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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바다세상Ⅲ](4)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먹어본 사람은 없다

민물고기 향어…회는 강한 단맛 일품, 매운탕은 진한 국물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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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어회 [촬영 박성제]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먹어본 사람은 없다."


부산 북구에서 3대에 걸쳐 향어회 식당을 운영해 온 60대 업주는 향어회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민물고기인 향어는 사실 횟감 생선으로서는 그리 유명한 편이 아니다.


방어, 참치, 고등어처럼 누구나 한 번쯤 먹어본 생선과 달리 향어회는 부산에서도 먹어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향어회에 꽂힌 마니아들의 충성도는 여느 생선 못지않다.


향어는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지만, 겨울에 특히 맛있는 계절성 별미인 데다 민물성 생선이다.


지금은 전국에서 누구나 맛볼 수 있지만, 과거 부산, 특히 부산에서도 북구 일원에서 즐겨 먹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아파트 재개발로 사라졌지만 1960∼70년대만 해도 향어회를 파는 식당 20여 곳이 북구 금곡동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북구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한 50대 김모씨는 "퇴근 뒤 직원들과 다 같이 향어 횟집에서 회식하며 소주 한잔을 기울이고는 했다"고 말했다.


향어가 어떻게 부산 북구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지에 대한 설은 분분하다.


북구 토박이와 업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독일 잉어, 이스라엘 잉어로도 불리는 외래 수입종이란 사실이다.


각종 문헌과 자료에 따르면 1970년대 국민들의 먹거리 충족 차원에서 이스라엘에서 들여와 전국 내수면 양식장의 주 양식어종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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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자라는 향어 새 품종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렇다면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향어 맛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향어는 회로 많이 먹는데, 다른 생선보다 쫄깃쫄깃한 편이다.


민물고기 특성상 바닷고기 회보다 단맛이 진하다.


금곡동 토박이 60대 김모씨는 "향어회는 씹을수록 단맛이 강하게 난다"며 "향어회처럼 민물고기를 먹는 사람은 바다회가 싱겁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회로 먹을 때는 민물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상쇄하기 위해 생강을 올려 먹기도 한다.


또 매운탕으로도 먹을 수 있는데, 다른 생선에 비해 잔가시가 많이 없는 편이라 먹기 훨씬 수월하다.


맛은 바닷고기 매운탕보다 국물이 진한 편인데, 매운탕 역시 특유의 비린내를 잡기 위해 산초 등을 많이 넣는다.


고단백 식품으로 알려진 향어는 보양식으로도 많이 찾는 편이다.


향어는 북구 구포시장에서도 팔며, 많지는 않지만 북구 이외 지역에서도 맛볼 수 있다.


가격은 일반적인 생선회와 비슷한 편으로, 1kg당 1만5천∼2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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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어 매운탕 [촬영 박성제]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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