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체제 미화" 보수단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제작사 고발…난감한 경찰
기독자유당,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북한 찬양" 고발
경찰, 고발장 접수 후 사건 배당 "절차대로 조사"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북한 체제를 미화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기독자유당이 사랑의 불시착 제작PD와 방송사 tVN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아 보안2과에 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수단체가 변호사 명의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방송사를 상대로 고발장을 접수했다"면서 "절차대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이 드라마는 남한의 재벌 상속녀(손예진 분)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뒤 북한장교(현빈 분)에게 발견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극중 배경은 휴전선 인근 북한군 사택마을과 평양 등 북한이다. '장마당(재래시장)'에서 아랫동네(남한) 상품을 몰래 사고팔고, 북한 군인들이 사택에서 남한의 전기밥솥과 대형 벽걸이TV를 사용하는 장면 등도 나온다.
기독자유당 측은 "미사일 발사를 지시하는 북한 총정치국장을 카리스마있는 군인으로 묘사하고, 우리를 향해 총칼을 겨누는 북괴는 없으며 평화의 군인만이 존재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주적은 북한이다. 그들은 어떤 이유로도 미화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해야 하지만, 허구를 전제로 제작한 드라마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개선된 점도 부담이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