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거꾸로 솟았다"..새벽에 아파트 주차장서 '찰칵', 뭐하나 봤더니..'어머나'
차에 남긴 연락처도 위험하다?
“차량 절도범인 줄만 알았는데…”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좌) / 온라인커뮤니티 (우) |
“이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걸 이렇게 팔아먹다니, 피가 거꾸로 솟는다”
주차된 차량의 앞 유리에 차주의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는 경우를 평상시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차에 문제가 생기거나 접촉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해 차주가 빠르게 연락을 받기 위함이다. 그러나 차량에 공개해 둔 전화번호를 범죄에 악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며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늘어가고 있다.
주차장 차 앞에서 ‘기웃’ ‘찰칵’… 연락처 수집한 남자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21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에는 ‘차량 연락처 수집가 끝까지 추격한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되었다. 공개된 영상에는 새벽 3시 경의 서울 한 아파트 주차장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주차된 차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기웃거리는 두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그들은 차량 옆을 지나다니며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차량 내부를 살폈으며, 이들의 수상한 정황은 아파트 경비원에게도 포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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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성을 수상하게 여긴 아파트 경비원이 다가오자 그들은 도망치기 시작했다. 두 남성 중 한 명은 건물 밖으로 재빠르게 도망갔으며, 한 명은 주차장의 차량 옆에 쭈그려 앉아 숨었다. 차량 절도를 의심한 경비원이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하자 주차장에 숨어있던 남성도 경찰차 뒤로 도주했으며, 경찰관들은 그를 추격했다.
결국 남성이 도주를 포기하며 검거되었고, 경찰은 곧 근처 공원에 숨어있던 공범도 붙잡았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차량에 적혀 있던 연락처를 수집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사무소를 홍보하기 위함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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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두 남성을 공동건조물침입 혐의로 입건했다고 알려졌다.
심각해지는 개인정보 유출, 대책은 QR코드?
이런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차량에 부착된 전화번호를 수집하다 50대 남성이 검거되는 사건도 있었다. 해당 남성은 자동차 번호판과 차량에 남겨진 전화번호를 촬영했으며, 전화번호 1개당 일정 금액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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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인천에서도 20대 남성이 주차 차량 속 전화번호를 수집하다 검거되기도 했다. 남성은 상담사로 근무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영업할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접수된 개인정보 침해 신고 및 상담 건수는 6657건에 달했다. 대부분의 개인정보 침해는 온라인에서 발생하지만, 오프라인에서의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주차된 차량에 부착된 전화번호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개인정보로, 주요 개인정보 유출 통로로 지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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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하나만 유출된 것이라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수많은 개인정보 가운데서도 전화번호는 굉장히 민감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이다. 전화번호 하나만 가지고도 집 주소, SNS 계정, 가족 관계 등까지 알아내 활용하는 범죄가 잦아지고 있다.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전시에서는 지난 2월부터 개인 연락처를 대신해 QR코드를 활용한 안심번호를 둘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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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가 차량에 남겨놓는 개인 연락처를 QR코드로 대체하였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도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차주에게 연락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스캔하여 인식하면 이동 주차 요청, 접촉 사고 등 피해를 알리는 내용 중 하나를 선택해 차주에게 문자로 발송할 수 있다.
시 관계자 A씨는 QR코드로 대체된 전화번호 역시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QR코드를 악용한 사기에 대비해 상시 신고 받고 적발될 경우 서비스를 제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전 외에도 제주, 전북 등 여러 지자체에서 QR코드 대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무방비하게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에 대비하여 안심번호 도입, QR코드 대체 등 적절한 대책 마련과 시행이 요구된다.
하영상 기자