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없는 북극 여름' 2050년 이전 현실화 예측
"CO₂ 저감 노력 펴도 못 막아…빈도·기간만 줄일 수 있어"
북극 얼음 위의 북극곰 [Dirk Not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북극해를 덮고 있는 얼음을 모두 합쳐도 100만㎢ 밑으로 떨어지는 '얼음 없는'(ice-free) 북극의 여름이 2050년 이전에 발생해 북극 생태계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산화탄소(CO₂) 저감을 비롯한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은 강력하게 펼친다고 해도 이런 여름철 해빙(解氷)의 빈도나 기간을 줄일 수는 있어도 막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대기해양과학과 브루노 트렘블레이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신 기후모델 40개의 예측 결과를 분석해 이런 결론에 도달했으며,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는 세계 21개 연구기관이 참여했다.
맥길대학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렘블레이 연구팀이 분석한 기후모델은 '국제 기후변화시나리오 비교검증프로젝트'(CMIP) 6단계 모델들로 5단계 모델들보다 CO₂ 배출이나 지구온난화에 따른 북극 얼음의 변화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모델들을 사회, 경제적 요소까지 고려한 4개 SSP(Shared socio-economic pathway)시나리오에 맞춰 북극에서 여름을 거치며 얼음 총량이 최저치로 줄어드는 9월의 얼음 변화를 평가했다.
북극은 1년 내내 해수 얼음으로 덮여있지만, 얼음이 어는 해역이 여름에는 줄어들었다가 겨울에 다시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최근 몇십년간 급속히 감소해 1979년 위성 측정이 시작된 이후 얼음 해역은 40%, 얼음 양은 70%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있다. .
북극해의 얼음은 북극곰이나 물개의 사냥터이자 서식지로 생태계에 중요할 뿐만 아니라 태양 빛을 반사해 북극을 차게 유지하는 역할도 해 과학자들은 얼음 감소를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모델이 2050년 이전에 9월의 북극해 얼음이 100만㎢ 이하로 줄어드는 일이 발생할 것으로 에측했다. 기후변화 학계에서는 북극해 얼음 파편의 총량이 100㎢ 이하로 줄어드는 것을 해빙의 기준으로 삼고있다. 역대 두 번째로 낮았던 지난해의 얼음에서 75%가 더 줄어들면 '얼음 없는' 기준을 넘어서게 된다.
이 연구에서는 예상대로 기후변화 억제 노력을 하지 않으면 북극의 얼음이 급속히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CO₂ 저감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도 일부 기후모델에서는 북극의 얼음이 여전히 녹아 사라지는 것으로 나왔다.
북극의 얼음 [Dirk Notz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연구팀은 북극 얼음의 여름철 해빙을 완전히 막지는 못해도 이의 빈도와 기간을 줄이는 것은 CO₂ 배출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CO₂ 배출이 급격히 감소하면 여름철 해빙이 몇년마다 한 차례씩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CO₂ 배출이 높게 유지되면 거의 매년 해빙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트렘블레이 부교수는 이런 연구 결과는 여름철 얼음 없는 북극해를 얼마나 자주 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