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나 때는 말이야" 대신 하는 말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 |
"사용자들과 접점이 더 있는 크루가 더 많은 아이디어와 노하우가 있을 것이라고 신뢰하니까 이제는 그냥 다 맡기고 "잘 해줘" 정도로만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24일 카카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채널 '카카오 나우'는 지난달 17일 카카오톡 10주년을 맞아 진행된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의 인터뷰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김 의장은 최근 유행하는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삼킬 때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톡 같은 경우에도 초기엔 제가 아이디어를 열심히 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입을 많이 다문다"면서 "초반에는 '아 이거 왜 안 되고 있을까?'라는 조급함도 있었는데 지금은 기다리게 된다. 내 생각과 다른 더 중요한 게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평소 신념과 관련해서는 "카카오라는 이름에 한계가 지어지면 안되니까 계속해서 새로운 모험에 대한 생각을 하게된다"면서 "일상의 모험이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일상에서 한 가지라도 새로운 걸 해보자는 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초창기에는 애플리케이션(앱)들을 많이 다운로드 받고 썼지만 지금은 그걸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를 보거나 기발한 생각들이 더 흥미롭다"면서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같은 새로운 기술, '화성에 간다'는 아이디어 같은 새로운 도전들에 자극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10년 동안 지켜온 하루 일과도 공개했다. 그는 "저녁 9시부터 12시 사이에 취침해 새벽 4~6시에 일어난다. 요즘엔 일어나서 강아지와 산책하는 걸로 하루를 시작한다"면서 "돌아와 스트레칭이랑 약간의 운동을 하고 샤워하는 루틴은 10년 동안 빼먹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하루 중간중간 음악을 듣고 책도 읽고, 또 정보 습득과 재미를 위해 구독하는 콘텐츠들을 본다"며 "정보 습득을 위해서는 경제 트렌드, 시사, 뉴스 요약을 재미를 위해서는 취미인 골프 영상을 보거나 그래프로 여러 가지 데이터를 보여주는 콘텐츠를 즐겨 본다"라고 말했다.
김 의장이 20대 때 가장 영감을 받은 문장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있다'이다. 그는 "자극이 온다고 무의식적인 반응을 하는 대신, 그 반응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정체성이 더욱 견고하게 쌓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말하는 자극이라는 건 누군가의 말 한마디나 행동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환점이 됐던 시기는 네이버를 떠나면서였다"면서 "이 다음에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고민하다가 만난 문장이 '배는 항구에 정박할 때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였다. 이 문장이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카카오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쓰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요즘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카카오가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절감했다"며 "그런 맥락에서 조금 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더 적극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이 선한 의지를 갖는다면 확실히 더 나은 세상이 되는 데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