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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바다세상Ⅲ](8) 고소함으로 얇은 지갑 사정 달래는 부산 숭어회

저렴한 가격·고소한 맛으로 승부…얇을수록 입안엔 감칠맛

숭어밤으로 알려진 내장도 별미…"고기보다 더 쫀득한 식감"

싱싱한 자연산, 부산에서 5월까지 맛볼 수 있어

연합뉴스

부산에서 맛볼 수 있는 숭어회 [촬영 박성제]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3월이 마무리돼 가는 이맘때쯤이면 떠오르는 음식들이 있다.


장어, 주꾸미 등 봄이 제철이라 알려진 음식은 무수히 많지만 '봄 숭어,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듯 으뜸은 숭어다.


특유의 쫄깃함과 담백함은 사람들이 봄철 횟감으로 숭어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한다.


또 예전부터 숭어는 가벼운 지갑 사정을 헤아려주는 고마운 생선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울 때 맘 놓고 양껏 먹을 수 있는 저렴한 가격 역시 서민들 마음을 사로 잡는다.


어획은 2월부터 시작하지만 가장 살이 통통하게 올라 맛있을 시기는 지금부터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동해에서 아래로 내려온 숭어들이 부산 가덕도 앞바다를 누비기 시작한다.


덕분에 5월까지 부산에서는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숭어회를 맛볼 수 있다.


이때 먹은 제철 맞은 숭어는 풍부한 단백질로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되고 혈관 건강에도 이로운데, 날것으로 먹을 때 그 효능은 배가 된다.


숭어회 진가는 다른 생선에 비해 쫀득하고 고소한 맛에서 드러난다.


특히 얇게 썬 숭어회는 씹을수록 감칠맛이 강하게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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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맛볼 수 있는 숭어회 [촬영 박성제]

흔히 알고 있는 '숭어밤'이라고 알려진 숭어 내장 역시 별미 중 별미다.


'숭어밤까지 먹어야 숭어를 전부 먹었다고 말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요리법도 다양해서 굽거나 삶기도 하고, 매운탕에 넣거나 날로 먹기도 하는데, 닭똥집과 비슷한 식감의 쫀듯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이상찬 하단어촌계 간사는 "숭어밤의 쫄깃함을 맛보면 다른 고기도 얼씬 못한다"고 평했다.


숭어 매운탕도 얼큰한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일반적으로 다른 생선은 통째로 넣어 매운탕을 만들지만, 숭어는 대가리와 뼈 쪽에 붙은 살 부분만 골라내 매운탕으로 만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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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 잡는 어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에 가면 지금부터 5월까지 딱 2개월간 싱싱한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다.


강서구 대항어촌계에 따르면 가덕도 인근 바다에서 잡은 숭어는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크고 맛이 좋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과거 생선을 사러 온 도매상들 사이에서는 가덕도산 숭어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곤 했다고 한다.


특히 이곳은 한국에서 숭어를 잡을 수 있도록 허가받은 몇 안 되는 구역 중 한 곳이기 때문에 더 귀하다.


김상수 대항어촌계 계장은 "과거 숭어 축제가 있을 정도로 가덕도 숭어는 전국적으로 유명했다"며 "4월부터 본격적으로 숭어가 많이 잡히는 시기이니 때맞춰 많은 사람이 제철 숭어를 맛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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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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