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고령 할머니 112세로 별세…근현대 격변기 몸소 경험
대한제국 순종 1년때인 1908년 태어나
나이 알리기 싫어 여왕 축하도 거절
버터와 크림 즐겨…"장수 비결 없어"
지난 3월 112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조앤 호콰드(왼쪽). [페이스북 갈무리=연합뉴스] |
영국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조앤 호콰드 할머니가 24일(현지시간) 도싯카운티의 자택에서 112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BBC방송 등 현지 언론이 25일 전했다.
호콰드는 1908년 3월 29일 태어났다. 당시 영국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증조할아버지인 에드워드 7세가 왕이었다. 한국은 대한제국 때로 '순종 1년'이었다.
그는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두차례의 세계대전과 3번의 런던 올림픽, 스페인 독감,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등을 겪었으며, 다섯명의 왕과 22명의 총리를 볼 정도로 근현대사 격변기의 생생한 증인이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런 그를 기리는 글과 사진들이 넘쳐나고 있다.
BBC방송 기자였던 호콰드의 조카 폴 레이놀즈는 그가 독립적인 정신을 지닌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호콰드는 100세 생일 때 여왕의 축하 카드를 거절했는데 이유는 사람들에게 나이를 알리는 것이 싫어서였다고 한다.
런던에서 태어나 식민지 관리였던 아버지를 따라 케냐에서 어린 시절 대부분을 보냈던 그는 스위스의 한 호텔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전 남편 길버트를 만났으며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진 후에는 런던에서 구급차를 몰기도 했다.
길버트는 1981년 먼저 사망했고 호콰드는 1980년대 말 자신보다 20살 어린 현재 남편 케네스 베드퍼드를 만나 재혼해 해로했다.
호콰드는 호텔에서 일할 때 버터와 크림을 잔뜩 넣는 프랑스 요리법을 배워 죽는 날까지 즐겼다고 한다.
조카 레이놀즈는 "호콰드에게 장수비결은 없었다"면서 "그는 버터와 크림을 즐겼고 다이어트한다는 생각을 비웃었다"고 전했다.
호콰드는 지난 5월 사망한 '세계 최고령 남성' 밥 웨이턴과 생일이 같았다.
호콰드가 세상을 떠나면서 이제 영국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1908년 11월 7일생으로 만 111세인 릴리안 프리스트가 됐다.
영국 조안 호콰드 할머니 112살로 별세. 페이스북 갈무리. |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