소아 질병 사망 원인 1위기도 하고. 그 무렵 플레이독 소프트라는 회사에서 지원을 해줘서 해외에 진출할 수 있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서 영감을 얻어서 지목하는 방식을 도입했는데, 그게 캠페인이 커질 수 있는 원인 중 하나였던 것 같다. 

호날두 나와! 'Shoot for L

참여 선수와 지목 명단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푸욜을 섭외할 때가 기억에 남는다. 우연히 푸욜이 바르셀로나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의 인스타그램을 봤는데 사진을 보니 9시간 전에 어떤 영어학원에 있었던 거다. 사진에 보이는 영어학원 이름을 검색해보니 캄프 누(FC 바르셀로나의 홈구장) 근처에 학원이 있었다.

호날두 나와! 'Shoot for L

실전화를 통해 소아암 환자를 향한 격려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무작정 찾아가서 영어를 배우고 싶다고 등록을 신청했다. 선생님은 푸욜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요청했고. 그랬더니 2시간에 5만 원 정도를 받고 선생님을 만나게 해줬다. 만나자마자 Shoot for Love의 취지를 설명하고 무릎을 꿇었다. (웃음) 푸욜이 언제 오는지 그거만 알려달라고 했는데 절대 안 알려주더라. 그런데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번 주에 수업이 있다는 걸 알고, 그 다음 날부터 아침저녁으로 학원 앞에서 기다렸다. 그렇게 해서 결국 푸욜을 만났다. 근데 애써 만난 푸욜이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고 거절하려고 했다. 은퇴하고 공을 한 번도 찬 적이 없다고. 무릎을 한 번 더 꿇었다. 자기 집 앞에 공원이 있다며 거기서 촬영하자고 하더라. 그 이후에 아스필리쿠에타, 라울, 훔멜스 같은 선수도 참여했다.

Q. 지금은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복귀한 건가? 캠페인은 지속하는 건지 궁금하다

3개월을 생각하고 나갔던 거라, 한 번에 메시나 호날두 같은 선수를 만나는 건 사실 불가능한 목표였다고 생각한다. 그나마도 푸욜을 섭외하는 데 성공하면서 한 달 더 머무르다 왔다. 넉 달 반 정도 진행했던 셈이다.

 

지금은 구단 측에 연락을 하면 연락을 받아주는 정도가 됐다. 국내에서 어느 기업이 됐건 이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는 건 쉽지 않다. 이전에 삼성에서 진행했던 '갤럭시 11'처럼 엄청난 돈을 쏟지 않는 이상, 유럽 구단에 이메일을 보내서 선수를 만날 수 있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캠페인은 계속할 거다. 진짜 호날두랑 메시를 만날 때까지 계속하고 싶다. 그쯤 되면 소아암 환자에 대한 이야기도 널리 알려지지 않을까.

호날두 나와! 'Shoot for L

Q. Shoot for Love, 그리고 비카인드의 다음 목표는?

우선 우리의 모든 활동은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한 활동이다. 그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했을 때, 치료비와 희망. 이 두 가지가 가장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어머니랑 전화할 때, 다음 주에 한 번 간다고 하면 선생님 그러시면 안 되고 확실하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신다.다음 주에 온다고 하면 아이들은 온종일 기다리기만 한다고. 진짜 오셔야 한다는 말씀도 항상 덧붙이신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에게는 사소한 것들이 병과 싸우는 아이들에게는 크게 다가온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치료비도 치료비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축구 선수의 사인이 적힌 가방이나 축구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아이는 그걸 볼 때마다 얼른 나아서 학교에 가고 싶을 거다.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으니까. 우리는 신발 하나만 새로 사도 나가서 뛰고 싶은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나.

 

전 세계 축구 스타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 우리가 Shoot for Love를 하는 건 일종의 투자다. 이 노력만큼의 기금이 모여야 한다. 아이들에게 치료비와 희망을 함께 전달해주고 싶다.

Q. 혹시 다음에 출연하게 될 스타가 누군지 물어봐도 되나

곧 공개 예정이다. 정확히는 말해줄 수 없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수비수인 것은 확실하다. (웃음)

 

사진제공 비카인드

 

에디터 김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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